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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결산> 도하 AG 선수별 활약 기상도

기사입력 2006.12.18 10:04 / 기사수정 2006.12.18 10:04

이준목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준목 전문기자]

김주성 : ★★★★☆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실질적인 에이스를 꼽으라면 단연 김주성이다. 하승진이 체력부족, 서장훈이 부상과 센터답지 못한 플레이의 한계, 김민수의 잦은 파울트러블 등으로 저마다 출전시간이 제한되는 동안, 김주성은 8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한국 빅맨중 가장 많은 평균 27분 출장에 15.0점, 6.5리바운드, 12개의 블록슛으로 분전하며, 공수 모두에서 활약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수였다.

양동근 : ★★★★
이번 대회 김주성과 함께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다. 평균 29분을 출장하며 팀 내 최다출전시간과 함께 평균 10.3점, 3.8도움을 기록, 이번 대회 김승현과 함께 한국의 투 가드 시스템을 이끌었으며 과감한 돌파와 외곽슛,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단조롭던 한국의 공격에 그나마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에 합류한 프로선수 중 유일하게 ‘병역혜택’ 문제가 직접적으로 걸려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회 내내 양동근이 보여준 투지와 성실성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대회기록인 20M 장거리 버저비터를 성공시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김승현: ★★★☆
이번 대회 한국팀의 사실상 유일한 포인트가드. 허리 부상을 안은 채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김승현은 대회 초반에는 다소 부진했으나, 조별예선 후반과 토너먼트에서 맹활약하며 체면을 회복했다. 8경기를 모두 출장하며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패싱력과 고비마다 간간이 터진 46%(13/28) 적중률의 3점포는 한국이 고비에 처할 때마다 빛을 발했다. 그러나 종종 나타나는 어이없는 턴오버(4.2개)로 여전히 리딩에서의 안정감이 부족했고 부상 후유증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승진: ★★★
이번 대회 한국의 히든카드였던 하승진(9.3점, 8.7리바운드)의 존재는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었다. 223cm의 장신을 앞세운 특유의 고공플레이는 골밑에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상대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줬지만, 고질적인 볼 컨트롤의 미숙과 테크닉 부족으로 인한 잦은 턴오버, 여전히 형편없는 자유투 성공률 37%(16/43). 경기당 20분을 소화하기 힘든 체력의 부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그러나 단언컨대, 하승진마저 없었다면 이번 대회 한국의 골밑은 훨씬 암울했을 것이다. 결국, 한국농구의 미래는 하승진의 성장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장훈: ★☆
이번 대회 서장훈의 재합류는 명백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기량의 문제라기보다는 달라진 팀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최부영 감독이 인터뷰에서 지적했듯, 이미 프로무대에서 ‘센터 본능’을 잃어버린 서장훈은 그저 장신 슈터에 불과했고, 스크린과 수비 등 빅맨들의 궂은일을 요구하는 팀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 주전센터 자리를 하승진과 김주성에 내준 서장훈은 평균 16분을 출장하며 8.5점, 3.5리바운드에 그쳤고, 가장 난적이었던 카타르와 중국전에서는 부상을 이유로 아예 벤치를 지키며 이번 대회 팀 전력에 아무런 플러스가 되지 못했다.

김성철 ★☆
김성철에게 과거 대표팀의 현주엽이나 전희철 같은 모습을 기대했다면 역시 무리일까? 방성윤과 이규섭의 연이은 부상으로 무너진 대표팀의 포워드 진에서 사실상 주전이 된 김성철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남은 것은 실망뿐이었다. 평균 8.1점, 41%의 3점슛 성공률(16/39)은 겉보기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득점의 대부분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죽은 점수’가 많았고, 주특기인 돌파나 미들점퍼같은 공격옵션이 실종된 채, 몸싸움을 피해 평범한 외곽슈터로 전락한 모습으로 ‘국내용’임을 드러냈다.

방성윤 ★★
이번 대회 4경기에 출전했지만, 대표팀 합류 이전부터 부상에 시달리던 방성윤이 정상적으로 활약한 것은 조별예선 최종 카타르전 한 경기뿐이었다. 그러나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무려 12개의 3점슛 포함 42점을 몰아넣은 방성윤의 카타르전 ‘반짝’ 맹활약은, 불과 한 경기만으로도 이번 대회 한국팀을 통틀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 사실. 대회 내내 외곽슛 부재와 포워드진의 붕괴로 고전한 한국대표팀에게 있어서, ‘방성윤만 꾸준히 활약했더라도.’ 하는 아쉬움과 희망을 동시에 던져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규섭 ☆
부상이 또 한번 발목을 잡았다. 이번 대회 방성윤과 함께 한국의 외곽 공격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규섭은 바레인과의 개막전에서만 잠깐 활약했을 뿐, 이후 부상으로 내내 벤치에서 대회를 지켜봐야 했다. 2게임 출전에 총 출전시간이 불과 46분. 지난해 도하 아시아선수권에서도 부상으로 대회 개막 직전 대표팀에서 중도하차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이규섭의 존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민수 ★★☆
열심히 뛰었지만 역시 아직은 경험부족, 특유의 운동능력과 아마선수다운 적극적인 투지는 평가할 만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무려 4차례나 퇴장을 당하는 등, 짧은 출전시간에도 팀 내 최다 파울로 ‘반칙왕 강백호’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들어야 했다. 34%(23/67)에 그친 빈약한 야투성공률에서 보듯 성급한 슛 셀렉션, 훼이크 한번에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하는 수비 센스의 부재는, 앞으로 김민수가 한국팀의 기둥이자 대형 선수로 성장하기 위하여 반드시 고쳐야 할 약점이다.

양희종 ★★★
부상으로 불과 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대학 선수다운 투지와 허슬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프로 선배들이 주축이 된 팀 사정상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상대 주득점원을 봉쇄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많지 않은 출전시간에도 오픈 찬스에서 착실하게 득점(6.8점)을 성공시키고, 부상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선보이며, 오히려 다소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한 프로 선배들보다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송영진 ★
김성철과 더불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실망감을 안긴 선수 중 하나. 원래 공격에 큰 기대를 걸었던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김성철 다음으로 많은 27개의 3점슛을 난사하고도 고작 5개를 적중시키는데 그쳤다. (19%) 무수한 오픈 찬스에도 슛을 번번이 허공에 날리며 상대의 역습 기회를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당초 기대했던 수비와 허슬플레이서도 느린 공수전환과 집중력 부족으로 이렇다할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원래 슈터 타입의 선수가 아님에도 부정확한 외곽슛 찬스에만 의존하는 ‘KBL 스타일 농구’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김태술 ☆
3경기 합계 27분 출장. 한국농구의 차세대 간판 가드로 꼽히는 김태술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김승현-양동근이라는 선배에게 가려서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나마 승부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가비지 타임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주로 벤치에서 선배들의 시중을 들거나 볼펜을 들고 기록지를 작성하는데 전념했다. 대표팀 경기에서 경험 많은 가드를 중시한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가뜩이나 부상선수 속출로 가용자원이 부족해 애를 먹었던 대표팀에서 아예 쓰지도 않을 선수를 왜 뽑았는가 하는 점이다.



이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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