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05 08:48 / 기사수정 2010.07.05 08:48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2010 월드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일, 광주 염주 체육관에서 열린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A조 예선 10차전에서 1-3(18-25, 23-25, 25-23, 15-25)로 패했다. 10전 전패를 기록한 한국은 월드리스 14위까지 주어지는 2011 월드리그 자동 출전권 확보도 불투명해 졌다.
지난해, 세계적인 강호들과 팽팽한 승부를 펼친 명승부도 이번 대회에서는 실종됐다. 박철우(삼성화재)를 비롯한 장신의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졌고 짧은 기간 동안 호흡을 맞춘 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점도 문제로 작용됐다.
월드리그를 앞둔 상황에서 신치용 대표팀 감독은 "가장 큰 고민은 대표팀이 함께 모여서 훈련을 하는 기간이 짧다는 점과 반년동안 진행된 V리그의 후유증이다. 큰 대회를 치르고 다시 몸을 만들려면 최소한 2달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남자는 물론, 여자배구 대표팀도 늘 함께 훈련을 할 시간이 부족한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점은 국제적인 흐름인 빠른 배구를 추구하지 못하는 점을 떠나서 한국 팀만이 지닐 수 있는 '색깔 있는 배구'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월드리그에서 2~3승 정도를 예상했다. 이번 월드리그의 분수령은 네덜란드와의 홈 2연전과 그 다음 주에 이어지는 불가리아와의 홈경기였다. 홈에서 열리는 4연전에서 승수를 추가해야 기존의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4전 전패를 기록했다.
한국 팀은 네덜란드와 불가리아의 힘과 높이에 고전했다. 그리고 몇 박자 빠른 스피드도 감당해내지 못했다. 공격력과 블로킹에서 열세를 보인 한국은 홈 4연전을 비롯해 지금까지 열린 10경기를 모두 패했다.
물론, 한국대표팀의 최종적인 목표는 월드리그가 아닌, 아시안게임이다.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모든 것을 맞추고 있는 대표팀은 문제점을 찾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제배구와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수들의 장신화에 초점을 맞춘 한국배구는 정작 기본기가 뛰어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선수들을 양성하지 못했다.
기초과정이 부실해지면 반쪽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남자배구는 물론, 여자배구까지 이러한 악재가 겹쳐지면서 한국은 공격과 수비, 그리고 조직력 등 모든 면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프로화가 진행되면서 배구의 중심은 국내리그로 이동했고 국제대회 성적은 점점 추락했다. 체계적인 틀에서 갖춰져야 할 대표팀의 시스템이 부실한 점이 국제대회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배구는 남녀 팀 모두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 이후로 한국 배구는 여전히 비상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결코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의 주포인 문성민(24, 현대캐피탈)은 매 경기 고군분투하고 있고 '월드 리베로' 여오현(32, 삼성화재)은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을 놓고 봤을 때, 한국 선수들의 높이와 힘이 브라질과 불가리아, 네덜란드 선수들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개인기가 떨어지는 점을 극복하는 돌파구는 조직력에 있다. 그리고 상대 선수보다 몇 걸음 더 움직일 수 있는 부지런한 배구를 해야만 승산이 있다.
이번 월드리그에서 나타난 한국배구의 문제점은 힘과 높이는 물론, 조직력과 스피드, 그리고 분주히 움직이는 면에서 모두 타 팀을 압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시안 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표팀이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발전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떠나서 한국 팀만이 지닐 수 있는 '색깔'을 찾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 = 남자배구대표팀, 여오현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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