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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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 개봉①] 세종의 벗, 장영실은 왜 역사에서 사라졌을까 (리뷰)

기사입력 2019.12.26 11:50 / 기사수정 2019.12.26 11:34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세종과 함께 꿈을 꿨지만 한순간에 역사 속에서 지워진 장영실, 그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장영실의 마지막을 상상해본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관노로 태어나 종3품 대호군이 된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자격루, 측우기 등을 발명한 장영실은 우리에게 무척 낯익은 위인이다. 그러나 그의 업적이 아닌 삶과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화는 세종실록(1442년, 세종24년) 속 '대호군 장영실이 안여(임금이 타는 가마)가 만드는 것을 감독하였는데 튼튼하지 못하여 부러지고 허물어졌으므로 의금부에 내려 국문하게 하였다'는 기록 이후, 자취를 감춘 장영실의 마지막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당시 명나라의 시간을 따랐던 조선의 백성들은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세종은 천자 고유의 권한인 천문 사업에 꿈을 품었고, 장영실은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자였다. '곁에 두고 내시를 대신하여 명령을 전하기도 하였다'는 세종실록 15년의 기록처럼 두 사람은 20년간 가까운 벗으로 지내며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나눴다. 

세종은 사람을 중히 쓰는 사람이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 실수를 눈감아준 것과 달리 안여사건 이후 장영실을 과감히 내쳤다. 그렇게 장영실은 역사에서 완벽하게 지워졌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세종이 명나라와의 외교 문제에서 장영실을 보호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혹은 그가 사라진 후 4년 뒤 반포된 세종의 또 다른 꿈 한글과 관련된 것은 아닌지 역사의 다양한 견해들을 제시하며 흥미를 자극한다. 


또한 사라진 장영실에 대해 궁금증을 던지면서 동시에 세종과 장영실이 얼마나 서로를 귀히 여기고 친밀했는지 강조한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누워 별을 보고, 내부로 별을 들여오는 신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허진호 감독 특유의 감성 연출이 잘 드러나는 부분으로 오랜 여운을 남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최민식과 한석규의 조합이다. 대학교 선후배로 30년 인연을 이어 오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이기에 함께했다'는 말처럼, 오랜 벗인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이외에도 신구, 김홍파, 허준호, 김태우, 김원해, 임원희가 함께하며 믿고 보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연말 연초, 감성을 자극하는 따뜻한 사극이 찾아왔다.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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