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활동 중인 방송인 유재석이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의 트로트 가수 유산슬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여의도의 중식당에서 진행됐다.
방송 아이템을 전제로 한 이날 간담회는 22일 오후 7시 MBC 드림센터에서 열리는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를 앞두고 준비됐다. 유산슬 본인도 미리 알지 못한 일정이다. MBC는 앞서 “간담회 개시 전까지 엠바고 필수 협조 부탁드린다. 재밌는 방송으로 보답하겠다”라며 비밀 유지를 당부했다.
현장의 취재진을 보고 놀란 유산슬은 이내 웃어보였다. 그는 "많이 놀랐는데 이런 일이 한 두번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겠다. 몇몇 분은 아는 기자들인데 정말 기자들이 맞냐. 요즘 식당만 가면 불안하다. 결혼 발표 이후에 '무한도전'이나 프로그램으로 기자회견을 한 적은 있는데 단독으로는 처음이다. 중식당에서 한 건 처음이고 모르고 한 건 정말 처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산슬(유재석)은 ‘놀면 뭐하니?’에서 탄생한 떠오르는 트로트 샛별이다. 평소 트로트를 좋아한 유재석은 유플래쉬 프로젝트 도중 드럼 비트에 트로트를 얹는가 하면 이적과 유희열 앞에서 “좋은 곡이 나오면 트로트로 활동해볼까”라며 트로트 가수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후 의도치 않게 박현우 작곡가를 찾아가고 진성, 윤수현에게 레슨을 받았다. 얼떨결에 ‘유산슬’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급기야 진건읍민 축제에 게스트로 출연해 진성과 '안동역에서'를 열창,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에는 박현우 작곡가가 10분 만에 만든 ‘합정역 5번 출구’와 조영수가 작곡하고 김이나가 작사한 ‘사랑의 재개발’을 공개하고 어엿한 트로트 가수로 발돋움했다. 유산슬은 MBC 출신이지만 tbs FM ‘배칠수 박희진의 9595쇼’, KBS 1TV ‘아침마당’, SBS ‘영재발굴단’ 등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데뷔 99일째를 맞은 유산슬은 "이렇게 멋진 노래로 탄생할지 몰랐다. 박토벤(박현우) 선생님을 비롯해 수많은 음악을 하는 레전드인 분들을 만나고 감탄했다. 이렇게 멋진 분들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다. 방송에 많이 소개돼 활동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초반보다는 노래 실력이 늘었다. 기존에 노래를 하는 분들에 비하면 실력이 굉장히 모자라다. 가창력 부분은 너무나 죄송하다. 실력은 못 미쳐도 노력해서 채울 수 있도록 흥이 나게 만드려고 한다. 78점 정도를 내게 주고 싶다. 애매하게 줬다"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유산슬은 "스케줄대로 오다 보니 며칠이 지났는지 몰랐다. 단독 콘서트를 하게 돼 감사드린다. 꿈도 못 꾸는 단독 콘서트지만 꿈을 안 꾸는 단독 콘서트다. 전혀 생각도 못 했다. 노래 두 곡으로 콘서트를 한다는 게 나로서는 죄송스럽기도 하다. 이미 공연은 잡혀 있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할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 내가 콘서트에 개입한 게 아니라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오시는 분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지 않을까"라며 콘서트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예능 베테랑 유재석의 입장에서 유산슬은 어떨까. "유산슬의 매력을 굳이 꼽자면 이름부터 친근하다. 흥이 넘치는 노래를 잘 만났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의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과연 이런 일이 일어날까 했는데 일어났다. 처음 시작할 때도 이게 과연 되겠어 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같다"라고 평했다.
유산슬의 세계관과 본래의 유재석 사이에서 혼동도 느꼈다고 한다. "유재석으로 사인을 해 드렸더니 유산슬 사인으로 해달라고 하더라. 유산슬의 사인이 있어야 하지 않냐고 하더라. 그런 혼란이 있다. 유재석으로 알지만 유산슬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것 같다. 유재석이라는 본래의 모습과 유산슬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도 유산슬인지 유재석인지 가끔 혼란이 올 때가 있다. 중요한 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 게 맞는 거로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만들고 싶다고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공감해주고 재밌다는 반응을 보내줘야 캐릭터가 되는 거다. 개그맨, 예능인인 유재석의 입장에서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유산슬이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얻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에 맞춰 내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 캐릭터에 걸맞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평생 기억할 만한 캐릭터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재석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원동력은 '초심'이다.
유재석은 "사람이기 때문에 때로는 지칠 때도 있지만 늘 과거에 일이 없을 때를 많이 생각한다. 힘든 일이 즐거워지는 건 아니지만 '무한도전'에서 ‘기회를 달라. 그때 가서 불평불만을 하면 그때 벌을 달라’라고 말한 게 기억난다. 그런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방송인으로서, 트로트 가수로서 바쁘게 활약하는 만큼 가족에 대한 미안함도 생긴단다. 유재석은 2008년 나경은 전 MBC 아나운서와 결혼해 아들 유지호, 딸 유나은 양을 뒀다.
유재석은 "시대가 변했다. 예전에는 힘들어도 무작정 열정으로 하는데 지금은 그런 시대는 아니다. 내가 적지 않은 나이다. 내년이면 49살이고 50살이 목전이다. 요즘에는 하는 일도 즐겁지만 때로는 집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에 둘째가 돌이 지난지 얼마 안 됐다. 큰 아이는 초등학생이다. 올해 바쁘다는 핑계로, 실제로 바빴지만 가족과 가까운 곳도 여행을 못 갔다. 늘 가족 구성원의 한 명으로서 가족에게 많이 미안하다. 오늘도 나경은씨와 얘기했다. 미안하다고, 내가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휴가를 같이 가겠다고 했다. 바쁘고 빠르게 달려야만 하지만 요즘은 가족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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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