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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다이어리①] 부부젤라의 위력, 소지품 주의령…직접 남아공에 가보니

기사입력 2010.06.22 09:28 / 기사수정 2010.06.22 09:43

김지한 기자

사상 첫 아프리카에서 열린 월드컵, 남아공 월드컵이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시점에서 기자가 남아공 땅을 직접 밟았다. 앞으로 <엑스포츠뉴스>는 본지 김지한 기자의 월드컵 현지 취재 특집 [월드컵 다이어리]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남아공 월드컵 현장의 열기를 체험기로 정리해 연재한다..[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김지한 기자] 인천 국제 공항에서 장장 20시간이 넘는 대장정 끝에 밟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는 월드컵 열기 때문인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쳐 흘렀다.

한국과 다른 남반구에 위치해 있어 영하권을 오가는 쌀쌀한 날씨가 다소 어색하기는 했지만 축구로 국경, 인종, 종교를 초월하는 마음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남아공에 가기 전부터 익히 잘 알고 있던 부부젤라 소리가 공항 곳곳에서 울러 퍼지면서 비로소 남아공에 왔다는 실감도 할 수 있었다.


왜 이렇게 아침부터 공항에서 시끄러운 부부젤라 소리를 듣는가 했더니 이날 남아공 경기가 있어 남아공 현지인들이 분위기를 북돋게 하기 위해서란다.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는 부부젤라 소리는 한 사람이 불어도 귀가 멍하게 할 만큼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남아공에 있는 동안 부부젤라와 친해져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서 찬 공기가 엄습한 바깥으로 향했다.

남아공의 관문, 요하네스버그 O.R 탐보 공항

미리 준비돼 있던 버스를 타고 요하네스버그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서서히 실감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 때가 됐다"는 뜻의 남아공 소토어 '케 나코(Ke Naco)'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가 거리 곳곳에 나부끼고 있는 가운데,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게양돼 있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남북한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이 모습에 한민족 축구의 저력을 이국 땅에서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치안이 불안하고, 이 곳 주민들이 다소 과격하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예상과 다르게 요하네스버그 시민들의 모습은 따뜻했다. 버스에서 기자 일행이 바깥을 응시할 때마다 남녀노소 너나 할 것 없이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며 환영한다는 자세를 보였다. 물론 거리 곳곳을 다니지 않고 버스로 이동하면서 본 광경이었지만 '무서운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게양돼 눈길을 끈다.



아프리카와 흑인 얼굴을 형상화한 남아공 월드컵 포스터



흑인 거주 지역, 소웨토에서 반갑게 인사하는 학생들



요하네스버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대통령궁 앞에 들러 남아공 사람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크기가 다양한 부부젤라를 시끄럽게 불어대며 한국인들을 신기해 하면서도 무척 반갑게 맞이한 남아공 사람들은 흥겹게 춤추고, 이곳을 찾은 한국인에 사진 포즈를 취해주는 정성도 보였다. 경계감 같은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월드컵으로 하나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일행 중에 한 명의 소지품이 도난 당하면서 전체 일행이 '소지품 도난 주의령'이 떨어졌다. 기분 좋게 여러 사람들과 어울린 사이, 이를 틈타 남아공의 악명높은 도둑이 한 건을 해낸(?) 것이다. 월드컵에 대한 남아공의 뜨거운 관심과 더불어 역시 치안에서 아직 많은 것이 해결되지 않은 나라임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 대통령궁 앞에서 느낄 수 있었던 월드컵 열기, 어린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단 한 번의 사건 때문에 남아공에 대한 인식이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아프리카 땅에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자부심이나 분위기 만큼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체류 기간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2편에서 계속)

[사진ⓒ김지한 기자]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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