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박병호는 이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열번째 맞대결을 앞둔 지난 15일 오후 잠실구장. 1루측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박종훈 감독은 '신 4번 타자' 박병호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박병호는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결승 3점 홈런을 때리더니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KIA와의 광주 원정 3연전에서도 빠짐 없이 홈런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과연 15일 경기에서도 홈런을 추가해 5연속 경기 홈런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모두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종훈 감독은 눈앞에 다가온 기록보다 유망주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박)병호는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라면서 "지금처럼 활약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박병호를 타선의 중심격인 4번 타자 자리에 선뜻 기용한 박 감독의 의중이 읽혔다.
이어 박종훈 감독은 "최근 박병호는 자신의 스윙을 제대로 하고 있다. 서용빈 코치의 도움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다듬은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중요한 건 박병호가 자신감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박병호는 이제 (컨디션이) 바닥까지 내려가기 전에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주전급 선수들은 컨디션이 정점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면 끝까지 추락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바닥에서 다시 감을 찾아 올라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1군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의 선수들은 문제점을 재빨리 찾아내 금세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박병호는 15일과 16일에 벌어진 두산과의 두 경기에서 홈런 없이 각각 3타수 무안타,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볼넷 2개가 기록됐지만, 삼진도 3개나 당했다. 유일한 안타였던 16일 2루타는 승부의 추가 사실상 기울어진 경기 후반에 나왔다.
네 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던 폭발력은 일단 사그러든 상태. 두산과의 두 경기 모두 타격전 양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번 타자 박병호의 성적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박병호가 일주일전에 보였던 쾌조의 타격감을 되찾을 수 있을까. 박종훈 감독의 평가대로라면 곧 그렇게 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 지지선을 지켜낼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LG가 오래 기다려 찾아낸 '4번 타자' 박병호의 방망이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 박병호 ⓒ LG 트윈스]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