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윤욱재 기자] 주위에선 모두 휴식을 권했다. 그러나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은 다시 일어섰다.
왼쪽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진통제 투혼'을 펼치고 있는 이승엽이 연타석 홈런으로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켰다.
이승엽은 7일 고시엔 구장에서 벌어진 한신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38, 39호 홈런을 작렬시키며 오랜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지난달 24일 37호를 기록한 후 9경기, 13일 만이며 올 시즌 고시엔 구장에서 터뜨린 첫 번째 홈런이다.
이승엽은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투수 이가와 게이의 시속 124km짜리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가와는 지난달 1일 한일 통산 400홈런과 끝내기 홈런을 동시에 허용했던 선수. 일본의 정상급 왼손투수로 손꼽히지만 이승엽에겐 그런 말은 통하지 않는다.
이승엽은 두 번째 타석에서도 '이가와 킬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이승엽은 2-3 풀카운트에서 이가와가 던진 시속 127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연타석 홈런은 지난 6월 9일 지바 롯데전 이후 처음이다.
이가와는 전 타석에서 홈런을 맞은 것을 의식한 듯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이승엽을 상대했지만 이승엽은 차근차근히 이가와를 공략한 끝에 가운데 몰리는 슬라이더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로써 이승엽은 이가와를 상대로 12타수 6안타(0.500)를 기록했고 그 중 5개가 홈런인 만큼 이가와에게 유난히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승엽은 5회 2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이가와가 정면승부를 피하는 바람에 고의 4구로 출루했다. 부상 때문에 한 경기당 세 타석만 들어설 것을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합의한 이승엽은 6회 수비 때 사이토 노부유키와 교체됐다. 그만큼 아직 부상은 완벽하게 떨쳐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3타석 2타수 2안타 2득점 3타점으로 완벽한 활약을 펼친 이승엽은 현재 타율 0.322 39홈런 91득점 93타점을 기록 중이며 '40홈런-100타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나홀로 활약'과 선발투수 개리 글로버의 7.1이닝 무실점 호투가 어우러져 3-0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