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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거장과 佛배우의 만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밝힌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 (종합) [BIFF 2019]

기사입력 2019.10.05 16:23 / 기사수정 2019.10.05 16:23


[엑스포츠뉴스 부산, 황수연 기자]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신작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로 부산 관객들을 찾았다. 

5일 오후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작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은 프랑스 영화계의 대스타 파비안느가 그녀를 사랑하고 찬미하는 남자들, 새 연인과 전 남편 그리고 그녀의 매니저 사이에서 여왕처럼 군림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파비안느가 자서전 출간을 앞둔 어느 날, 고압적인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딸 뤼미에르가 남편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프랑스로 돌아오고 모녀의 재회는 곧 격렬한 대립으로 치닫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난해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으로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은 그가 처음으로 일본을 벗어나서 만든 가족 영화이자 프랑스 영화의 살아 있는 두 전설 카트린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쉬가 어머니와 딸로 호흡을 맞추며 영화계 주목을 받았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안영화인상을 수상하게 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시안 영화인상 소식을 듣게 됐을 때,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축하할 만한 해에 의미있는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생각했다. 특히 부산영화제는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이후 같은 시간을 걸어온 영화제이기도 하다. 그런 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랑스 배우들과 의사소통에는 "제가 일본어 밖에 못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부분을 잘 극복할 수 있을지 과제로 느껴졌다. 뛰어난 통역사를 만났고 그분께서 거의 6개월 간 현장에서 함께 해줬다. 또 평소보다 많은 손편지를 많이 써서 전달을 했다. 제가 무슨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글로 남겨서 나눌 수 있게 집으로 계속 전달했다. 이 방식은 일본에서도 평소에 하던 방식이었다. 외국에서 촬영하는 만큼 편지의 양을 의식적으로 늘렸다"고 설명헀다. 


이어 "제가 십여년 전에도 배두나 배우와 작업했다. 서로 공통언어가 없는 가운데 촬영해 나갔다. 촬영을 거듭할수록 서로 어떤 걸 바라고 있는지, 결여되고 있는지 소통이 가능해지더라.. 언어를 넘어서서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보조를 맞추게 됐다.이번에도 현장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언어를 뛰어 넘으면서 영화를 만드는 재미가 이런 것이 아닌가 느꼈다"고 털어놨다. 

캐스팅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줄리엣 비노쉬 배우와는 십수년 전부터 교류가 있었다. 이전부터 함께 업을 하자는 이야기를 들어왔고, 이번에 보답할 수 있는 형태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처음 플롯을 건넸던 게 2015년이었다. 이미 그 단계에서 카트린 드뇌브 배우도 제 노트 첫 페이지에 이름에 써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 영화의 거장으로 불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에는 가족 드라마로 의도해서 만들었다기 보다 '연기란 과연 무엇인가' 질문에서 시작한 영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것이 시작부터 있었다. 그 여배우를 중심으로 놓고 묘사를 했을 때 여배우가 되지 않았던 딸의 존재와 일찍 세상을 떠난 라이벌을 축으로 영화를 그리고자 했다"고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제가 살고 있지 않은 곳, 평소 생활하고 있지 않은 장소, 이국땅에서 촬영하면서 주의했던 것이 있다. 에펠탑 앞에서 촬영한다든지, 개선문을 등장시킨다든지, 우리가 많이 접한 엽서 속 풍경에 인물들을 걷게 하는 것들을 주의하려고 했다. 그들이 일상에서 사는 모습을 그려내려고 신경썼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우면서도 재밌었던 건 제가 선택한 로케이션 장소인 집이었다. 집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굉장히 넓었다. 일본은 집 구조가 머릿 속에 들어오는데 프랑스 집은 달랐다. 거실과 부엌간의 거리가 감각적으로 느낄 수가 없어서 시나리오 완성 전에 그 집에 이틀간 있으면서 대사를 읽으며 걸어 다녔다. 그런데 집이 넒어서 대사 분량이 너무 짧아서 일찍 끝나더라. 집안 안에서의 이동거리가 일본에서 찍을 때와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거짓과 허구가 뒤섞인 진실이라는 자서전을 쓴 어머니가 있고 딸이 찾아오는 이야기다. 이 딸에게도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진실이라고 할 수 없는 자서전, 자기 자신의 역사가 있었다. 딸에게도 자기 자신의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가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또 딸의 입장에서는 어머니와 보내는 시간을 통해서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새롭게 쓰는 관계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신작을 선보이는 것에 부담은 없었을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자체의 기획은 2015년부터 출발했다. '어느 가족' 이전부터 이 영화에 대한 준비가 있었다. 만약 '어느 가족' 이후에 기획을 시작했다면 부담을 느꼈을 것 같다. 또 원체 평소에 부담을 별로 느끼지 않은 성격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칸에서 상을 받은 직후에 뉴욕에서 에단 호크 배우를 섭외하러 갔는데 '출연하기 참 거절하기 어렵죠'라는 말을 하더라. 그때 내가 상 받기를 잘했구나 싶었다. 황금종려상 혜택을 받았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끝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저는 일본 영화를 찍고 있다는 걸 의식하고 있지 않다. 이번에서 프랑스에서 영화 찍을 때도 프랑스에서 찍는다는 생각은 없었다. 단지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창동 감독을 포함해 동시대 아시아의 감독들의 작품을 보며 늘 자극을 받아왔고 영감을 받았다. 저 또한 그분들에게 보여드렸을 떄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25년 동안 영화를 만들어온 것 같다. 아시아의 영화인이다는 의식은 제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아시안 영화인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감회가 깊다"고 전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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