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연 인턴기자] ‘타인은 지옥이다’가 보여주는 진짜 공포는 무엇일까.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는 허름한 고시원에 모여 사는 잔혹한 살인마들이 매주 서늘한 공포를 선사하고 잇다. 그런데 고시원 4층에서 벌어지는 무서운 사건들보다 더욱 커다란 공포를 선사하며 우리를 몸서리치게 만드는 것이 있다.
타인들이 선사하는 지옥에 사로잡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변해가는 윤종우(임시완 분)다.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에서 그가 겪어내는 다양한 형태의 지옥이 보는 이의 공감을 자극했기 때문일 터. 이에 지난 방송에서 안타까움을 터뜨린 종우의 변화 과정을 짚어봤다.
#1. 경계와 불안
종우는 취업을 위해 상경했던 사회 초년생이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당분간만 버티자”라면서 에덴 고시원의 303호에 입실한 그를 지배한 감정은 경계, 그리고 막연한 불안이었다. 낡고 허름하다는 것 외에도 어딘가 스산한 느낌을 주는 고시원과 첫인상부터 심상치 않아 보였던 타인들이 주변을 향한 종우의 경계심에 날을 세웠다.
또한 겉모습은 가장 강해 보였음에도 타인들을 무서워하는 기색을 보였던 안희중(현봉식)과 나머지 타인들의 대립 구도를 통해 고시원에서의 삶이 만만찮을 것임을 직감했다. 종우의 마음속에 막연한 불안이 싹튼 이유였다.
#2. 의심과 정신착란
안희중은 타인들과의 대거리 후 갑자기 방을 뺐다. 그리고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춘 302호 유기혁(이현욱)이 의구심을 자극하는 가운데, 늦은 밤 포대 자루를 옮기던 변득종-변득수(박종환) 쌍둥이까지 목격하자 종우의 의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포대 자루에서 설마 했던 사람의 시체는 아니었지만, 고양이 사체가 나왔기 때문. 게다가 유일하게 호감을 느꼈던 서문조(이동욱)에게마저 섬뜩한 얼굴을 목격하면서 점점 더 고시원에 사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엄복순(이정은)이 건넨 약을 탄 음료는 종우가 정신착란에 빠져드는 데 일조했다. ‘고시원만 들어오면 답답하다’라는 걸 느꼈던 밤, 종우는 없었던 벽이 제 앞을 가로막는 기이한 경험을 하며 결국 303호에 쓰러지고 말았다.
#3. 환상과 공포
고시원에서 받는 스트레스 이외에도 종우를 힘들게 하는 일은 무수했다. 순탄치 않은 회사 생활은 물론, 자신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해주지 못하는 여자 친구 지은(김지은)과의 관계에도 불화가 싹트기 시작한 것.
모든 상황이 종우를 궁지로 몰아가는 가운데, 지난 6회에서 만취한 종우는 자제력을 잃었다. 급기야 고시원의 타인들을 향해 쌓여왔던 분노를 폭발시키며, 욕설과 함께 속에 있는 말을 꺼내놓는 실수까지 하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어느 날부터 종우의 무의식을 지배했던 악몽과 환상 역시 절정에 이른 바.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도망가. 도망가라고”라고 말하는 제 모습의 환상까지 보게 됐다. 타인들이 만들어낸 지옥에 잠식돼 무너져 내리는 종우의 모습을 통해 ‘타인은 지옥이다’가 그리는 진짜 공포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난 대목이었다.
‘타인은 지옥이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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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pl1s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