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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연승 행진 '끝', SK의 행보는?

기사입력 2010.05.06 10:41 / 기사수정 2010.05.06 10:41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끝없이 승천하던 '비룡' SK 와이번스의 연승행진이 '16'에서 마감됐다.

SK는 자신들이 갖고 있던 아시아 최다 연승 기록(22연승)을 넘어 내심 세계 최다 연승 기록(26연승)까지 노릴 정도로 투타에서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그런 SK가 지난 5일 어린이날, 마침내 3주 만에 패배를 맛봤다. 이제 연승 행진이 마무리된 SK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타선 흐름의 미묘한 변화

SK는 5월의 첫날 LG에 장단 20안타를 퍼부으며 21대 3으로 대승을 거둔 것이 일종의 '전환점'이 됐다. SK는 조동화의 끝내기 솔로홈런에 힘입어 6대 5로 15연승을 이어갔던 지난 2일의 게임 내용이 물 흐르는 듯한 SK 표 야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 원인은 1일 대승을 거둔 이후 타자들의 갑작스런 '침체' 때문이다.

2일 SK는 LG에 3대 4로 끌려다닌 이후 8회 LG 오지환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승기를 잡아 최종적으로 역전승을 거뒀으나 2회 최정의 선제 2점 홈런 이후 추가 득점 찬스를 놓쳤으며, 3회와 5회 찬스에서도 잇따라 병살타로 찬스를 무위로 돌렸다.

선수들 스스로 게임의 흐름을 LG에 넘겨줬다가 경기 막판에 오지환의 실책에 편승해 승기를 어렵게 되찾아왔던 2일 게임이었다. 전반적으로 1일 대승의 여파 탓인지 2일에는 SK 타자들의 스윙이 커보였다.

한 마디로 마운드에서 흐름을 잡은 후 타선이 해결하거나, 경기 중 후반 타자들이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일거에 흐름을 뒤집어 게임을 마무리하는 'SK 식 깔끔한 승리 공식'으로 이긴 경기는 아니었던 셈이다. 특히 승패만큼이나 내용을 중시하는 김성근 감독이 지난 2일 경기를 만족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우려는 결국 지난 4일부터 시작된 넥센과의 경기에서 현실화됐다.

SK는 4일 넥센을 3대 0으로 셧아웃하며 16연승을 완성했다. 그러나 이 날 경기 이후 김성근 감독의 심기는 극도로 불편했다. 매 이닝 타선에서 흐름을 끊어 10개의 잔루를 남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2회 선취득점 이후 만루 찬스를 놓쳤으며, 6회에도 다시 한번 만루 찬스를 놓쳤고, 7회에도 추가 득점 이후 병살타가 나오면서 카도쿠라의 호투로 대승으로 갈 수 있는 분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승리 카드' 정우람과 이승호를 투입해 힘겹게 이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연승 행진이 좌절된 운명의 5일 어린이날, SK는 그야말로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넥센 선발 번사이드의 투구 내용이 워낙 좋았지만 SK 타선은 시종일관 주루사와 경기의 맥을 끊는 무기력한 공격을 했다. 이날 1번~6번 타순까지 타격 성적은 무려 20타수 1안타의 '빈타'였다. 에이스 김광현이 패전투수가 됐지만 투구내용은 크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었다.
 
결국, 지난 1일 대승 이후 타자들의 경기 내용이 서서히 좋지 않았으며, 급기야 넥센과의 4,5일 경기에서는 타선 자체가 좋지 않은 흐름을 탄 것이다. 지난 주말 LG와의 문학 3연전 때부터 "고비가 왔다"던 김성근 감독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일시적 부진? 연승 후유증?

이렇게 SK의 연승은 끝났다. 이제 과연 SK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우선, 타선은 연승 기간 중에 워낙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한번쯤 하강곡선을 그릴 때가 왔다. 그러나 마운드는 여전히 살아 있다. 5월 달에도 SK 마운드는 상대 타선에 단 10점만을 내줬을 뿐이다. 연승 기간에 정우람과 이승호의 등판이 잦았지만 선발 투수들이 워낙 긴 이닝을 끌어주면서 과부하가 걸리지는 않았다.

결국, SK의 향후 행보는 타선이 얼마만큼 빨리 흐름을 다시 끌어오느냐에 달렸다. 다행스럽게도 6일 SK 타선은 올 시즌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하고 있는 넥센 김상수를 상대한다. SK 타선은 이미 4월 11일 목동경기에서 그를 1이닝 4안타 2득점으로 두들긴 바 있다. 과거의 기억이긴 하지만 SK 타자들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SK가 진짜 일시적인 부진인지, 연승 후유증을 겪을 것인지는 주말 삼성과의 대구 3연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문학에서 SK에 3연패를 당한 이후 5일까지 8승 4패의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부상병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SK전에 맞춰 주축 선수들인 박석민, 권혁 등이 복귀할 예정이다.

최근 삼성의 게임 흐름으로 볼 때, 삼성이 쉽게 SK에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팀의 현재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7일부터 벌어지는 SK와 삼성의 주말 대구 3연전은 SK의 5월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3연전이 될 것이다.

현재 SK는 16연승 때에 비해 이렇다 할 부상 이탈자가 없고 마운드, 수비가 굳건하기 때문에 타자들의 '집중력'이 향후 행보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연승은 끝났지만 2위 두산과의 승차는 여전히 5.5게임으로 벌어져 있다. 게다가 5월 중순 이후 정대현과 전병두, 이호준이 복귀하면 팀을 정비해 또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도 있다.

면도를 한 SK 김성근 감독의 턱은 향후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SK의 행보를 지켜보자.   


[사진=조동화-김성근 감독ⓒ엑스포츠뉴스 강운] 



김진성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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