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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코리아 1] 도로 사이클-마라톤, 같은 점과 다른 점은?

기사입력 2010.04.29 16:48 / 기사수정 2022.04.16 18:1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22일부터 진행된 '투르 드 코리아 2010'이 레이스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제주에서 서울 광화문까지는 이어지는 이 장거리 코스는 2,400km에 달한다.

장거리 레이스로서 비슷한 종목은 바로 마라톤이다. 서로 비슷하지만 이 두 종목은 이질적인 부분도 많다. 이 부분에 대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김정훈 박사는 "사이클과 마라톤은 생리학적인 측면에서 모두 유산소성 운동이라는 점이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지적했다.

마라톤과 도로 사이클 경주를 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는 약 95% 이상이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유산소성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최대산소섭취량이다. 김정훈 박사는 "이 최대산소섭취량은 마라톤 및 도로 사이클에서의 우수한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한 기본적인 생리학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박사는 "사이클과 마라톤 선수들 모두 강한 심폐 지구력을 소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라톤은 42.195km의 구간을 약 2시간 10분 내외로 달려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도로 사이클은 개인도로독주와 개인도로 및 단체도로 등, 다양한 거리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사이클과 마라톤처럼 장거리를 소화하려면 반드시 탄수화물 로딩(Carbohydrate Loading) 이라는 식이요법을 실시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정훈 박사는 "탄수화물 로딩이란, 탄수화물의 인체 내 저장형태인 글리코겐을 근육과 간에 저장하는 영양학적인 지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시합이 열리기 약 4~7일 전부터 집중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원활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



마라톤과 도로 사이클 경주는 위와 같은 공통점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 순수하게 자신의 힘으로 고독한 레이스를 펼치는 마라톤에 비해 도로 사이클은 자전거라는 장비로 장거리를 소화한다. 그리고 직접 도로 위를 질주하는 것과 자전거 패달을 밟는 근육량은 차이가 있다. 사이클과 마라톤의 이질적인 부분은 5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장비 사용의 유무

사이클은 자전거라는 장비를 사용해 전진하지만, 마라톤은 자신의 힘으로 전진하는 운동이다. 사이클은 앞으로 달리는 자전거의 관성을 이용한다면 내리막길과 같은 도로에서는 항상 페달링을 하지 않아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즉 휴식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마라톤은 계속 달리지 않으면 정지하기에 계속 근육을 사용해야 하며,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근육에 운동부하가 누적되는 운동이다. 마라톤에서의 근육의 휴식이 있을 수 없는 반면, 사이클은 안장에서 도로 환경에 따라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 공기의 저항에 대한 영향

시속 4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공기의 저항에 의해 앞으로 달리는 속도에 큰 저항이 생긴다. 사이클로 시속 40km 이상 되는 경우, 자전거를 타는 선행 주자와 후행 주자와의 에너지 소모량이 다르다. 즉, 동일한 속도에서는 앞에서 달리는 사이클 선수가 많은 양의 공기저항으로 인해 후행 선수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돼있다. 이 때문에 도로 사이클 경주를 보면 선행 및 후행 선수가 항상 선두를 교대하면서 경주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항상 앞에서 경주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마라톤은 바람이 많이 부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러한 공기의 저항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마라톤에서는 동일한 속도로 달리는 선두 주자와 후미에 있는 주자와의 에너지 소모량이 크게 차이 나지 않으므로 앞서 달리는 주자가 유리하게 되어 있다.

3. 사용되는 근육의 차이점
 


사이클의 360도 회전하는 한 바퀴 페달링은 앞으로 차는 동작과 당기는 동작으로 구분된다. 페달링을 할 때, 앞으로 차는 동작에서는 대퇴사두근이, 페달을 당기는 동작에서는 대퇴 이두근이 집중적으로 사용되며, 이러한 근육을 이어주는 배둔근이 집중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마라톤의 경우, 대퇴사두근이 집중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지면에 하지를 착지시킬 때에 충격을 흡수하기 위하여 대퇴사두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사이클은 핸들을 잡고 언덕을 달리거나 또는 스프린트를 할 경우, 핸들을 앞으로 당기는 동작이 선행된다. 이때 상지의 근육이 단순히 팔을 앞뒤로 젖는 동작이 마라톤보다 많이 사용된다.

두 종목 모두 전신운동이지만 사용되는 근육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철인 3종 경기에서는 수영, 사이클 및 마라톤을 순서대로 한 명의 선수가 수행한다. 사용되는 근육 및, 근육 움직임의 방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사이클 선수가 마라톤 선수로, 또는 반대의 경우로 전향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4. 체중의 영향

장거리를 달리거나 경주를 할 때, 가벼운 몸무게는 유리한 점이 많다. 동일한 조건에서 몸무게가 더 가벼운 선수가 에너지를 아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의 달리기나 경주에서 유리하다. 동일한 조건에서 가벼운 자동차의 연비가 좋은 것과 같은 이치다.
 
도로 사이클 선수가 70kg을 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지만, 마라톤 선수의 경우에는 70kg이 넘는다면 체중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도로 사이클은 자전거 안장에 앉아서 경주를 하기에 몸무게에 대한 부담이 마라톤보다 훨씬 적다. 마라톤 선수의 체중은 100% 자신이 부담해야 되기 때문이다.

5. 속도의 차이

도로 사이클에서 내리막길을 달릴 때는 시속 100km도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언덕을 올라갈 경우에는 경사도에 따라서 시속이 상당히 줄어든다. 평지에서는 시속 50~60km 정도 달리는 셈으로, 평균 시속이 약 45~55km로 형성된다.

그러나 마라톤에서는 이러한 시속을 만들기가 힘들다. 마라톤은 42.195km 내내 편차가 좁은 속도인, 시속 16~20km로 달리게 된다.



* 도움말 : 김정훈(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사진 = 투르 드 코리아 (C) 국민체육진흥공단]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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