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지성이 ‘선천성 무통각증’임에도 의사의 길을 놓을 수가 없는, 절절하고 묵직한 메시지로 울림을 안겼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의사 요한’ 11회분에서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미로염’으로 생의 기로에 선 차요한(지성 분)이 자신의 몸보다, 진정한 의사로서의 소명의식과 책임감에 대해 깊이 성찰하며 스스로 답을 찾는 모습으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극중 차요한은 환자 유리혜(오유나)의 호흡기 전원을 껐다는 의혹에 휩싸여 3년 전 차요한 사건을 맡았던 손석기(이규형)에게 다시 수사를 받게 됐던 상황. 손석기는 차요한이 옥상에 먼저 올라갔다가 중환자실로 내려갔다고 말하자, “사건발생 시간, 사건발생 장소에 딱 맞춰 도착한 건 우연이었다?”라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순간 어지럼증을 느낀 차요한이 서둘러 조사를 마무리 지으려 하자, 일순 싸늘해진 손석기는 “제가 정말 알고 싶은 게 이제 딱 하나 남았으니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독한 고통만 남은 환자, 중환자실에 도착했을 때 만약 그 호흡기가 꺼져있지 않았다면 차요한씨 당신은, 뭘 했을 거 같습니까?”라며 차요한의 폐부를 찌르는 질문을 던졌다.
이후 손석기가 CCTV 화면을 확인하러 간 사이, 갑작스럽게 유리혜에게 어레스트(심장 박동이 멈춘 상태)가 났고 차요한은 절박하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환자가 의료의향서를 썼고, 보호자도 동의해서 하면 안 된다는 이유준(황희)의 만류에도 차요한은 “환자도 나도 아직 할 일이 남아있어”라며 이를 뿌리치고 계속 가슴을 압박했고, 마침내 유리혜를 살려냈다. 그리고 이때 유리혜의 아들이 달려와 유리혜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오열했다. 이후 유리혜의 아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호흡기 전원을 꺼버렸고, 옥상에 올라갔던 차요한과 만나 이를 털어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들의 고백 직후 차요한이 한달음에 중환자실로 달려 내려왔다는 것.
진범이 유리혜의 아들임이 밝혀진 후 손석기는 차요한에게 왜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냐고 물었고, 차요한은 유리혜와 유리혜의 아들을 위해서라는 답을 했다. 묘한 시선으로 차요한을 바라보던 손석기는 차요한이 생각하는 의사의 역할에 대해 질문했고, 차요한은 “누군가는 ‘생명에 이로운 결정’을 내려야합니다. 환자에게 가장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게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소신 있게 답했다.
떠 손석기가 생명에 이로운 결정에 안락사도 포함되느냐고 묻자, 차요한은 “생명에 이로운 결정이 항상 죽음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생과 사의 경계에서 환자한테 가장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결정할 뿐입니다”라고 전했다. 손석기가 그 결정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판단 받아야 된다고 강조하자, 차요한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법은 없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의료도 없듯이. 법도 의료도, 그 시대에 맞춰서 가장 우선이 되는 가치를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의미심장한 의견을 밝혔다.
이어 옥상에 올라간 차요한은 홀로 하늘을 바라보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나에게 있어, 고통 받는 환자에 대한 감정은 무엇이냐? 호기심이냐 연민이냐 물으셨죠?”라는 심교수(임동진)의 질문을 되뇌었다. 이후 “오늘 그 답을 찾았습니다. 연민도 호기심도 아닙니다. 동질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 앞에 두려우니까요. 고통을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이라며 “그 두려운 마지막 순간에 환자 곁에 있고 싶습니다”라며 불치병에 걸린 환자이자 동시에 의사로서의 묵직한 호소로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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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