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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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커+] 또 다른 스캔들, 세리에A는 다시 암흑기로?

기사입력 2010.04.12 11:27 / 기사수정 2010.04.12 11:27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칼치오폴리 때문에 이탈리아 축구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06년 이탈리아 세리에 A는 유벤투스를 중심으로 라치오, 밀란 그리고 피오렌티나 승부조작 스캔들에 연루되며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었다. 결국, 가해자인 유벤투스는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이라는 처벌을 받았으며 라치오와 밀란, 피오렌티나도 혐의가 인정돼 승점 삭감이라는 페널티를 부여받았다.

그나마 이탈리아가 2006 FIFA 독일 월드컵을, AC 밀란이 2006-200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며 쉽게 몰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세리에A지만, 그들은 EPL과 프리메라리가와의 경쟁에서 완벽히 밀리며 분데스리가에 맹추격을 받게 됐다. 그러나 최근 논란이 제기되는 또 다른 칼치오폴리는 지난 2006년보다 파급 효과가 클 전망이다.

10일 밤(한국시각) 이탈리아 언론 스포츠 메디아세트와 칼치오 메르카토는 인테르 밀란의 마시모 모라티 구단주와 AC 밀란의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부 구단주가 2005년 당시 심판 배정관이었던 베르가모와 나눈 통화 내용을 전했다.

이미 지난주 복수의 이탈리아 언론을 통해 밀란과 인테르의 강등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번 통화 내용은 양 밀란의 다음 시즌 세리에 B 강등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게 됐다. (자세하게 말하면 인테르의 강등 가능성이 더 크다)

양측의 통화 내용은 이러하다.

우선, 모라티는 인테르의 3-1 승리로 끝난 볼로냐와의 2005년 1월 13일에 열린 코파 이탈리아 경기에서 당시 주심 배정관인 베르가모와 자신의 팀에게 유리할 수 있는 심판 배정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비록 당시 볼로냐의 구단주였던 프라스카가 "베르가모와 모라티의 평소 친분 때문에 일어난 일이며, 이에 대해 기소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지만, 통화 내용을 통해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된 만큼 인테르에 대한 처벌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만일 계속된 조사에서 금품이 오고 간 것이 입증된다면 인테르가 쌓아올린 명성에 해가 가는 것은 물론이며 강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모라티는 칼치오메르카토를 통해 ‘심판협회의 배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이는 일상적인 일이며 인테르가 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AC 밀란은 0-1로 패한 2005-2006시즌 유벤투스와의 리그 2차전 경기에 대해 갈리아니 부구단주가 베르가모에게 경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심판 배정에 대해 언급한 점이 걸렸다. 밀란은 이미 칼치오폴리 가담 여부가 입증되며 처벌을 받았다는 점과 혐의가 불충분하다는 점에서 2부 리그 강등은 미지수지만, 금전적인 거래의 여부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더해질 것이다.

혐의 입증되면 리그 몰락은 순식간의 일

문제는 이번 통화 내용이 일부만 공개된 점이다. 몇 차례 인터뷰를 통해 베르가모가 '이탈리아 내에서 심판과 명문팀 관계자의 접촉은 일상적이다'라고 했지만, 자신들에게 유리한 심판을 배정하는 것이 합법적이라 볼 수 있을까?

이 외에도, 이번 녹취록 파문으로 모라티가 나폴리에서 열리는 칼치오폴리 재판에 증인으로 직접 참여하게 됨으로써, 유벤투스의 강등으로 끝난 사건의 범위는 점점 커지고 있다. 만일 인테르의 혐의가 인정돼서 최악의 상황인 강등이 확정된다면 가뜩이나 위기에 처한 세리에 A로서는 앞으로 몇 년간 빅 리그로서의 위엄을 잃게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다음 시즌 새로운 리그의 창설을 통해 정체된 상황을 만회하고자 했던 그들의 바람에 찬물을 뿌린 격이 될 것이다. 지난번에도 그랬듯이 선수들의 타리그 이적은 기정사실로 될 것이며 유벤투스처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2007-2008시즌 1부 리그로 돌아온 유벤투스는 현재까지도 정상 전력을 회복하지 못하며 방황하고 있다.

한 팀의 단독적인 범행이 아닌 소위 말하는 명문팀이 모두 이러한 스캔들에 관여한 사실 때문에 선수들의 세리에A 기피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에 챔스 티켓 4장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세리에A이기 때문에 이번 스캔들은 뼈 아플 것이다.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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