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3.23 11:10 / 기사수정 2006.03.23 11:10
이번 WBC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끈 타자 중에서 가장 빛난 활약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세계적인 교타자 이치로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치로 보다 더 눈부신 활약을 한 선수가 있다. 그는 다름 아닌 니시오카 츠요시였다.
니시오카는 이번 WBC에서 일본의 2루를 맡았고 2번 타자로 8게임 전게임 선발 출장했다. 이번 대회 성적은 31타수 11안타 홈런 2개 8타점 7득점 도루 5개 타율 0.355를 기록했다. 기록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다무라에 이어서 팀 내 홈런, 타점 2위에 랭크되었고 타율은 20타수 이상을 출전한 선수 중에서 4위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도루 1위, 출루율 4위, 득점 2위 등 공격전부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단순히 기록만으로 놓고 보면 니시오카의 기록은 마쓰나카와 이치로에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시오카가 이치로 보다 빛난 이유는 팀 내 공헌도에 있다. 사실 이치로는 준결승과 결승전에 각각 5타수 3안타 1타점,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으나 8강 리그까지 이치로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반면 니시오카는 아시아예선리그에서 일본의 공격을 중심이었다. 중국전 결승 3타점을 포함 3타수 2안타 5타점, 대만전 3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한국전에서는 비록 이진영의 그림 같은 호수비에 막히기는 했지만 2사 만루에서 우익수 옆을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려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8강 리그 한국전에서는 구대성에게 9회 홈런을 뽑아내 그날 유일한 일본의 득점을 올렸고 또한 미국전에서 3루 태그 업 때 결정적인 심판 오심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우승을 결정지은 결승 쿠바와의 경기에서 1회 니시오카의 내야안타와 빠른 발로 상대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흔드는 도루로 인해 대량득점으로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였다.
6-5로 쫓기던 9회에도 1사 1루에서 주자를 2루까지 진루시키는 번트를 성공하였고 빠른 발로 인하여 자신까지 살아서 다음 타자에게 공격찬스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팀 승리에 공헌하였다. 이 같은 니시오카의 활약은 비록 이치로처럼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팀 우승에 보이지 않는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고 빠른 발과 뛰어난 작전 능력으로 일본의 ‘스몰볼’을 완성시킬 수 있는 키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이와 같은 점이 니시오카가 이치로보다 더 빛났다고 할 수 있는 이유이다.
니시오카는 현 지바롯데 소속으로 이제 프로 3년차(풀타임 2년) 21살의 어린 선수이다. 아직 어리지만 이치로처럼 공수주를 고루 겸비한 것은 물론 스위치히터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더불어 그는 이번 WBC의 큰 국제대회 통해 값지고 소중한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다. 따라서 그는 더 노련하고 성숙한 플레이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니시오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향후 적어도 10년간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한국은 그와 마주칠 것이다. 지금도 우리 한국 팀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는 니시오카가 여기서 더욱 발전해 이치로 못지않는 대선수로 성장한다면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될지도 모르겠다.
*사진출처/지바 롯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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