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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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캡틴' 박지성, 2달 뒤에 복수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0.04.04 07:48 / 기사수정 2010.04.04 07:48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3일 밤(이하 한국시각), 올드 트래포트에서 벌어진 2009/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와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선발 출전한 맨유는 첼시에게 1-2로 석패했다. 경기 전, 승점 72점과 71점으로 나란히 리그 1,2위를 타두던 양팀의 경기는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오늘 승리를 거둔 첼시는 단숨에 맨유를 제치고 선두로 등극했다. 


 
최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진가를 발휘한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도 원톱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배후에서 맨유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 임무를 맡았다. 그리고 첼시 측에서는 최근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주장으로 선임된 존 오비 미켈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즉, 월드컵 본선에서 대결이 예고된 대한민국과 나이지리아의 주장이 포지션 상 시종일관 맞부딪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박지성의 활약은 중앙에서만 국한되지 않았다. 박지성은 여느 때처럼 좌, 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이며 맨유의 공격에 활로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그리고 투쟁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미켈의 공에 대한 집착도 박지성에 뒤지지 않았다. 폴 스콜스-대런 플래처의 맨유 중앙 미드필드진에 가해진 첼시 중원의 강력한 압박, 그 중심에 바로 미켈이 있었다. 첼시의 강력한 압박에 맨유 공격의 물꼬를 터주어야 할 스콜스의 패스는 정확성이 상당히 떨어졌고 맨유 선수들의 플레이 역시, 전체적으로 조급함이 묻어나오며 잔 실수가 많아졌다.
 
결국, 미드필드 라인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맨유는 전반 20분 만에 첼시의 조 콜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만회골이 필요해진 맨유는 박지성을 중심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저돌적인 돌파는 첼시의 왼쪽 풀백 유리 지르코프의 반칙성 플레이에 차단됐고 마이크 딘 주심은 이를 페널티 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전반 막판에는 박지성이 베르바토프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찔러줬지만 베르바토프는 슈팅 타이밍을 가져가지 못한 채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후반전이 되자 맨유의 역공은 더욱 거세졌다. 그리고 박지성에게도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13분, 플레처가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에게 공을 연결했고 박지성이 아크 중앙으로 이동하며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박지성을 집요하게 따라오던 미켈이 자신의 긴 다리를 뻗었고, 박지성의 슈팅은 미켈의 오른발 끝에 굴절되며 골문 위로 벗어나고 말았다. 그리고 심판은 이번에도 첼시의 골킥을 선언하고 만다.
 
박지성 대 미켈, 한국과 나이지리아 대표팀 주장의 맞대결은 후반 26분, 박지성과 스콜스가 루이스 나니와 페데리코 마케다로 교체되며 막을 내렸다. 박지성은 루니의 공백으로 위력이 절감된 맨유의 공격진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베르바토프의 부진과 미드필드진의 상대적 열세로 소속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반면 미켈은 안정된 수비력과 왕성한 활동으로 맨유 공격진의 칼날을 무뎌지게 하며 소속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그러나 축구의 세계에서 영원한 승자란 있을 수 없다. 두 달 후, 박지성과 미켈은, 다른 장소에서, 다른 동료들과, 다시 한번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날 경기와는 달리, 이 둘의 어깨에는 그들의 조국을 대표하는 노란 완장이 걸릴 것이다.
 
과연 박지성은 미켈과의 재대결에서 이날의 패배를 앙갚음할 수 있을까? 아직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내놓을 순 없지만 질문이 '재대결의 결과가 의미하는바'에 관한 것이라면 정답은 지금 당장 가능하다. 바로 박지성의 복수 여부가 태극전사의 16강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윤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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