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16 11:31 / 기사수정 2010.03.16 11:31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우리에게 불과 87일 앞으로 다가왔다.
해외파를 동반해 지난 3월 3일에 펼쳐진 코트디부아르전을 멋진 승리로 장식한 대표팀은 이제 월드컵 엔트리에 대한 윤곽이 대략적으로 잡힌 듯 하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우리는 누구보다도 우리에게 반가운 '과거의 영웅' 안정환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비록 그의 활약은 평범했지만, 많은 축구팬들은 그가 다시 폼을 끌어올려 제 기량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 듯 하다.
물론 누구도 76년생의 나이를 가진 안정환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풀타임 경기를 소화하며 예전과 같이 멋진 골들로 대한민국 대표팀에 승리를 안겨다줄 것을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축구팬들이 안정환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현재 대표팀 공격수들이 갖고 있는 무기와는 또다른 패턴인 상대 수비수를 흔들 수 있는 드리블과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할 수 있는 '킬러'의 면모를 보여주기를 원하는 것으로 이른바 현대 축구에서 주전만큼이나 중요한 '조커'의 역할을 담당해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축구 경기에서 '조커'라는 카드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경기에서 감독이 이미 '조커'카드를 꺼내든 것은 기존의 공격 패턴이 잘 먹히지 않아 새로운 공격 패턴으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의미이다. 즉, '조커'카드가 가져야 할 기본 자격요건은 기존 공격수가 갖고 있는 것과는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짧은 시간내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줄 폭발력이 있어야 하면서도 기량적인 면에서 다른 동료 선수들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조커'카드가 투입되는 시점은 대부분 후반전, 즉 상대 수비수들이 지친 타이밍을 틈타 골을 주문하기 위함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안정환의 현재 기량에는 의문사를 던지고 싶다. 그가 뛰고 있는 리그가 중국 리그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제 중국 리그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보듯 무시할 수 없으며, 동아시아 대회의 뼈아픈 패배는 중국이 더 이상 축구에서 만만한 팀이 아님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소속팀에서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확인했듯이 노쇠화로 인한 기량 저하는 피할 수 없었다. 대표팀의 다른 공격수들과 달리 여전히 반박자 빠른 슈팅센스를 갖고 있었지만 몸싸움과 스피드, 전체적인 체력적인 면에서 세월의 무게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과거의 영웅'안정환 대신 대표팀에 조커로 경남의 김동찬이 들어가는 것은 어떤가?
기자가 김동찬을 대표팀의 조커에 알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가 단신이지만, 매우 폭발적인 스피드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골 결정력이 탁월한 선수라는 것이다. 또한 동료 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가 뛰어나며 어시스트 능력도 갖추었다. 이는 조커의 기본요건인 폭발력, 상대 수비가 지친 틈을 파고들 수 있는 스피드에 부합한다. 비록 작년 겨울 대표팀에서 체력 문제로 인해 전지훈련 멤버에서 탈락했지만, 현재 리그에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골 사냥꾼 못지않게 도움에도 일가견을 보이며 다재다능하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동찬에게 대표팀의 새로운 조커를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현 대표팀 공격진은 이근호가 최악의 부진에 빠지면서 박주영을 제외하고 누구 하나 쉽게 믿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기자 또한 2002년과 2006년의 월드컵을 보면서 이탈리아전 골든골과 토고전 역전골 등 안정환의 영웅적 플레이에 열광했고, 그가 국내 최고의 '한 방'을 가졌던 선수였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이제는 수고한 영웅에게 박수를 보내고 그를 떠나보내야 함이 옳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국내에도 김동찬과 같은 안정환만큼 빼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제는 그들에게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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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남FC의 상승세를 이끄는 김동찬 ⓒ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경남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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