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박명훈이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를 다녀온 소감을 전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 출연한 배우 박명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희비극. 박명훈은 '기생충'에서 박사장네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 분)의 남편 오근세 역으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생충'의 오근세는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인 캐릭터다. 봉준호 감독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국내외 기자들에게 스토리 전개에 관해 스포일러를 당부했듯, 박명훈은 영화 개봉 전까지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있었다. 칸에도 함께 초대받았지만 레드카펫을 비롯한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
박명훈은 "칸에서 영화는 같이 봤다. 주위에서는 '너도 레드카펫에 같이 서야하는데 섭섭하지 않았냐'고 묻는데 전혀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더 짜릿했다"고 말했다. 그는 "뤼미에르극장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다. 프랑스 관객들은 영화 중간에 기립 박수를 치기도 하더라.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들은 아무리 거장이어도 영화가 자기 입맛에 안 맞으면 야유를 하고 퇴장을 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영화는 단 한 명의 퇴장하는 관객이 없었다. 외국 프로그래머들도 20년 이상 칸 영화제에 왔지만 이 정도의 반응의 영화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영화 자체도 너무 훌륭하다고 생각했지만 반응 또한 훌륭해서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국내 개봉일에 몰래 영화관을 찾았던 일화도 공개했다. 박명훈은 "첫날 오전 10시었을 거다. 잠실에 있는 롯데시네마에서 조조로 혼자 영화를 봤다. 거의 매진이었는데 끝나고 다들 박수를 치시더라. 너무 짜릿했다"고 털어놨다.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냐는 물음에는 "안경에 모자를 눌러쓰고 가서 전혀 모르셨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길에서 돌아다녀도 못 알아본다. 제가 영화를 찍고 10kg가 쪄서 그럴수도 있을 것 같다. 눈이 워낙 특징적이라 열 분 중에 한 분 정도는 알아보시는 분도 계신다"고 웃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