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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주는 영화 만들고 싶어"…'감독' 차인표의 이야기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19.05.21 18:40 / 기사수정 2019.05.21 18:08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차인표가 배우가 아닌 영화 감독으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옹알스'를 연출한 차인표와 전혜림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옹알스는 언어 없이 표정과 몸짓으로만 웃음을 주는 넌버벌 코미디로 지난 2007년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로 첫 선을 보였다. 원년 멤버인 조수원, 채경선, 조준우를 주축으로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이 합류해 13년째 국내외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날 차인표는 오랜시간 공들인 작품이 빛을 보게 된 데에 "독립 영화를 만드는 동료들이 많은데 전주국제영화제 초대도 그렇고, 영화 개봉과 이렇게 언론사 인터뷰를 하는 호사를 누리게 된 것에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든다"는 속마음을 전했다.  

'옹알스'를 기획하게 된 이유로는 "이분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조)수원 씨 때문이었다. 수원씨가 아프고 옹알스 멤버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이러다가 10년 동안 노력했던 옹알스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 싶더라. 다큐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그로 인해 옹알스에게 응원이 되길 바랬다"고 답했다. 

전혜림 감독 역시 "저는 처음에는 현장 편집 기사로 합류했다가 선배님께 공동 연출 제안을 받았다. 저와 같은 신인 영화인에게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영광이었다. 당시 옹알스 분들을 막 알게되고 이분들의 공연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 있던 찰나였다. 잘 만들어서 좋은 영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팀 옹알스의 매력으로는 포기하지 않는 도전의식을 꼽았다. 차인표는 "옹알스는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로 시작했고 금방 밀려난 친구들이다. 사회적인 통념에서 소위 실패한 사람들인데 이 친구들은 살기를 모색하다가 그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았다. 10년 전에 실행에 옮겼고, 혁신적인 도전 의식이라고 봤다. '와'라는 말이 나오더라"고 이야기 했다.

이어 "영어 한 마디도 못하는 친구들이 영국 에딘버러 축제를 찾아갔다고 한다. 영어로 참가 양식을 써야하는데 쓰지를 못하니까 영어를 하는 관객들에게 남아달라고 한 뒤 참가서를 써달라고해서 영국을 갔다고 하더라"며 "저의 도전 의식과도 조금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그런 정신들을 높이 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가 아닌 영화 감독에 도전하게 된 계기에는 "제가 영화 대본을 쓰는 걸 좋아한다. '타워' '화려한 휴가'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이 저랑 친해서 그 양반한테 영화 연출을 공부하면 어떨까 상의했더니 현장 경험이 많으니 일단 찍어보라고 했다. 안 하는 것보다 해보는 게 낫지 않나. 제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이 써준 이야기는 많이 해봤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창작에 대한 욕구랄까. 무엇보다 감독이든 제작자든 영화 작업에 참여하고 싶었다. 젊은 세대랑도 교류를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영화판에 계속 있어야 한다. 현장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성세대로서의 역할도 강조했다. 차인표는 "젊은 친구들과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다. 기성 세대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본다. 프로젝트를 일으켜서 투자를 따오고, 플랫폼을 만들어서 여러 기회를 주고 싶다"며 "이번에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곳에서 합작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차인표와 전혜림 감독은 촬영부터 편집까지 전 과정을 협업했다. 전 감독은 "옹알스 분들을 기다리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보다 선배님과 제가 맞춰가는 시간이 길었다. 끝나고 나니 얻은 게 더 많더라. 더 많이 배울 수 있었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 작업하는 방식의 재미도 알게 됐다.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차인표 역시 "공동작업을 할 때 실이 많은 사람이 있고 득을 많이 보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는 운 좋게도 후자였다"고 밝혔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위로가 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차인표는 "지금도 제작을 준비하는 영화가 두 편이 있다. 하나는 인공지능에 관한 것이고, 하나는 기독교 관련한 다큐멘터리"라며 제작자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가족들도 곧 귀국해 함께 영화를 볼 계획도 전했다. 차인표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런 욕심이 있다. 만든 영화를 노트북, TV가 아닌 영화관에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사실 우리 영화 같은 경우에는 길어야 1,2주 극장에 걸리지 않겠나. 마침 와이프와 아이들이 그 시기에 한국에 온다. 덕분에 온 가족이 아빠가 만든 영화를 손잡고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가족들의 반응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는 "아내는 수고했다고 할 것 같고, 아이들은 옹알스를 본 적은 없지만 미국 집 한쪽 벽면에 옹알스 사진을 붙여놔서 친숙해할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전혜림 감독 또한 "가족들이 제가 하는 일에 특별히 '고생했다, 잘했다' 이야기가 없다. 어제 할머님께 영화보러오시라고 연락을 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셨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고 감사드렸다. 또 극장에서 우리 영화를 보여드릴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시사에 인터뷰까지 하루종일 떨리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옹알스'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또한 옹알스의 공연은 오는 6월1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3관 나몰라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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