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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의 꿈, 과연 이뤄질까?

기사입력 2006.01.17 08:55 / 기사수정 2006.01.17 08:55

이종길 기자
▲ 최향남
ⓒ 한국야구위원회
‘풍운아’ 최향남 선수의 땀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오는 2월 28일, 플로리다 윈터 헤븐에서 열리는 클리블랜드 스프링캠프 참여에 대비한 그의 몸만들기가 현재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말까지 계속 되었던 화악산에서의 외로운 훈련을 끝내고, 그는 대만에서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클리블랜드와의 계약으로 국내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세 번째 메이저리그 문을 두들기는데 성공한 그는 올 시즌 트리플A 버팔로 비슨스에서 그 첫 발을 내딛게 된다. 하지만 국내 무대에서 15년간 통산 44승 49패 6세이브를 기록한 그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에 대한 팬들의 걱정과 우려는 사실 적지 않다. 올해 그의 나이 35세임을 감안할 때,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는 결코 쉬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그가 앞으로 경쟁을 펼칠 클리블랜드의 유망주를 비롯한 여럿 선수들이 결코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라는 점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클리블랜드에는 메이저리그 입성을 목표로 상당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투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거 승격을 위해, 그는 앞으로 어떠한 선수들과의 경쟁체제에 돌입할지 알아보기로 하자.

최향남이 넘어야 할 큰 산으로는 우선 타다노 가즈히토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싱글A에서부터 차근차근 성장하여 현재 메이저리그에 간간히 모습을 드러낸 그는, 동양권의 투수라는 맥락에서 최향남과 가장 비교가 될 대상으로 벌써부터 손꼽히고 있다. 일본에서 무작정 짐을 싸들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그의 전례만을 보아도 이는 최향남과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시즌, 트리플 A에서 5승 5패에 방어율 4.39를 기록한 타다노는 이미 메이저리그의 무대를 경험한 바 있는 선수이다. 그다지 주목할만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런 그가 26세라는 나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올 시즌의 각오는 누구보다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2000년부터 클리블랜드에서 뛴 제이슨 스탠포드, 역시 최향남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경쟁자로 분류될 전망이다. 클리블랜드에서 선발로 자신의 입지를 굳혔었던 경력이 있지만, 부상으로 인해 웨스트브룩에게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고 만 스탠포드는 최근 더블A에서 2승 무패 방어율 2.45를 기록함과 동시에 트리플 A 방어율 1.29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올 시즌 그 기세가 매우 매서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발투수였던 그의 직종이 최근 셋업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어, 최향남에게는 경쟁에서 이겨내야 할 선수로 이 스탠포드를 빼놓을 수 없겠다.

또한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콜로라도에 2순위(전체 47번째)로 지명되어 콜로라도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사이닝 보너스(275만달러)를 받으며 특급 기대주로 주목받은 제이슨 영도 최향남에게 매우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영은 콜로라도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유망주였지만, 갈비뼈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고 사이드암 투수로의 변신까지 실패해, 결국 작년 시즌 클리블랜드로 둥지를 옮기게 되었다. 그런 그는 작년 시즌, 트리플 A에서 2승 0패에 방어율 5.87의 성적을 거두었지만, 올 시즌의 성적에 따라 앞으로의 입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여, 앞으로 버팔로 비슨스의 피 터지는 투수 간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수들을 이겨낸다는 가정 하에, 최향남은 메이저리그 무대를 순순히 밟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클리블랜드의 투수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그 선수 층이 매우 두텁기 때문이다. 선발진을 제외하더라도, 무서운 상승세에 놓여있는 페르난도 카브레라나 노익장의 매트 밀러, 왼손 셋업 아서 로즈 등은 이미 클리블랜드의 올 시즌 셋업을 예약해놓은 상태이다. 또한 데이비드 리스케와 라파엘 베탄코트, 밥 위크먼 역시,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성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돼 최향남의 메이저리그 입성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최향남에게 메이저리그 입성이 결코 불가능한 꿈만은 아니다. 지금의 피나는 노력과 각오있다면 분명 그에게도 기회는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 기회를 그가 어떻게 살리느냐가 앞으로 그의 야구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곧 최향남의 메이저리거를 향한 꿈의 행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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