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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아사다와 로셰트의 '안방 200점', 큰 의미 없다

기사입력 2010.01.18 15:12 / 기사수정 2010.01.18 15:1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림픽을 앞두고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자국 대회에서 경이적인 점수를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일본 오사카부 가도마시에서 열린 '2009 전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아사다 마오(20, 일본 츄코대)는 204.62의 점수를 받으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한,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2009 캐나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조애니 로셰트(24, 캐나다)는 무려 208.23의 점수를 받으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 두선 수의 공통점은 2009-2010 시즌 내내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자국대회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로셰트는 캐나다 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144.08의 점수를 받았다. TES(기술요소)에서만 74.94의 점수를 받은 로셰트는 모든 기술요소에서 가산점(GOE)을 챙겼다. 특히,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룹 점프는 무려 2.0의 가산점을 받았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로셰트는 올 시즌 가장 안정된 연기를 수행했다. 큰 실수 없이 모든 요소를 무난하게 처리했지만 기술의 요소가 가산점을 받을 만큼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로셰트가 구사한 모든 기술은 올 시즌 다른 대회에서 보여준 기술과 큰 차이가 없었다.

기술 수행요소에서 감점이나 다운그레이드가 없었던 점은 이해가 가지만 상당수의 기술에 1~2점대의 가산점이 붙은 점은 의아한 부분이다. 그랑프리 파이널의 부진을 털고 스케이트에 전념하겠다는 로셰트의 의지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로셰트는 이번 대회에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상실한 점프의 감각을 되찾았다.

지난해 12월에 벌어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156.71에 그친 로셰트는 20여 일 만에 51.52점이나 올려놓으며 비공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자국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은 점은 본인에게 매우 고무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ISU심판이나 인터내셔널심판진이 아닌, 자국 심판으로 구성된 내셔널대회는 국제대회보다 후한 점수가 매겨지는 게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거품'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로셰트의 연기는 올 시즌 들어 가장 안정감이 넘쳤지만 '기술의 질'이 가산점을 2점이나 받을 정도로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로셰트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점프의 감각'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로셰트의 점프는 높이와 비거리, 그리고 회전력보다는 안정된 '컨시'에 있다. 스케이팅의 활주와 스피드를 이용한 점프보다는 제자리 도약과 다리 힘을 활용한 점프를 구사하고 있다.



로셰트가 구사하는 점프의 특징은 '안정감'에 있다. 캐나다 내셔널대회에서 자신의 장점을 되찾았지만 중요한 점은 로셰트가 구사한 점프들이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이 정도로 높은 가산점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점프의 성공률이 높아졌지만 '점프의 질' 자체가 확연하게 발전된 것은 아니었다. 내셔널 대회에서 나타난 점수 편중은 이 부분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200점을 돌파한 아사다 마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회전수가 부족한 트리플 악셀을 비롯해 모든 점프에 문제가 있었고 기술에 치우친 나머지 손동작을 비롯한 안무는 드러나지 않았다.

또한, 로셰트는 표현력과 PCS에서 장점이 있는 스케이터다. 늘 PCS에서 높은 점수를 챙기는 로셰트는 69.14의 높은 PCS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PCS점수 중, 9점대의 점수가 무려 10개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수는 안무 소화와 풋워크, 그리고 스케이팅 스킬과 작품 이해도가 모두 완벽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좋은 연기를 펼쳤지만 9점이 10개나 있을 정도로 '천상의 연기'를 펼쳤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심판의 채점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피겨 스케이팅은 대회마다 점수가 매겨지는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ISU 심판과 인터내셔널 심판들이 심사하는 국제대회에 비해 자국 심판들이 판결하는 내셔널 대회는 대회의 성격이 크게 다르다. 내셔널 대회에서 얻은 점수가 공식적인 기록으로 취급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아사다 마오가 그랬듯이 조애니 로셰트도 자국대회에서 200점 돌파에 성공했다.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에서 5위로 추락하며 눈물을 흘렸던 로셰트는 다시 자신감을 회복한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대회의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남자싱글의 패트릭 챈(20, 캐나다)도 실수가 몇 차례 나왔지만 높은 점수를 얻었다.

내셔널 대회의 결과는 선수를 평가하는 공정한 예시가 될 수 없다. 비공인 최고 기록을 받은 아사다 마오와 조애니 로셰트의 정당한 평가는 올림픽과 2009-2010 세계선수권에서 나타날 것이다.

[관련 기사] ▶ 조애니 로셰트 200점 돌파…캐나다 대회 우승


[사진 = 조애니 로셰트, 아사다 마오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조애니 로셰트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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