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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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필립 "조혜련과 母子 호흡, 눈빛만 봐도 죄책감 들어"[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04.24 11:14 / 기사수정 2019.04.24 11:1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노래가 아닌 연기로 무대에 올랐다. 가수에서 배우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류필립 이야기다.

류필립은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 중인 연극 ‘사랑해 엄마’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 없이 홀로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억척스럽게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이자 연출가인 윤진하 감독의 창작극으로 2015년 초연 이후 매년 앙코르 공연을 이어왔다.

“윤진하 연출님이 시나리오도 잘 쓰셨어요. 사람들을 웃고 울게 해주는 장치가 많은 덕분에 배우가 크게 연기를 잘하지 않아도 몰입하는데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소극장이라 연기할 때 집중이 더 잘되더라고요. 체질에 맞나 봐요. 원래 큰 무대보다 작은 무대를 좋아해요. 관객의 리액션을 그때그때 느낄 수 있거든요. 관객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시선이나 리액션이 크게 느껴져요." 

류필립이 맡은 철동은 철부지 아들로 엄마를 사랑하지만 표현에는 서툰 캐릭터다. 유년 시절부터 학창시절, 군대, 청년이 되는 성장 과정을 담는다. 늘 곁에 있는 엄마와의 이별과 상실감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소화하며 뭉클한 가족애를 그린다.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연극은 3개월간 똑같은 대사를 쳐야 하는데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엄청 나요. 관객이 우선 공감을 해야 하잖아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철없게, 못되게 연기해요. 그래서 나중에 부모님을 잃었을 때 그 아픔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원래는 더 나쁘게 해야 하는데 심성이 착하다 보니. (웃음) 못된 아들의 면모를 보강하려고 해요. 제가 시청자 관람 평에 민감해요. 다행히도 재밌게 봤다는 얘기가 많더라고요. 최선을 다해야죠. 목표가 있다면 류필립이라는 배우가 정말 열심히 했고 초심을 잃지 않았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류필립의 눈물 연기도 눈에 띈다. 극중 철동과 실제 류필립이 닮은 점이 많아 저절로 몰입된단다. 철동이 처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심취하고 있다.


“부모님을 잃기 전 아들의 심정, 부모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와 닿아요. 실제 저희 엄마도 일찍 세 남매를 혼자 길렀고 지금 나이가 거의 60살이 다 되는데 몸이 아픈 곳이 많아요. 연극 할 때 엄마가 돌아가시면 어떨까 하면서 연기하니 몰입이 잘돼요. 엄마에게 잘돼서 효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엄마에게 엄청 잘해요. 하하. 연극을 보러 오는 분들이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다시 생각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조혜련과의 모자 호흡이 화제가 됐다. 조혜련이 연기하는 엄마는 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구슬을 꿰면서도 늘 자식 걱정이 앞서는 전형적인 우리네 엄마다. 때로는 잔소리나 윽박처럼 들리지만 그것마저도 엄마의 사랑이다. 류필립은 조혜련과 일상의 모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애틋한 케미를 발산한다.

“조혜련 선배님은 연륜에 끼가 더해져 완전체를 보여줘요. 눈빛만 쳐다봐도 괜히 죄책감이 들고 가슴을 후벼 파는 느낌이 있어요. 엄마와도 상의를 많이 했었어요. 조혜련 선배님과 연기하는데 에너지가 엄청나다고 하니 이렇게 시작한 걸 영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줬어요. 조혜련 선배와의 호흡이 좋고 배울 점이 많아요. 처음에는 개그우먼 이미지 때문에 집중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이제는 엄마보다 엄마 같아요.”

‘사랑해 엄마’는 각박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늘 곁에 있는 가족의 사랑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따뜻하게 전한다. 류필립은 “운명적인 작품이라고 느꼈다”

“5년 전에 이 연극을 보면서 펑펑 울었어요. 운명의 장난처럼 내가 지금 하고 있더라고요. 연습하면서 데자뷔를 느꼈어요. 힘든 상황에서 열리다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접으려고 했대요. 조혜련 선배님이 세상에 다시 한번 내보내야 한다고 해서 극적으로 하게 된 거예요. 저도 처음 볼 때 감동적이었고 이런 연극을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데뷔작이 돼 신기해요.

얼마 전에 ‘오늘 류필립 씨 공연 보러 가요’라는 댓글을 봤어요. 너무 감사해요. 티켓값이 부담스러울 텐데 날 보러 와주는 관객들이 있다는 게 영광이에요. 저를 보러와 준 관객을 위해서라도 매회 공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저를 보러와 주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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