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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 ⑧] 2009년, 브라질 축구를 빛낸 핫 이슈는? 上

기사입력 2009.12.31 11:47 / 기사수정 2009.12.31 11:47

박문수 기자

 

"축구는 영국이 만들었지만, 브라질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브라질이 세계 최고의 축구팀이란 사실을 쉽게 인정하며, 무의식적으로 인식된 브라질 축구의 강력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오래된 관습으로 자리매김했지요. '엑스포츠뉴스'는 매주 목요일 본지 박문수 기자를 통해 브라질 축구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연재물 '삼바 토크'를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다사다난했던 2009년은 브라질 축구에 전환점이 되었다.

우선, 살아있는 전설 호나우두가 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혔던 부상 악몽에서 벗어나며 코린치안스에서 맹활약을 선사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줬으며 남아공에서 열린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에서는 스페인의 강세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당당히 우승하며 세계 최강이란 타이틀 획득에도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번 삼바 토크 8편에서는 2009년 브라질 축구에서의 핫 이슈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9개의 뉴스를 선정한 것은 순전히 호나우두를 사랑하는 필자의 주관이 들어간 점은 많은 양해를 바란다.>

1. 2006 독일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 제압

지난 2008년 마지막 A 매치였던 포르투갈과의 대결에서 6-2 완승을 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던 브라질이 '아스널의 홈 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09년 첫 A 매치에서도 승리하며 세계 최강 타이틀 회복이라는 귀중한 성과를 얻었다. 이번 경기의 승리로 브라질은 게임 전까지 12번의 격돌에서 5승 2무 5패로 팽팽하던 균형을 깨고 한 발 나아갔다.

이 날 카카와 루이스 파비아누가 부상 때문에 결장한 브라질은 호나우지뉴와 아드리아누를 선발로 내세웠기 때문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전반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했던 브라질은 역습을 통해 공간 창출을 원했던 이탈리아의 전술을 조롱하듯이 경기 시작 13분 만에 호비뉴와 호나우지뉴로 이어진 패스를 엘라누 블루메르가 차분하게 마무리 지으며 1-0으로 앞서갔다.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유난히 빛나는 호비뉴는 전반 26분에는 상대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을 속이는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추가 득점도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쥬세페 로시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한 브라질은 노련미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2.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 우승
- 조별 예선에서는 전승으로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 전승으로 대회 3번째 우승 차지

남미 예선에서 승승장구하며 추락했던 명예를 회복하고자 했던 브라질이 컨페드컵에서 우승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브라질은 B조 예선 첫 경기였던 '아프리카 챔피언'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 모하메드 지단의 분전 때문에 고전했지만, 에이스 카카의 원맨쇼에 힘입어 극적인 4-3 승리를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에 성공했다.

지난 이집트와의 1차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펼친 브라질은 돌아온 '세계 최고의 오른쪽 풀백' 마이콘의 맹활약으로 미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시종일관 상대를 압박하면서 맹공을 펼친 브라질은 전반 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마이콘이 연결한 프리킥 크로스를 중앙 미드필더인 펠리페 멜루가 헤딩으로 넣으며 선취골을 득점했다. 이후, 전반 20분에는 '깜짝 선발 출장'한 신예 하미레스가 미국의 코너킥 찬스 실수를 뒷공간을 노리는 빠른 역습으로 전환하며 호비뉴에게 어시스트를 했고 호비뉴의 차분한 슈팅으로 추가골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브라질은 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쇄도하던 마이콘이 멋진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며 쐐기골을 넣었고 3-0 완승을 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브라질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시종일관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으며 주도권 싸움과 경기력에서 모두 압승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으며 3-0 대승.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B조 1위로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결정적인 슈팅이 2번이나 골대에 맞으면서 기회를 날렸던 브라질은 전반 37분 마이콘의 스루 패스를 받은 루이스 파비아누가 선제골을 성공시켜 앞서갔으며 전반 43분에는 카카와 호비뉴의 막강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허물며 파비아누가 추가골을 넣었으며 전반 종료 직전에는 도세나의 자책골로 3-0 대승을 거뒀다.

전날 스페인이 미국에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브라질도 조심스러워졌다. 그들은 일방적인 공격을 시도하기보다는 안정성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했지만 예상보다 강력했던 남아공의 압박에 고전했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브라질 선수들의 움직임은 홈 관중을 등에 업은 남아공의 압박에 견딜 수 없었고, 중원 싸움에서는 완전히 패하며 자칫 또 다른 이변의 희생양이 될 듯싶었다. 하지만, 후반 43분 교체 투입된 다니엘 알베스가 프리킥 찬스에서 시원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며,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스페인을 2-0으로 제압한 미국이었지만, 브라질에는 통하지 않았다. 브라질 대표팀은 컨페드컵 결승전에서 전반에 미국의 뎀시, 도노반에게 2골을 실점하며 위기에 처했었지만,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터진 파비아누의 추격 골과 동점골에 이어 주장 루시우의 역전골로 통산 3번째 컨페드컵 우승에 성공했다.

3. 아르헨티나와의 원정 경기에서 3-1 완승

전 세계 축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킨 경기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에 완승을 하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그것도 메시의 고향인 로사리오에서 거둔 승리였기 때문에 더욱 가치 있었다.

경기 초반은 홈 팀 아르헨티나가 주도했다. 그들은 매서운 공격력을 바탕으로 홈 이점을 최대한 활용. 난적 브라질을 고전에 빠뜨리며 이날 경기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전반 2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엘라누의 크로스를 받은 루이장이 헤딩 골을 성공. 1-0으로 앞서나갔다. 당시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루이장을 방관했으며 유럽의 힘과 남미의 기술을 접목시킨 둥가의 브라질에 1차적으로 무너졌다.

브라질의 화력은 또 다시 터졌다. 선제골과 마찬가지로 전반 32분 엘라누의 프리킥 슈팅 상황에서 문전 앞 혼전이 이어졌고 카카의 패스 미스를 기회로 살린 파비아누가 추가골에 성공하며 아르헨티나 원정 징크스를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다.

브라질의 끈끈한 수비력에 고전한 아르헨티나는 후반 21분 마침내 추격 골에 성공했다. 페널티 박스 내에 밀접한 브라질 수비에 고전한 다톨로가 멋진 왼발 슛에 성공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브라질에는 '슈페르 카카'가 존재했다. 후반 23분 카카가 오른쪽 공간을 잡아낸 파비아누에게 오프사이드 트랙을 뚫는 스루패스를 했고 파비아누가 상대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로빙 슛을 성공. 3-1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리를 챙겼다.

브라질은 이 날 경기에서 강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위협적인 역습을 통해 아르헨티나를 격파했다. 이번 경기에서 그 누구보다 승리가 간절했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최선의 수비가 최선의 공격이란 전술을 선사했으며 시종일관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이 전진할 것을 대비해 전반적인 팀의 밸런스를 한 단계 낮췄다. 결국, 메시의 위협적인 드리블은 단순한 위협으로만 그쳤고 아르헨티나의 공격수들은 시종일관 브라질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게다가, 브라질의 역습은 매우 유용했다. 내로라하는 주력을 지닌 카카와 호비뉴는 역습 상황에서 몇 차례의 패스로 상대의 골문을 조준하였고 파비아누의 골로 경기를 마쳤다.

또한,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강력한 한 방이라는 무기를 보여줬다. '데드볼 스페셜 리스트' 주니뉴의 대표팀 은퇴 이후, 위협적인 프리키커를 잃은 브라질이지만 엘라누의 존재는 든든했다. 지난 컨페드컵을 시작으로 브라질 공격의 주 무기로 장착된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한 방은 이날 경기에서도 빛났다. 또한, 카카의 활약도 빛났다.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연결고리로서 팀의 공격을 이끌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린 그는 위협적인 스루패스를 통해 최전방 공격수에게 기대를 만들어주며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했다.

4.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 1위로 통과

지난 9월 아르헨티나 전에 승리하며 본선 직행을 확정 지은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 진출로 19번의 월드컵에 개근하였다. 2014년 월드컵이 브라질에서 열린다는 것을 고려할 때 그들은 20회의 월드컵에 모두 출전하는 세계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이번 남미 예선에서 그들은 18경기 동안 33득점 11실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득실차는 공격력이 주무기인 브라질이 막강한 수비력을 지녔기 때문에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예선을 바탕으로 브라질은 화려함 속에 감춰진 마술 같은 삼바 축구와는 거리가 생겼지만, 실리를 중시하는 팀으로 변했다. 이 때문에 둥가는 볼리비아 전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오명을 쓰며 실패한 2006년 독일 월드컵보다 선수층의 두께는 얇아졌지만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변한 점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진=아르헨티나 원정에서 승리한 브라질 대표팀 ⓒ FIFA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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