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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경찰' 박해준 "연기하는 시간들,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순간"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4.02 07:20 / 기사수정 2019.04.01 22:4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박해준이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로 강렬한 연기의 한 페이지를 완성했다. 자신이 가진 다양한 얼굴로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는 그다.

3월 20일 개봉한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 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

박해준은 '악질경찰'에서 굴지의 대기업 태성그룹 정이향 회장의 오른팔 권태주 역을 연기한다. 태성그룹과 정이향의 뒤에서 벌이는 온갖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는 강렬한 악역으로 시선을 모은다.

'악질경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박해준은 "제가 찍은 장면들이 다 기억나요. 그 과정들이 있잖아요. 기억에 많이 남죠. 그만큼 시간을 많이 할애하며 공을 들였고, 정말 좋은 작업을 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 정말 기분 좋은 일이죠. 힘들다고 해도, 그렇게 찍어야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고요. 그 장면의 베스트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저희 일이고, 제 얼굴이 나가는 것이니까 더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악질경찰'을 함께 한 이정범 감독, 이선균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학연 때문에 출연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고 웃어 보인 박해준은 "영화가 주는 정확한 메시지도 있고, 읽어보면 주고받는 대사들이 입에 착착 붙는다고 해야 할까요. 감독님이 수십 번 되뇌며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강렬한 인물들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끌렸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태주를 연기하면서는 '굉장히 무섭게 등장해야 한다',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는 넘을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 두 가지 부분에 중심을 잡았다.

"정말 무섭고 나쁘고 욕 먹을만 하지만, 그 안에 약간의 슬픔과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인물로 느껴질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태주라는 인물이 가해자일 수 있지만 또 다른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두 가지를 같이 끌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보통 현장에 자리한 후 이미지 작업을 통해 인물을 보게 된다는 박해준은 "태주라는 인물 안에 정말 외로운 섬 같은 것이 있었어요. 그것에 대한 연민과 동정이 있었죠. 그렇게 안보이지만, 태주도 완전히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그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해서 인간이길 포기하는 일들을 하는 직업을 갖고 있잖아요. 그러면서도 그 세상을 이어가려고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모습이 안쓰럽고 '그러지 않아도 돼'라고 위로하는 마음이 있었어요"라고 덧붙였다.

2007년 연극 '그때, 별이 쏟아지다'를 시작으로 무대 위에 섰던 박해준은 2012년 영화 '화차'를 통해 스크린으로 활동 폭을 넓혔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 '탐정: 더 비기닝'(2015), '순정'(2016), '4등'(2016), '미씽: 사라진 여자'(2016), '대립군'(2017), '침묵'(2017), '독전'(2018)과 개봉을 앞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와 '나를 찾아줘' 등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드라마에서도 2014년 드라마 '닥터 이방인'은 첫 드라마 조연작이었으며, 이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있는 '미생'(2014), '아름다운 나의 신부'(2015), '원티드'(2016), '나의 아저씨'(2018) 등에 출연했다. 올해 방송 예정인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주로 악역을 통해 대중에게 각인돼왔던 박해준은 "나쁜 역할을 연기했을 때 오는 희열이 있다"고 밝혔다.

"제가 욕하고 싶은 것을 욕하고, 싫으면 싫다고 표현하는 그 시간만큼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그 순간에 간접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사람 마음 안에 다양한 감정이 존재하잖아요. 악역을 통해서는 그 근거를 만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오가며 두루두루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지금이지만 조심스러운 마음은 늘 한결같다.

박해준은 "'카메라 앞이 편하다'라고 단정 지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카메라 앞에 있을 때가 더 좋을 때도 있죠. 어쨌든 그 순간에 굉장히 집중하고, 공식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잖아요. 온전한 그 시간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배우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순간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작품이 공개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순간들도 정말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해야죠.(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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