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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천사' 인천 송유걸의 재발견

기사입력 2009.12.13 13:46 / 기사수정 2009.12.13 13:46

이상민 기자


[엑스포츠뉴스=UTD기자단/이상민] 우람하고 널찍한 어깨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강아지 같은 눈웃음을 지닌 남자. 누가 떠오르는가? 바로 인천 유나이티드의 거미손 송유걸이다. 2007년 여름 전남 드래곤즈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온 후 꾸준하게 묵묵히 성장중인 그. '인천의 저승사자' 김이섭, '인천의 거미손' 성경모와 함께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믿음직스러운 수문장' 역할을 인천에서 든든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번 재발견 시리즈의 주인공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미소천사 골키퍼 No.25 송유걸이다.

송유걸 (No.25)

생년월일 : 1985년 2월 16일

신 장 : 187Cm 체 중 : 84Kg

출신교/국적 : 경희대학교 / 대한민국

프로 데뷔 : 2006

인천 입단 : 2007

통산 출장 : 23

통산 실점 : 27

자, 이제 송유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오지랖의 대명사, 어린이 송유걸.

어린 시절 송유걸은 가족, 친척들까지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로 꼴통이었다. 워낙 넉살이 좋아서 학교 갔다가 엄마 없으면 밖에 나가서 공사판에 아저씨들 틈에 껴서 밥도 얻어먹었다. 집에 누가 다쳤다는 소리를 들으면 직접 두 눈으로 확인을 했어야 했고, 동네 사람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 정도로 온 사방을 다 돌아다녔다. '오지랖의 대명사' 어린 시절 송유걸의 모습이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축구를 시작

송유걸의 아버지는 국가대표 출신의 축구 선수셨다. 아버지가 축구를 하셔서 어릴 때부터 아버지 축구 경기를 하는데 많이 따라다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축구를 접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는 쉬는 시간 10분이 주어져도 축구를 하고, 점심시간에도 밥도 안 먹고 친구들과 축구를 했다. 그러던 중 그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김해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집 바로 옆에 초등학교 축구부가 있어서 아버지가 '축구를 하고 싶으냐?'고 물어보셔서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오케이'라고 목청껏 외쳤던 그다.

편히 쉬며 운동하고 싶어서 골키퍼로 전향

축구를 처음 시작할 때 송유걸은 미드필더와 스위퍼를 보았다. 당시 몸이 대단히 뚱뚱해서 정말 운동이 너무 힘들었다. 골키퍼로 전향하게 된 계기를 묻자 다소 쌩뚱맞은 이유라는 전제하에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생각에 잠겨 그가 말한다. " 어느 날 힘들게 운동하고 있는데 골키퍼 선배들이 느긋하게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는 거에요. 그래서 저도 바로 감독님께 가서 골키퍼를 하겠다고 했죠. 그 당시 제가 키도 크고 몸집도 있어서 감독님께서 허락해주셨어요. 처음에는 그냥 마냥 좋았었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훈련하니 골키퍼라는 포지션도 만만치 않게 힘들더군요."

방황의 연속 고등학교 시절. 그를 바로 잡아주신 박이천 선생님.

고등학교. 그에게는 방황의 시절이었다. 동아고-광양제철고-정명고 연속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발목, 손가락 등 잦은 부상으로 인해 4개월가량 쉬게 되면서 다시 한번 운동을 그만둘 생각마저 하였던 그를 다시 바로잡아준 고마운 분이 있다. 바로 부천 정명고의 박이천 선생님이다.

박이천 선생님의 격려 덕분에 그는 이내 다시 컨디션을 회복하게 되었고 고등학교 대표팀으로 선발되어 싱가포르 아시아 대회에 참가하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박이천 선생님은 항상 칭찬과 격려로 자신감을 복 돋아 주셨어요. 정말 고마운 분이죠. 선생님과 인천이라는 팀에서 다시 만나게 되니 정말 감회가 새로웠어요."

대표팀의 부름을 받다

경희대에서 대통령배 축구대회 8강 진출, 험멜 코리아 배 전국 대학 축구대회 우승, 전국체전 경기도 예선전 우승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그는 결국 청소년 대표팀의 부름을 받게 된다. 하지만, 처음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지라 적응을 하지 못해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결국, 그는 청소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맛본다.

몇 년 후 그는 올림픽 대표팀의 부름을 받게 되었다. 정성룡의 백업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자 정말 열심히 운동했던 그다. " 예선전을 치르던 중 (정)성룡이가 부상을 당해 제가 2경기를 뛰게 되었어요. 두 경기 모두 승리를 거두었죠. 올림픽 본선 진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드래프트 지원, 전남 유니폼을 입다

대학교 3학년 마치고 드래프트를 신청을 했는데 몇몇 구단에서 자신을 뽑을 거라는 말을 주위에서 듣곤 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을 뽑은 팀은 전남 드래곤즈. " 사전에 아무 소리도 없던 전남에서 국가대표급의 실력을 지닌 베테랑 김영광, 염동균 이 두 명의 골키퍼가 건재함에도 불구하고 저를 뽑아주셔서 당시에는 좀 놀랬었어요."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 악몽 같았던 프로 데뷔전

2006년 컵대회 대구와의 컵대회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당시 감독님이셨던 허정무 감독님께서 그에게 기회를 줄 테니 경기를 준비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프로에 와서 첫 데뷔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던 그다. "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모르지만 경기에 집중이 되지 않고, 심지어 공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경기 결과요? 4골 먹어서 3-4로 졌어요. 최악이었죠. 그 이후로는 감독님께서 저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시더라고요. " (웃음)






새로운 팀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지금 바로 짐을 싸서 인천으로 올라가라.'라는 전화를 받는다. 당시 인천의 윤주일 선수와 1대1 맞트레이드가 성사된 것이었다. "워낙 갑작스럽게 이뤄진 트레이드여서 놀랐어요. 하지만, 기회의 팀으로 유명한 인천 유나이티드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 점에 대해서 기분 좋게 생각했어요. 인천으로 오게 되어서 정말 기뻤어요."

이상하게 서울이랑 경기할 때면 잘 풀리더라고요

서울에 아는 선수들도 많아서 그런지 그냥 마음 편안하게 경기에 임한다는 송유걸. "그냥 경기에 편안하게 임한 것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연습을 시합처럼, 시합을 연습처럼.'이라는 글귀가 있어요. 제가 항상 경기에 임할 때 가지는 자세랍니다."

내 우상 김이섭

그가 우상으로 삼는 골키퍼는 누구일까? 올리버 칸? 슈마이켈? 부폰? 카시아스? 그의 우상은 가까이에 있었다. 바로 팀 동료 김이섭이다. " (김)이섭이형은 항상 한결같아요. 몸 상태가 좋든 좋지 않든 연습할 때와 시합을 할 때 실수가 없고 골문이 꽁꽁 닫혀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항상 연습을 할 때 (김)이섭이형 자세 하나하나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고, 또 형이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가장 친한 선수는 누구?

가장 친한 선수가 누구냐 묻자 가장 먼저 골키퍼 동료를 말한다. " (김)이섭이형, (성)경모형이랑 아무래도 같은 골키퍼라 친하죠. 훈련장에서 항상 (성)경모형 때문에 골키퍼 운동할 때 웃음이 끊이질 않아요.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거든요. " 필드 플레이어에서 친한 선수는 누가 있을까? 그가 임중용과 유병수를 지목한다. " 중용이형은 항상 많은 조언을 해주세요. 축구선수로서의 조언은 물론이고 사람 됨됨이를 가르쳐 주세요. 정말 친형 같은 형님이세요. 병수는 장난꾸러기구요. 둘이 만나면 장난만 쳐요. 꼴통이에요. 꼴통. 꼴통이라고 꼭 적어주세요. 꼴통 유병수."

" 중용이형 저 좀 그만 괴롭히세요."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 송유걸의 뒷자리 주인공은 임중용. " 중용이 형이 '어이, 꼴통! 정신 안 차려!' 하시면서 뒤에서 괴롭히시며 장난을 치세요. 중용이 형은 그만큼 주장으로서의 권위적인 행동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고민과 근심거리를 상담을 해주시고 해결책까지 제시해 주시는 자상한 주장이세요. 아, 그리고 좋은 쌍둥이 아버지랍니다."

영원한 나의 지원군. 사랑하는 내 가족
 
" 어렸을 적부터 철없이 개구쟁이였던 저를 키우시느라 부모님께서 정말 고생하셨어요. 지금도 부모님이 많이 고생하고 계시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효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 항상 친구같이 장난도 치고 날 부려먹었던 누나, 그리고 막둥이 남동생도 정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아, 제 막둥이 동생도 축구선수의 길을 걷고 있어요. 이제 대구 현풍고에 진학 예정이에요. 항상 지는 것을 싫어하고 최고가 되기 위해 저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는 동생을 보면 대견스러워요. 이름은 송유경입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팬 여러분!! 유니폼은 드리기 힘들어요."

인터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팬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다고 하는 송유걸. " 저에게 유니폼을 선물해달라는 팬 분들이 매우 많으세요. 저도 경기 끝나고 땀에 젖은 유니폼도 던져 드리고 싶은 마음은 정말 굴뚝같지만, 우리 팀은 시민구단이라서 한 시즌 동안 유니폼이 수량이 딱 정해져 있어서 그러지 못해요. 팬 여러분께서 '왜 유니폼 안주냐?'라고 그러시는데 제 속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저 좀 살려 주세요."

'최고가 되기보다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자.' 송유걸이 항상 마음에 새기고 지내는 글귀이다. 한결같은 겸손한 마음씨로 매사 최선을 다하는 그가 인천의 골문을 지키는 최고의 골키퍼로 거듭나길 응원해본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김지혜 UTD기자 (hide5-2@hanmail.net)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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