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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황연주,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우뚝서다

기사입력 2009.11.26 03:37 / 기사수정 2009.11.26 03:3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2010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5-21, 25-23, 23-25, 20-25, 15-12)로 누르고 올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시즌 개막 후, 흥국생명은 1라운드에서 치른 3경기를 모두 패했다.

공교롭게도 3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주저앉았다. 중요한 고비처에서 나온 범실과 서브리시브의 불안은 흥국생명의 발목을 잡았다. 또한, 결정적인 상황에서 터져야 할 한방이 침묵을 지킨 점도 팀의 연패로 큰 요인이 됐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흥국생명 선수들이 귀가 닳도록 들은 얘기는 바로 '김연경의 부재'였다. 공격과 수비, 서브리시브 등에서 팀에 절대적인 역할을 도맡은 김연경(21, 일본 JT 마베라스)의 부재는 분명히 흥국생명에겐 큰 타격이었다.

김연경의 부재가 가장 확연하게 드러난 부분은 '서브리시브'였다. 흥국생명은 1라운드 경기를 모두 마친 현재(11월 26일 기준), 팀 리시브 부분에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리시브가 불안해지면서 팀의 빠른 세트 플레이와 속공은 제대로 구사되지 못했다. 윙 스파이커인 카리나(24, 레프트)와 한송이(24, 레프트)의 단조로운 오픈 공격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리시브와 수비가 비교적 안정감을 찾은 25일 경기에서 흥국생명의 공격은 불을 뿜기 시작했다. 특히, 오픈은 물론, 이동공격과 시간차, 백어텍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황연주(23, 라이트)의 활약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다양한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25일 벌어진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황연주는 무려 30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5개의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킨 황연주는 52%의 높은 공격 성공률도 보여줬다. 공격 부분에서 팀을 이끈 그는 디그도 26개나 잡아냈다.

황연주는 김연경과 함께 배구와 관련된 모든 요소를 고르게 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177cm로 그리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부지런한 움직임과 정교한 스윙으로 상대 코트를 공략하고 있다. 라이트 포지션을 소화해온 황연주는 '적극적인 공격수'로 성장해 왔다. 레프트 공격수를 받쳐주는 역할이 아닌, 팀의 주 공격수로서

다양한 공격을 소화할 수 있도록 발전해 왔다. 이러한 황연주의 특징은 공격은 물론, 서브와 블로킹도 뛰어나다는 점이다. 황연주는 프로리그 출범 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트리플 크라운'(서브득점 3점 이상, 블로킹 득점 3개 이상, 후위공격 3개 이상)을 달성했다. 강한 서브와 뛰어난 블로킹 감각을 지닌 그는 팀에서 반드시 필요한 선수로 성장해 나갔다.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읽고 블로킹 타이밍을 맞추는데에 일가견이 있는 황연주는 이날 경기에서 5개의 유효 블로킹(상대공격을 블로킹해 자신이 속해 있는 팀의 공격 기회로 만드는 것)을 기록했다. 사이드 블로커로서 뛰어난 블로킹 감각을 지닌 황연주는 백어텍도 종종 구사하고 있다.

볼을 맞추는 타법이 좋고 움직임도 빠른 황연주는 다양한 공격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황연주는 83득점으로 득점 순위 4위에 올라있다. 또한, 43.37의 공격성공률으로 이 부분 3위에 올라있다. 특히, 이동 공격에서 55.55%로 2위에 올라있는 황연주는 시간차와 퀵 오픈에서도 5위와 6위를 달리고 있다.

팀의 리시브가 안정되고 수비가 힘을 발휘하면 가장 탄력을 받는 공격수는 황연주다. 안정된 리시브와 수비가 바탕을 이루면 다양한 세트플레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공격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황연주의 기량은 팀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또한, 황연주는 수비에도 몸을 던지고 있다.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황연주가 30득점을 올린 점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득점 못지않게 26개의 디그를 걷어올린 점도 흥국생명의 연패 탈출에 견인차 구실을 했다.

뛰어난 기량은 이미 국제대회에서도 검증

황연주는 세계적인 공격수들과 비교해 뛰어난 높이와 파워를 가진 공격수는 아니다. 그러나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면서 V-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우뚝 섰다. 황연주는 좀처럼 밀어넣기와 페인트를 시도하지 않는다. 볼을 때릴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점이 황연주의 장점이다.

이 점에 대해 황연주는 "볼이 올라오면 우선은 때려보자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적극적인 자세는 도움도 많이 되지만 실수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황연주는 "상대의 빈 코트와 블로킹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배구 센스도 갖추고 싶다"고 대답했다.

빠른 움직임과 적극적인 공격 자세는 국내뿐만이 아닌, 세계무대에서도 검증됐다. 11월 초에 벌어진 '2009 그랜드 챔피언스컵'에서 황연주는 '에이스'인 김연경과 '국가대표 주전 센터'인 양효진(센터, 현대건설)과 함께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국제무대에 나가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황연주는 지난 시즌, 부상의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현재 황연주는 큰 부상이 없는 상태다. 지긋지긋한 부상을 털어버린 황연주는 국내 공격수들 중, 가장 좋은 기록을 유지하고있다. 지난 시즌, 팀이 위기에 몰릴 상황에서 결정적인 득점을 올려준 이는 김연경이었다. 이제 그 역할의 일정한 몫은 황연주가 수행하고 있다.

공격과 관련된 모든 순위 목록에서 상위에 오른 황연주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량을 지속하려면 큰 부상을 피해가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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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황연주 (C) 엑스포츠뉴스 강운 기자, 조영준 기자, 이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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