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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관, "역도, 알고보면 재미있는 스포츠"

기사입력 2009.11.25 10:26 / 기사수정 2009.11.25 10:2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김지한 기자] 한국인 최초의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이자 국제역도연맹(IW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역도 선구자'인 전병관(40) 대한역도연맹 홍보이사는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답게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펼치며 진정한 역도 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2009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전병관 이사는 연맹 임원,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 방송 해설자로서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잇따른 강행군에 힘들 법도 하겠지만 그는 지친 기색 없이 한국 역도를 알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선수 최초로 역도 명예의 전당에 오른 업적
 
지난 주, 한국인 최초로 IWF 명예의 전당에 오른 것에 대해 전 이사는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만큼, 책임감도 강해졌다.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나타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전병관 이사는 1991년 독일 세계선수권 금메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등 국제 대회 그랜드슬램 기록을 세웠다. 현역 시절을 회상한 전 이사는 "1986년 아시안게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부상과 역도화 적응 등 개인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애틀랜타 때는 사실 내가 선택해서 나온 결과였기 때문에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어느 것 하나 딱 집어 말하기 어려울 만큼 나름대로 좋은 성과도 많이 냈다"고 말했다.

한국 역도의 미래, 충분히 희망적이다
 


대회 중반까지 한국 역도는 윤진희(원주시청)가 여자 53kg급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남자 69kg급의 김선배(대전시체육회)가 용상에서 은메달 1개를 따냈다. 또한, 24일 벌어진 남자 77kg급에서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강원도청)이 용상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출전 선수 대부분이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전병관 이사는 "지금까지 출전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체중 감량을 했다. 체중이 빠지면 선수들은 그만큼 신체적인 컨디션 조절이 어렵고, 자기 기록을 깰 수 있다는 보장도 못 한다"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세계 선수권대회 한 달 전에 전국체전이 열려 곧바로 체중 조절하고 시합 뛰는 점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상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시합에 나섰어야 했는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도계의 일선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한국 역도의 중흥을 지켜보며 전 이사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 해 열린 베이징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역도는 10년 넘게 이어온 침묵을 깨고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이사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위해 지도자를 포함해 연맹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과학적인 접근도 많이 했고, 지도자들 역시 다각적으로 고생하고 노력한 부분이 성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한국 역도의 긍정적인 면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지도자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언급한 그는 "지도자 강습회도 하면서 중앙 연맹 차원에서 전국에 있는 지도자들과 공유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그렇기에 선수, 지도자 수준이 같이 높아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훈련 환경도 "선수들의 몸 관리를 위해 팀 닥터, 마사지사가 있고, 과학적인 훈련법을 전면에 도입해 많이 좋아졌다"며 한국 역도의 상승세에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제2의 장미란'으로 불리는 이희솔(한국체대)과 문유라(경기도체육회) 등 잠재력 있는 선수들에 대해 전 이사는 "고등학생, 여자 선수들 가운데 좋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며 한국 역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전 이사는 "세계적으로 도핑이 강화되면서 동유럽의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선수의 훈련, 기술에 치중해 발전시켜 왔다. 어렸을 때부터 기술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한 만큼 올림픽, 세계선수권 같은 큰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의 성적이 날로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도, 알고 보면 재미있는 스포츠

역도연맹 홍보이사로서 '한국 역도의 대중화'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전 이사는 "역도경기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역도에 대한 팬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역도는 올림픽에서는 입장권이 매진될 만큼 인기 종목이며, 국내에서도 올림픽 종목 시청률 1, 2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 이사는 "단순하게 들어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들의 작전 싸움 같은 묘미, 한 선수가 메달 싸움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재미있는 종"이라며 역도를 재미있게 보는 법을 소개했다.

이어 역도계 내부적으로도 흥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면서 "많은 방안은 연구가 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현실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전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IWF 차원에서도 보급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고 덧붙었다.

심리적인 압박감을 견뎌내며 훈련해 온 기술을 3번의 시기에 모두 보여야 하는 역도 선수에 대해  "1초가 안 되는 순간에 자신이 고생한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데 그만큼 긴장도 되고 심리적으로 힘들다"고 밝혔다. 역도가 인격 형성에 좋은 스포츠라는 의견에 대해 전 이사는 "자기 수양을 하는 스포츠인 역도를 통해 나도 그렇고 대다수 선수가 인생을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장미란과 임정화 등, 후배 선수들에게 자신이 만든 역도 화를 신게 하는 등 전 이사는 평소 역 도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역도화가 선수 전반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할 만큼, 선수 시절부터 연구하며 열정을 쏟아부었다. 앞으로도 자신이 만든 역도 화를 통해 역도 그랜드슬램의 노하우를 전수, 개척하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어떤 분야에서든 한국 역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 전병관 이사는 제2의 역도 인생을 살고 있다. 한국 역도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작은 거인'의 당당한 발걸음은 새로운 중흥기를 만드는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역도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으로 선수 때보다 더 지칠 줄 모르는 활동을 하고 있는 전병관 이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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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전병관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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