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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과 거둔 '2009 허정무호', 2010 신화 꿈 쐈다

기사입력 2009.11.19 04:28 / 기사수정 2009.11.19 04:28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 성공, A매치 연속 경기 무패, 유럽 원정을 통한 경쟁력 확인….

19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2009년 허정무호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연 초, 제주 성산 일출봉에 올라 모든 선수, 코칭스태프가 각오를 다졌던 것을 시작으로 치열한 한 해를 보낸 허정무호는 다양한 성과들을 내면서 기분 좋게 한 해를 정리할 수 있게 됐다. 2009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허정무호는 새해에 치러질 월드컵 본선에서 새로운 신화를 쓸 준비를 본격적으로 펼쳐나가게 된다.

고비에 고비를 넘겼던 월드컵 최종예선

허정무호가 낸 가장 큰 성과는 뭐니 해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등 껄끄러운 중동 경쟁국들이 한 조에 포진해 어느 때보다 긴장감 있는 순위 레이스를 벌인 허정무호는 적절한 시기에 승점 관리를 잘 해내면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예선 레이스에서 자신감이 붙었던 허정무호는 2월, 이란 테헤란 원정에서 큰 고비를 맞았다. 고지대에 위치한 경기장에 선수들의 적응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허정무호는 적극적인 경기로 이를 극복해내려 했다. 그리고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6분, 기성용(서울)의 프리킥이 맞고 나온 것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뛰어들며 헤딩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켜 1-1 무승부를 거두고 '최대 고비'를 넘겼다.

4월에 열린 북한전도 비슷했다. 이미 허정무호 출범 이후 4번 맞붙어 모두 무승부를 거뒀던 만큼 북한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후반 막판, 김치우(서울)의 프리킥이 절묘하게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1-0 승리를 거두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미 2위권과 승점차를 4점가량 벌리면서 본선행이 거의 유력했던 허정무호는 마침내 6월 초,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원정 경기에서 박주영(AS 모나코), 기성용의 릴레이 골로 2-0 승리를 거두며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그리고 이후 홈에서 열린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과의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A매치 연속 경기 무패 기록도 이어나갔다.

경쟁력 키우기…. 잇따른 A매치 평가전과 유럽 원정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일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허정무호는 곧바로 본선 준비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A매치 데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조직력을 가다듬는 것은 물론 강팀으로 알려진 팀과 잇따라 경기를 치르며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핵심과제였다.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 평가전 상대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잡았다.

비(非)아시아팀과 첫 번째 A매치를 가진 허정무호는 박지성 없이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박주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챙겼다. 이후에도 허정무호는 유럽스타일의 호주에 3-1, 아프리카의 세네갈에 2-0 완승을 하며 예선 이후에도 승승장구를 펼쳐 나갔다.

그러나 홈에서만 경기를 펼치는 것이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가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허정무호는 과감하게 본선 7개월을 앞두고 유럽 원정을 가는 모험을 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0위권인 덴마크,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무 1패의 부진한 성적을 내기는 했지만 허정무호는 유럽팀과도 자신있게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충만한 채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

특히, 세르비아전 패배 전까지 A매치에서 27경기 연속 무패 행진(14승 13무)을 달리며 '지지 않는 축구'의 진수를 가감 없이 보여줬다. 어느 팀과 붙어도 '공포증'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킨 한국 축구, 허정무호였다.

'영건'에서 '올드보이'로…. 가치의 변화 눈길 끌었다
성적 면에서 성과를 낸 것도 있지만 한 해 동안 허정무호가 추구했던 가치의 변화 역시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월드컵 예선을 치렀던 상반기에 젊은 선수들의 힘을 믿었다면 하반기에는 이른바 '올드 보이'들의 활약, 분발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박지성, 이영표(알 힐랄), 이운재(수원)를 제외한 전 선수가 월드컵 본선 경험이 거의 없을 만큼 월드컵 예선을 통해 선수 구성이 확 달라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꾀하는 노력을 보여줬다. 유연한 중동 선수들 앞에서 이 젊은 선수들은 흔들림없는 경기력을 보여줬고,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의 주역으로서 제 몫을 다 해줬다.

그사이 프로 축구 판에서는 '올드 보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잉글랜드 진출 실패를 딛고 이동국(전북)이 많은 득점을 기록했으며, 김남일(고베), 설기현(풀럼),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 해외파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세대교체에 성공했다고 판단한 허정무 감독은 파라과이전부터 과감하게 '올드 보이'들을 중용하기 시작하면서 '신-구 조화'를 꾀하려 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차두리는 복귀 첫 경기부터 관중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는 등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 '올드 보이'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면서 해당 선수 포지션 내 주전 경쟁이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됐다. 마지막 A매치였던 세르비아전에서는 김남일이 모처럼 제 기량을 과시하며, 대표팀 롱런 가능성을 열었다.

다양한 결실로 빛나는 2009년을 보냈던 허정무호. 성과와 과제를 면밀히 분석하는 자세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성공을 위해 어떤 행보를 이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허정무 대표팀 감독 (C) 전현진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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