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7 07:26
사회

'사람이 좋다' 박일준, 1세대 혼혈 가수로 지나온 험난한 인생길 [종합]

기사입력 2019.02.19 21:49 / 기사수정 2019.02.19 21:53



[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가수 박일준이 혼혈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던 과거를 회상했다.

19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는 박일준과 그의 큰아들이 혼혈이라는 이유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박일준은 아내와 첫 만남에 대해 회상했고, "나를 몰라보더라. 나는 뭐 부른 누구라고 했다. 그게 누구냐고 했다. '날 몰라 봐? 이것 봐라' 했다. 진짜 모르더라"라며 밝혔다.

이어 박일준의 아내 임경애는 "(집안에서) 저놈 만나지 말라고 했다"라며 털어놨고, 박일준은 "부모가 없어서 싫고 혼혈이라 싫고 노래하는 가수라 싫고. 싫은 건 다 나였다"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이에 박일준은 "결혼을 시켜주지 않으니까 '아이를 만들자'라고 했다. 아이를 만들었는데 병원 가서 지우라고 했다. 자기 엄마 이야기를 듣고 병원에 갔더라. 마침 그때는 점심시간이 2시간 정도 있었다. (아내가) 장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의사가 안 와'라고 했더니 장모님이 살아 있는 생명인데 본인도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와서 낳으라고 했다. 그래서 낳은 아이가 우리 큰 아이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박일준 큰아들은 "부시맨, 콜라, 초콜릿. 검은 건 다 저한테 이야기를 했다. 많이 맞았다"라며 혼혈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겪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이를 안 박일준은 큰아들을 외국으로 유학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박일준은 "나도 혼혈로 살아왔지만 내 자식 만큼은 티가 안 나야 하는데 형우는 티가 난다. 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외국으로 보냈다"라며 미안해했다.



박일준 큰아들은 "처음에 (외국으로) 갔을 땐 저 같은 아이들이 있어서 신기했다. 적응을 해나갔는데 15살 때쯤 되니까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되지. 이 얼굴 하나 때문에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라며 원망도 많이 했다"라며 고백했다.

박일준 역시 혼혈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당했다. 박일준은 "흑인들을 비하하는 단어를 많이 들었다. 그땐 또 머리도 길었고 마이클 잭슨, 잭슨 파이브 흉내낸다고 생김새가 이러게 생겼으니까 흑인일 거라고 생각한 거다.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했다. 내 나라가 한국인데"라며 하소연했다.


박일준은 가수로 활동하며 얼굴이 알려지자 친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왔고, 수십 년 만에 재회했다. 그러나 박일준은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부모를 원망했고, "(아버지가 미국으로 간 후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으니까 내 밑으로 동생들이 있더라. 파티라고 하는데 저는 가시방석이더라. 거기서 뛰쳐나왔다. 굉장히 허전하더라. 일이 손에 안 잡혔었다"라며 토로했다.

게다가 박일준은 "혼자 컸기 때문에 나 혼자 밖에 생각이 안 난다. 가정을 모르는 거다. 부인이 있고 자식이 있어도 그 외로움이 끝까지 가더라. 내 외로움을 다 술로 달랬다"라며 덧붙였다. 힘들 때마다 술을 마신 탓에 지난 2002년 박일준은 알콜중독으로 인해 식도정맥이 파열됐고, 6번의 대수술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박일준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고, 박일준의 큰아들과 딸은 아버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박일준 큰아들은 "아버지를 미워하고 경멸했지만 아버지와 일을 하다 보니 '외로우셨겠구나. 잘 해드려야겠다. 지금이라도 말 한마디를 따뜻하게 해드려야겠다' 싶다"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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