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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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수비 이끈 '센터백 듀오' 임중용-안재준을 만나다

기사입력 2009.11.10 14:03 / 기사수정 2009.11.10 14:03

김지혜 기자



- 임중용 안재준 '신(新),구(舊) 중앙 수비수 듀오'를 만나다

[엑스포츠늇/UTD 기자단=김지혜] 그라운드에서는 골 넣는 공격수가 늘 주인공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천에서는 조금 다르다. 2009 K-리그 29실점으로, 15개 구단 중 실점 2위 기록, 인천의 짠물 수비를 제대로 보여준, 임중용과 안재준이 이번 시즌 주역이 되고 있다.

인천의 신(新)고(古) 중앙 수비수인 이 둘, 인천의 6강 진출티켓을 거머쥘 수 있도록 단단한 방패 역할을 한, 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눈이 부신 그들을 만나보았다.

-우선, 플레이오프 진출을 축하해요~먼저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임중용 (이하 임, 사진 왼쪽): 2005년 이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이네요. 구단,코치진,선수단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쳤기에 이루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응원해주는 써포터즈의 힘도 컸고요.

=안재준 (이하 안, 사진 오른쪽: 마지막 부산경기에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해서 아쉽지만, 경기를 지켜보면서 응원 많이 했어요. 1년 동안 참 어려웠던 적도 많았는데, 마지막에 5위로 올라간 모습 보니깐 정말 좋더라고요. 이제 프로 2년차인데,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니….영광이기도 하고요.

 
-둘이 닮았다는 소리 들으셨어요? 뛸 때 자세도 그렇고, 두 분이 체격도 비슷하고요. 두 분 뛰는 거 보면 가끔 저도 헷갈리더라고요.

=임: 저는 그런 말 처음 들어보는데요, 재준아, 넌 들어봤냐?

=안: 저도 처음 들어봐요, 중용이 형이 저랑 비슷하다고 하면 싫어할 것 같은데요.

=임: 왜 인마, 젊은 친구랑 닮았다는 소리도 듣고 좋구먼, 나보다 키도 크고 몸도 좋고.

 -서로 바라보는 느낌은 어때요? 숙련된 중앙수비수와, 새롭게 떠오른 인천의 센터백인데 말이죠.

=임: 솔직히, 저번에 재준이가 국가대표에 뽑힐 줄 알았어요. 병수가 뽑혀서 기뻤지만, 재준이도 함께 뽑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재준이가 국가대표 경험을 이번에 하고 왔더라면, 더 빨리 큰 선수,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도 국대감으로 손색없지만 말이죠.

=안: 저야 중용이형 닮았다는 소리 들으면 좋죠. 인천의 레전드, 임중용'이잖아요, 저도 '제2의 레전드 안재준'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상대보다, 이건 좀 낫다 하는 게 있나요?

=임: 아무래도 경기 경험이죠.

=안: 음…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중용이 형보다는 제가 더 잘 뛰어다니는 것 같아요. 젊으니까. 그리고 키도 더 크고, 사실 몸도 더 좋아요.


-이번 시즌 인천 수비진들의 짠물 수비 활약이 대단했어요. 특별한 비법이 있나요?

=임: 특별한 비법은 없고요, 인천 수비가 잘했다기보다는, 미드필더, 공격선수들이 일선에서 먼저 잘 막아주었기 때문에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죠. (시종일관 겸손함을 잃지 않았던 임중용)

=안: 글쎄요~ 바닷가 옆이라서 짠 게 아닐까요? (웃음)


-수비진들은 특히나 팀워크가 좋아야 하잖아요, 따로 멤버십훈련은 하는지?

=임: 우리는 따로 모여서 이야기를 하거나, 따로 운동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눈빛만 보면 통하니까. 그냥 경기장에 들어가면 서로 다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요.

=안: 그러고 보니 수비수들끼리는 말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다 과묵한 스타일인 것 같은데. 경기장에서 필요한 말만 딱 하는 스타일이요.

- 중요선수 별명이, '임장사' 잖아요, 이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아주 예전에 붙여진 별명인데, 경기장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고 누가 붙여준 것 같은데…내가 한 번 더 부딪혀야 어린 친구들이 그걸 보고 배우더라고요. 고참으로써 더 열심히 하라는 별명인 것 같습니다.

-재준선수는, 인천에 입단한 지 이제 2년차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인천팬들 사이에서 '리그 최고의 중앙수비수' 또는 '국가대표급'이라 불릴 정도로 신임이 대단해요.

=안: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며, 손을 휘휘 젓는다) 아니에요~아직 멀었어요. 그렇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청소년대표 경험도 있었잖아요. 수많은 수상경력에, 인천 드래프트 1차 지명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는데, 앞으로 국가대표에 대한 꿈도 있죠?

=안: 네~축구선수라면 누구나 다 국가대표에 대한 꿈은 갖고 있을 거예요~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점점 성장하는 재준선수를 보면, 중용선수는 다소 밀릴 것 같은 부담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임: 그럼요. 사람 마음이 다 그렇잖아요.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하고 싶고, 더 보여주고 싶고요. 경기장에서는 나이가 많던 적든 간에 그 누구와 경쟁해서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야죠. 그건 선수로서 당연한 거잖아요. 재준이가 어려서 힘이 무척 좋습니다. 그에 밀리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용 선수는, 2008년 전반기까지 주장을 역임하다가 이준영선수로 변경되었지만, 다시 주장 직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는데요, 주장으로서의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아요.

=임: 지금 제가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준영이가 부상을 당해 주장완장을 잠시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잠시 그 자리를 메운 거죠. 주장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자리인데요, 이제 아저씨인 저는 물러나고, 내년부터는 젊은 친구가 주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격수와의 몸싸움을 위해서는 체력관리도 필수일 텐데요, 중요선수는 총 265경기나 뛰었잖아요. 몸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요.

=임: 제 나이쯤 되면, 정말 한 해 바뀔 때마다 몸이 정말 달라집니다. 예전 같지 않더라고요. 더군다나 젊은 친구들이 계속해서 올라오니까, 몸 관리를 조금만 소홀하면 금방 뒤처집니다. 별다른 몸 관리라기보다, 저는 살이 안 찌게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에 5kg을 뺏는데, 살 빼니깐 경기력도 좋아지고, 수비하는데 더 잘되더라고요. 

-안재준 선수 출장기록을 보니까 이번 시즌, 3경기 빼고 다 뛰었네요. 지치지 않은 몸 관리 비법은 뭔가요?

=안: 웨이트 꾸준히 하고 있고요, 잘 먹고, 잘 쉬는 게 다인 것 같은데.

=임: 인마. 너 보약을 달고 살잖냐. 어디를 가든 홍삼이니 뭐니, 이런 거 냉장고에 가득 쌓아 두는 녀석이에요.

=안: 사실 보약 같은 거 잘 챙겨 먹고 있어요. 보약으로 닝겔 꼽고 다녀도 될 정도로(웃음)

 - 중용선수는 수비수인데도, 7월 제주전 때 골을 넣었는데요, 그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임: 그때, 몇 경기 계속 경기에서 못 이기고 있었을 때여서, 더욱 좋았던 것 같아요. 제 골이 역전 골이면서 결승골이었잖아요.

=안: 그런데 그다음에, 상대방 슈팅이 제 몸 맞고 바로 골이 들어가버렸어요…중용이 형은 골 넣고, 나 때문에 골 먹히고…

 


-안재준 선수도 골 넣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 같은데. (제주전의 만회 골이라던가.)

=안: 제가 고등학교 때까지 센터포워드였잖아요. 게임 뛰면 한 경기당 막 5골도 넣고 그랬는데, 저 득점왕도 해봤거든요. 가끔 골 기회가 오면 살려서 넣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잘 안 들어가더라고요. 수비를 하면서 골 감각을 잃어버렸나 봐요. 이번 시즌에도 골 넣을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정말 안 들어가는 거 있죠. 
 

-그러고 보니 두 분다 공격수 출신이잖아요. 화려하고 주목을 받는 공격수가 부러워 보일 때는 없나요? 

=임: 저도 공격수출신이라 잘 아는데요, 공격수가 스트레스는 더 많이 받아요. 골을 팍팍 넣으면 좋겠지만, 마음처럼 안 들어가는 게 골이거든요. 또 공격수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뛸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로테이션이 많을 수밖에 없고…사실 공격수가 더 살아남기 어려워요. 

=안: 고등학교 3학년 전지훈련을 갔다 와서부터 갑자기 수비를 봤었는데요, 한동안 골도 넣고 싶고 그랬는데,  지금은 수비수를 한 게 잘한 것 같아요. 제가 수비수라서 지금 여기까지 와서 이 자리에 있는 거지, 아마 공격수로 계속 왔었다면, 많이 밀렸을 것 같아요.

 -수비수는 이런 것이 매력이다. 하는 것이 있을까요, 중용선수?

=임: 공격수를 막는 재미가 있죠. 저 선수는 정말 막기 어려운데, 막았을 때 쾌감이 있고요. 그리고 실점 없이 경기에서 이겼을 때, 내 덕분에 이긴 것 같은 느낌도 있고. 짜릿함이 있어요.

-반대로 수비수로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재준선수?

=안: 최전방에서 공격을 막는 위치잖아요. 항상 상대 공격수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꾸준히 해야 하고요. 들어오는 공격보다 한 박자 빠르게 움직여야 하잖아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자리인 것 같아요.

=임: 재준이는 상대 공격수만 따로 적어놓은 노트가 있어요. 매일 그거 적고, 들여다보고 있답니다.


-수비수가 필수로 갖고 있어야 할 덕목이 있을까요?

=임: 아무래도 침착함이겠죠. 경기를 뛰다 보면 굉장히 흥분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수비수만큼은 침착함을 잃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안: 집중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한 번의 실수가 바로 실점과 연결되니까요.


-2009 K-리그가 최종라운드가 끝났는데요, 가장 까다로운 팀, 또는 공격수는 누구였나요?

=임: 저는 상대팀 선수들보다, 우리 팀 병수나 수일이 같은 선수가 제일 무서운 것 같아요. 연습경기 하다 보면, 우리 팀 공격수들 막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공격력이 좋아요.

=안: 저는 슈바가 가장 어려웠어요. 기술이며, 힘이며 여러모로 다 갖춘 선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 지난 경기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또는, 아쉬웠던 경기를 하나씩 뽑아본다면?

=임: 서울에 5:1로 진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정말 아쉬웠죠. 다음에 서울한테는 꼭 이기고 싶어요. 그리고 수원 원정경기. 수원가서 이긴 적은 그때가 처음이라, 정말 기분이 남다르더라고요.

=안: 저도 수원전이요. 2:1로 이겼을 때 온몸에 전율이 쫙 흐르더라고요. 정말 드라마 같은 경기였어요.

-인천이 4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요, 특히 중용선수 같은 경우에는 지난 2005년 준우승의 영광도 있고, 고참으로써 마음이 남다를 것 같아요.

=임: 플레이오프 진출 한 팀이 다 저희와 같은 마음이겠죠. 다 우승하고 싶어하는 마음. 쉽지는 않겠지만 정말 열심히 할 겁니다. 앞으로는 단판경기잖아요. 이런 경기는 아무래도 많은 경험이 있는 고참들의 역할이 커요. 중요한 경기라 선수들이 많이 긴장도 하고 흥분할 수 있는데, 그런 걸로 순식간에 모든 것을 그르치지 않도록 팀 내 선임선수들과 많이 이야기하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갈 겁니다. 성남 어려운 상대 아니거든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준선수는 그때 대학생이셨죠? 인천과 울산 경기를 어떻게 봤었나요?

=안: 사실, 선배들이 울산에 많아서 울산위주로 경기를 봤었어요. 그때 인천에 대한 생각은 창단한 지 얼마 안 된 시민구단이지만,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펼치는 경기를 보고 무척 인상 깊었어요. 시민구단 중에는 정말 최고구나! 생각했었어요.

 
-남은 플레이오프 6강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살짝 알려주세요. 

=임: 진다는 생각 안 하고 있어요. 담담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 저는 프로에 와서 처음 뛰는 플레이오프경기잖아요. 경기에 투입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뛰게 된다면 정말 1분1초 아깝지 않게, 온 힘을 다해 뛸 거예요. 저에게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자리니까 그 어떤 경기보다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번 성남전에 이겨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면, 제일 처음 누구에게 기쁜 소식을 알릴 건가요?

=임: (미리 설레발 치면 안 되는데,) 이겨서 우리 쌍둥이들한테 알려주고 싶어요.

=안: 부모님은 경기 보러 오시니까요, 6강 오르지 못한 팀에 있는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자랑할까 해요.

 
-마지막으로 6강 각오, 또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

=임: 저는 이제 노장이잖아요. 어쩌면 선수로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플레이오프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또 이렇게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는 보장도 없고, 기회도 많지 않고요. 그래서 다가오는 경기는 더욱더 각오가 남다르네요. 지금껏 고생 많이 했습니다.

선수들도 그렇고 코치진도 마찬가지로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승리해서 우승까지 할 수 있게 만들어야죠. 쉽지 않겠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우리 2군 선수들도 이번에 우승했잖아요? 1군도 우승 못할 것 뭐 있습니까? 사랑하는 우리 선수들, 그리고 사랑하는 팬들. 우리 성남 가서 인천깃발을 꼽고 옵시다.!

=안: 저는 꼭 AFC에 나가고 싶어요~

 [글-사진] 김지혜 UTD기자 (hide5-2@nate.com)

임중용 (no.20)

생 년 월 일 : 1975년 4월 21일

신 장 : 184Cm 체 중 : 78Kg

출신교/국적 : 성균관대학교/대한민국

프로 데뷔 : 1999  인천 입단 : 2004

1999년 부산 아이콘스 입단 2003 대구FC- 2004 인천유나이티드

2005년 삼성 하우젠 K-리그 대상 수비수부문 베스트11

-출장: 265  득점:8  도움:1

안재준 (no.27)

생 년 월 일 : 1986년 2월 8일 

신 장 : 186Cm 체 중 : 78Kg 

출신교/국적 : 고려대학교/대한민국 

프로 데뷔 : 2008 

인천 입단 : 2008

2002년 강원도지사기 축구대회 득점상 수상 

2003년 무학기 전국고교축구대회 MVP 수상 

2004년 1,2학년 전국대학축구대회 수비상 수상 

2005년 U-20 청소년대표

2006년 험멜코리아 전국대학축구대회 MVP 수상

2008신인드레프트 1순위인천입단 

-출장:  60  득점:0  도움:1

[관련 기사] ▶ '인천 공격의 시발점' 도화성의 재발견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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