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08 12:32 / 기사수정 2009.11.08 12:32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전혀 막힘이 없었다. 얼마 전까지 정규 리그 2위에 오르기 위해 사력을 다했던 팀치고는 너무 잘 했다. 결국, 컵대회 우승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성공한 K-리그의 명문팀, 포항 스틸러스는 이제 K-리그 챔피언십 우승과 클럽월드컵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2009시즌의 파리아스 매직
포항 축구가 '명품 축구'로 거듭난 데에는 아무래도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역량이 아주 컸다. 그는 빡빡한 2009시즌 일정 속에서도 선수들의 무한 경쟁과 동기 부여를 통한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효율적인 팀 운영을 펼치면서 그가 바라던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있었다. 스타 선수 한 명 없이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쉴새없이 조직적이고 깨끗한 공격 축구를 하는 것은 이미 다른 팀의 모범이 됐다.
상대팀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한 '맞춤형 축구'와 적재적소에 교체 선수를 투입해 작전이 적중한 것은 40대 초반의 젊은 감독, 파리아스 감독이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파리아스 매직'이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선수들에 대한 동기 부여, 목표 의식이 팀을 빛냈다
우선 선수들의 역량을 키웠다. 선수들의 역량 키우기는 1군 주전은 물론 2군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모든 선수를 아우르는 이른바 '파리아스식 리더십'이 발휘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을 향한 파리아스 감독의 배려에 2군 득점왕 출신인 유창현을 비롯해 신인급 선수들이 기회를 살리며 더욱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K-리그에서만 인정받던 선수들을 국가대표급으로 키워내며 팀 자체적으로 선수를 키우는 역량도 발휘했다. 이렇게 모든 선수가 '즉시 전력감'으로 키워지면서 포항의 스쿼드 운용은 그만큼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기회를 골고루 주게 하면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그만큼 더욱 커졌다. AFC 챔피언스리그 MVP를 차지한 노병준은 30대에 접어든 나이에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또, 양 측면의 최효진과 김정겸도 파리아스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면서 상대의 측면을 휘저으며 포항 공격의 일등 공신이 됐다. 국가대표로도 자주 발탁됐던 황재원과 김형일, 중앙 미드필더로서 중원을 책임졌던 김태수와 김재성도 눈에 띄게 급성장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는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의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에 1차전에서 일격을 당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또 정규 리그에서도 2위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티켓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기도 했다.
하지만 '파리아스 매직'으로 똘똘 뭉친 포항의 선수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막판에 갈수록 목표 의식이 발동하면서 더 좋은 경기력을 과시했다. 결국, K-리그 정규 리그 2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파리아스 매직'이 정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똑같은 43살의 나이에 대륙별 컵 정상을 차지한 파리아스 그리고 히딩크
'파리아스 매직'은 언뜻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히딩크 매직'을 연상케 한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변변한 스타 선수 없이도 강한 공격성 축구와 조직적인 플레이를 모토로 팀을 운영하며 장기적인 계획하에 선수단을 이끌었다. 그 결과, 유럽 강팀에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치며, 4강까지 진출했고 '무명'이나 다름없던 박지성, 이영표 등이 유럽에 진출해 한국 축구의 선진화를 이룩한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파리아스 매직'이 '히딩크 매직' 이상을 넘어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 그의 나이가 우리 나이로 43살밖에 안 됐지만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파리아스 감독이 더 커 나갈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는 얘기다. 파리아스 감독처럼 똑같이 43살의 나이에 PSV 에인트호벤을 유러피언 컵(현재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트레블을 달성해낸 히딩크 감독처럼 '파리아스 매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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