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은혜 기자] "바닥도 경험했고, 정상도 경험했다".
엄천호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인첼의 막스 아이허 아레나에서 열린 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부 매스스타트에서 7분36초110의 기록으로 미국의 조이 맨티아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막판 스퍼트로 스프린트포인트 40점을 딴 엄천호는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엄천호는 "긴장을 많이 해서 작전에서 머릿속으로 구상했던 작전에서 실수가 나왔다. 금메달이 아쉽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엄천호는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 2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수확하며 상승세를 탄 엄천호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은메달이라는 성과를 냈다.
계속해 호성적을 내고 있는 엄천호는 올 시즌 남자 매스스타트 월드컵 랭킹에서도 랭킹 포인트 475점으로 1위에 올라있다. 쇼트트랙에서의 경험은 매스스타트에서 자연스럽게 강점으로 나온다. 엄천호는 "어떤 타이밍에 자리를 잡아야하고, 어떤 타이밍에 앞에 있어야하는지 감이 생겼다. 매스스타트는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엄천호는 최근 자신의 좋은 성적의 비결에 대해 "포기하지 않았던 꾸준함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부상도 많았고, 힘든 시기도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면서 "부상이나, 어려운 형편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후배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친구들이 귀감을 삼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을 하던 때를 돌아보며 "너무 어렸다"고 말하는 엄천호다. 엄천호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등을 하면서 자만했다. 정상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조금 더 단단해지고, 더 신중해졌다"며 "바닥도 경험해보고, 정상도 경험했다. 지금은 관심이나 그런 것들이 부담이 되지는 않고, 행복하다"고 웃었다.
모든 선수에게 그렇듯 엄천호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올림픽. 2022 베이징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는 그는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 시즌 준비를 잘하면 올림픽까지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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