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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특급 용병' 가빈, "수비 배우고 싶어서 한국 택했다"

기사입력 2009.11.02 13:38 / 기사수정 2009.11.02 13:3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2010 NH농협 V-리그 개막전의 주인공인 단연 삼성화재의 가빈 슈미트(23, 캐나다)였다. 지난 시즌까지 V-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한 안젤코(전 삼성화재)의 빈자리는 매우 커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가빈은 개막전에서 종식했다. 207cm의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가빈의 공격력은 위력적이었다. 국내 프로팀들 중, 가장 높은 블로킹을 자랑하는 현대캐피탈 블로커들도 가빈의 높은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배구에 입문한지 겨우 5년에 불과한 가빈은 성공적인 한국 데뷔전을 가졌다. 그러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평가는 아직 냉정하다.

"가빈은 아직 미완성인 선수다. 신장이 크다 보니 발이 느리고 수비가 약한 점이 단점이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열심히 하고 있고 팀을 위해 희생하려는 태도도 마음에 든다. 처음 한국에 와서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안젤코와 비교해 나쁘지 않다"

한국에 온 지 2달이 돼간다는 가빈은 "한국에 오기 전, 그리스와 프랑스 리그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다. 이곳에서 훈련을 하면서 느낀 점은 내가 이때까지 경험한 배구와 매우 이질적이라는 점이다. 캐나다 대표팀을 비롯해 프랑스와 그리스팀에서 뛰었을 때는 높이와 힘을 강조한 공격배구를 구사했다. 그러나 삼성화재와 한국 배구의 특징은 수비에 있다"고 한국배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신장은 작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기술을 갖춘 삼성화재 선수들은 가빈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캐나다와 다른 리그에서는 이런 선수들을 본 적이 없다고 가빈은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뛰면서 수비를 배우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모두 수비력이 뛰어나다. 내 약점은 수비에 있는데 이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한국리그를 선택한 이유도 수비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이번 시즌을 거치면서 내 수비실력이 조금이라도 향상됐으면 좋겠다"

가빈에게 볼을 올려주는 이는 국내 최고의 세터인 최태웅(33)이다. 두 달 동안 최태웅과 호흡을 맞춰본 가빈은 자신에게 볼을 올려주는 세터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내세웠다.

"개인적으로 최태웅을 최고의 세터로 평가하고 싶다. 내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얘기를 안 해도 토스를 매우 적절하게 올려준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 치기 쉬운 볼과 어려운 볼이 있는데 그런 볼도 잘 조절해준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원하는 볼을 올려주는 세터가 바로 최태웅이다"

신치용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팀에 희생할 수 있는 정신'을 꼽았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팀의 플레이에 융화할 수 있고 한국배구에 녹아들 수 있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였던 안젤코만큼, 가빈도 신치용 감독이 원하는 '한국형 용병'이었다. 코트 안에서는 물론, 코트 밖에서도 팀과 하나가 되고 싶다고 밝힌 가빈은 "팀 동료는 물론,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분들이 모두 잘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운동뿐만이 아니라 청소 같은 사소한 일도 함께하고 싶다. 걸레로 직접 바닥을 닦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런 일도 해보고 싶다 (웃음)"

선수 대부분이 30대로 구성된 삼성화재 선수 중, 유일하게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선수는 최태웅이다. 가빈은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필요한 세터가 영어를 할 줄 알아서 매우 편하다고 대답했다.

삼성화재에서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안다고 대답한 가빈은 "공격에서 내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공격에만 국한되는 선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 수비에도 참여해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와 마찬가지로 가빈의 목표 역시 '팀의 우승'이다. 또한, "한국리그에서 뛰면서 수비에 대해 많이 배구고 싶다"는 의지도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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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가빈 슈미트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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