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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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1열'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본 히치콕 영화 주인공 [전일야화]

기사입력 2019.01.19 06:40 / 기사수정 2019.01.19 00:40

유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신경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히치콕 영화 '싸이코', '현기증'의 주인공들에 대해 말했다.

18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는 민규동 감독과 배우 이영진, 하지현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세 사람은 히치콕 감독의 영화 '싸이코', '현기증'을 함께 살펴봤다.

이날 하지현은 히치콕에 대해 "정상 심리 아닌 이상 심리를 극명하게 다룬다. 심리분석 입장에서는 너무 재밌는 소재"라고 말하며 정신분석 쪽에서 히치콕과 관련된 많은 논문이 있음을 알렸다.

첫 번째로 영화 '싸이코'를 살폈다. 변영주 감독은 가장 먼저 스릴러, 서스펜스, 공포의 정의부터 내렸다. 변 감독은 "스릴러는 장르의 개념이다. 문학적 장르, 이야기의 장르의 개념이다. 서스펜스는 과정이다. 감정을 느끼기 전까지 오금 저리게 만드는 과정이다. 무언가를 유추해서 긴장하게 만드는 거다. 공포는 결과물이다. 수첩을 꺼내 무엇인가 말하려 하는 사람을 지켜보면 서스펜스다. 거기서 공포감을 느끼는 거다. 히치콕은 서스펜스를 구축해 내는 게 이야기의 핵심 구조라 생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현은 극 중 주인공인 노먼 베이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두 축으로 볼 수 있다. 정신병리학적으로는 조현병 환자다. 어머니와 나, 두 인격을 가진 해리성 인격 장애 환자다. 노먼 베이츠는 교도소가 아니라 정신 병원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엔딩의 웃음에 대해서는 "1세-2세는 공생기다. 엄마 배속에 있을 때처럼 엄마와 내가 하나라고 느끼는 시기다. 3세-4세는 오이디푸스기다. 엄마와 아빠가 사랑하는데 나에게 주는 사랑과 달라서 아빠를 질투한다. 이 영화에서 노먼 베이츠는 다섯 살 때 아빠가 사망하고 오이디푸스기를 갖지 못한 채 성장한다. 이후 엄마가 누군가와 연애해서 그때 처음으로 오이디푸스기를 겪는데, 이 때문에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를 죽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으로써 엄마를 영원히 내 것으로 가지고 다시 공생기로 퇴행한 것이다. 나와 엄마는 영원히 하나라는 환상을 완성한 채 살아온 것"이라면서 "박제도 그런 맥락의 상징이다. 남성처럼 행동하지 않고 소년처럼 행동하잖나. 우유와 빵을 주는 것도 유아적인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영화 '현기증'을 살폈다. '현기증' 에 대해 변 감독은 "나선형이라는 이미지가 나온다. 종각을 오르는 장면 등에서 반복된다. 끊임없이 나선형을 돌게 되니까 위험하다, 어지럽다를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록색은 유령과 같은 색이라고 말했다더라. 빨강은 죽음의 이미지라면 초록색은 기억, 환상의 이미지다. 초록과 빨강이면 확 대비가 되잖나. 그런 식으로 배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현은 이에 대해 "나선형으로 내려가서 빨강과 초록 번쩍번쩍하는 건 클럽 같은 느낌이다. 현실 세계에서 나는 이성적으로 사는데 이 안에 들어가면 현실에서 벗어나는, 논리적 세계에서 벗어나 무장해제 하는 효과가 있다. 아마 감독 입장에서 순간순간 그런 장면을 주면서 논리적으로 따지기보다는 히치콕이 만들어 놓은 논리 안으로 빠져들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지현은 '현기증'의 주인공에 대해 "특징은 구원환상을 가진 사람"이라며 "우리나라 전설에는 평강 공주가 있다. 온달 왕자 사람 만들어 키워보겠다고 하잖나. 구원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선택하는 대표적인 직업이 경찰 소방관 의사 간호사다. 누군가를 구해주는 일을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 중 존은 구원환상을 실현하려고 경찰이란 직업을 선택했다. 매들린에게 호감이 생긴 계기는 자기 친구와 삶이 썩 행복해 보이지 않고 구원해줘야겠다 싶어서였다. 매들린의 목숨을 구했을 때 사랑하고 집착한다. 매들린이 죽은 뒤 주디를 통해 구원환상 욕구를 충족한다. 집착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JTBC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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