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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산 악몽' 넘고 1위 탈환 노린다

기사입력 2009.10.16 12:53 / 기사수정 2009.10.16 12:53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더 이상 시즌 말 악몽은 없다!'

정규리그 1위 탈환을 노리는 FC서울이 '악연'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10월 16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9 K-리그 28라운드를 갖는다. 

정규리그 2위 서울과 11위 부산의 전력 차는 언뜻 보기에도 극명해 보인다. 득실차 +17 대 -5에선 일방적인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두 팀은 최근 몇 년간 맞대결에서 전력과 성적에 상관없이 항상 치열한 승부와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왔다. 더군다나 서울은 지난 시즌 말미 부산에 발목을 잡히며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 결정전 직행 꿈을 날려 버린 '악연'마저 있기에 승부는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

시즌 말 악몽의 재현?


서울은 2007년 세뇰 귀네슈 감독 부임 이후 줄곧 정규리그 막바지에 실망스런 패배를 당하며 다 잡았던 물고기를 놓치던 징크스를 겪었다. 2007년,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5위를 달리던 서울은 비기기만 해도 6강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하위권 대구FC에 0-1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대전 시티즌에 골득실도 아닌 다득점으로 밀려 7위로 추락, 다 잡았던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2008년엔 시즌 막바지 선두 경쟁을 벌이던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을 잇달아 1-0으로 격파하며 1위에 등극, 정규 리그 우승의 8부 능선을 넘는 듯했으나 당시 리그 꼴찌를 다투던 부산에 0-2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골득실에 밀려 라이벌 수원에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리고 2009년. 서울은 정규리그 3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전북 현대와 승점 차이는 2점. 뒤에선 3위 포항 스틸러스가 승점 4점 차로 바짝 추격해 오고 있다.


정규리그 1위는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하고, 2위는 플레이오프에서 준플레이오프 승자를 기다린다. 반면 3위는 6강 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를 모두 치르고 올라가야 하다. 더군다나 정규리그 2위까지는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확보되기 때문에 서울로선 최소 2위 확보를 위해서라도 잔여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목표로 뛰어야 한다.

그런데 얄궂게도 하필 남은 세 경기 중 첫 상대가 지난 시즌 악몽을 안겨줬던 부산이다. 서울로선 복수와 동시에 악연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상대전적 백중지세, 그러나 홈에선 강하다
 

역대전적에선 서울이 44승 41무 41패로 근소하게 앞서있지만 사실상 백중세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 최근 5경기 상대전적으로 범위를 좁혀도 2승 1무 2패로 양 팀이 동률을 이루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 팀 모두 홈에서만큼은 서로에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은 홈에서 서울에 최근 6경기 동안 진 적이 없고, 서울 역시 부산을 상대로 홈 6연승을 기록 중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경기를 홈에서 치르는 서울은 조금 더 가벼운 마음이다.


비록 서울은 최근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실패에 이어 리그에서 라이벌 포항을 상대로 아쉬운 2-3 패배를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었지만, 포항전과 세네갈과의 A매치에서 연속골을 터뜨린 기성용과 역시 최근 리그 2경기 연속골을 넣은 스트라이커 안데르손의 상승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U-20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이승렬의 가세 역시 고무적이고, 몬테네그로 대표로서 주중 월드컵예선을 뛰고 온 데얀도 컨디션이 좋다.

그러나 부산 역시 만만치 않다. 부산은 최근 활약이 좋은 박희도, 오랜만에 골 맛을 본 양동현, '스피드 레이서' 이승현 등을 앞세워 최근 2연승을 기록 중이고, 부산이 최근 서울을 상대로 한 5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올렸다는 점은 서울을 불안하게 만드는 부분.  

두 팀 간의 껄끄러운 관계도 변수다. 지난해 두 번의 맞대결에서 서울의 이청용과 김한윤 등이 부산 선수들과 물리적 충돌을 겪으며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지난 리그 14라운드에서도 두 팀 간에는 경기 내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고, 결국 아디와 정성훈이 충돌하는 장면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아디와 김승용이 차례로 퇴장당해 상대를 제압하고도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손해를 봤다.

이처럼 그간 감정 컨트롤 능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왔던 서울 선수들이 경기 중 자칫 감정적으로 격양돼 집중력을 잃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더군다나 이미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부산과는 달리, 서울은 부산전 이후 남은 2경기에서 정규리그 우승은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한다. 그렇기에 서울로선 경고 누적이나 퇴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축 선수들의 출장 정지를 최소화해야만 한다.

비록 가장 큰 목표였던 AFC 챔피언스리그 등 모든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의 꿈은 사라졌지만, 연고 이전 후 단 한 차례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서울에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기회다. 특히 귀네슈 감독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팀의 주축선수인 기성용이 1월에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하고, 수비의 핵심인 김한윤, 아디 역시 적지 않은 나이란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올 시즌 여러 차례 난관을 만났지만, 그 때마다 이를 잘 극복해내며 강팀의 면모를 지켜 온 서울이 반드시 잡아야 할 부산과의 한판 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서울의 올 시즌 운명은 물론 K-리그 선두권의 향방까지 가늠케 할 중요한 일전이다. 

[사진(C) 엑스포츠뉴스 김현덕 기자]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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