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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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접힌 FC 서울, 플레이오프벽 뛰어넘을 것인가?

기사입력 2005.09.26 09:54 / 기사수정 2005.09.26 09:54

공희연 기자
전북의 감독 교체 후 첫 승리의 제물은 FC 서울이었다. 9월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 삼성 하우젠 K리그 FC서울과 전북현대의 경기.전북은 프랑코의 첫 골로 앞서 나가던 FC 서울의 기세에 찬 물을 끼얹으며 2골을 몰아넣어 짜릿한 홈 역전승의 기쁨을 누렸다.플레이오프를 위해서라도 꼭 승리해 승점을 챙겨야만 하는 FC 서울의 입장에서는 절로 탄식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수준 높은 선수들의 보유≠팀 성적) 새롭게 자리 잡은 공식

전기리그를 5위로 마친 FC 서울의 후기리그를 예상하는 사람들의 결론은 '그리 어둡지 않다.' 였다. 공격라인에 전기리그 득점 순위 1, 2위인 박주영과 김은중이 포진해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리그 도움 순위 1위의 히칼도 까지 수준 높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전기리그 당시 FC 서울이 보여줬던 날카로운 공격력만 봐도 FC서울의 좀 더 낳아질 후기리그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점쳤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예상대로 첫 출발은 꽤나 괜찮았다. 8월 2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광주와의 후기리그 개막전은 김은중과 김동진의 득점으로 2:0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FC 서울의 기분 좋은 후기리그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FC 서울의 깔끔한 승리는 광주와의 경기 이후 다시 연출되지 않았다.광주와의 경기 후 울산과 1:1 무승부, 포항에 2:1 패배, 성남과 0:0 무승부를 비롯해 전북에 2:1 패배까지 2무 2패로 결과만을 놓고 봤을 때 답답한 경기의 연속이었다.

K리그 최고를 자랑하던 FC 서울의 공격라인은 제대로 된 힘조차 발휘하지 못했고, 히칼도의 날카로운 도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결국 중간순위 9위로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수준 높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팀의 성적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공식이 또 한번 성립한 것이다.

선수 개인 의존도를 버려라. 

지난 성남과의 경기가 끝난 후 FC 서울의 경기를 '몇몇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에게 의존 한다.' 라 평가하는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성남과의 경기를 제대로 본 축구팬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기사였을 것이다.

전기리그당시 박주영은 축구천재라는 영광스런 별명을 얻으며 쾌속질주 했고 그 결과 전기리그 득점 순위 1위를 마크하며 많은 기대 속에 후기리그를 맞았다. 그러나 후기리그에서의 박주영의 모습은 확실히 전기리그와 달랐다. 

득점연출이 가능한 상황에서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횟수가 증가했으며 상대팀 수비수들에게 봉쇄당해 이렇다할 슈팅조차 해 보지 못하는 모습까지, 전기리그 축구천재라 불리던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또한 볼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증가해 그의 공격은 차단당하기 일 수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FC 서울의 주득점원인 박주영은 이미 다른 팀에 의해 분석된 것이고 그것을 토대로 경기에 임한 결과 박주영을 분석하지 못했던 전기리그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박주영에 의해 주도되는 FC 서울의 공격루트가 간파당해 박주영 으로부터 공격이 연결되어 질 수 있는 위치에 이미 상대팀 수비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박주영은 패스할 곳을 찾지 못했고 그에 따라 공격이 차단된 것이다. 또한 박주영의 움직임을 예측해 미리 차단하는 수비는 박주영을 봉쇄하는 중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박주영 뿐만이 아니다. 히칼도 역시 마찬가지의 경우. 후기리그에 히칼도의 시원하고 날카로운 도움을 찾아보기가 힘든 것도 FC 서울 공격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히칼도가 이미 다른 팀에 의해 간파 당했기 때문이다. 히칼도는 다른 팀 수비수들의 봉쇄를 피해 그때그때 위치를 바꾸어 가며 경기에 임했지만 FC 서울 공격의 정점에 있는 히칼도의 움직임은 이미 상대팀 선수들에게 완전히 읽혀져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광주전 이후 4경기 3득점이라는 낮은 득점력과 틀이 짜여져 있지 않은 듯한 경기로 FC 서울은 답답한 형국이 되었다. 박주영과 히칼도에게로 향하는 의존도가 높은 것은 FC 서울로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두 선수가 철저하게 분석되어 졌다면 경기가 답답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박주영과 히칼도가 철저하게 분석되었다면 박주영과 히칼도가 아닌 다른 선수들을 이용해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이미 분석되어진 상황에서 기존의 플레이 스타일을 고집한다면 앞으로의 경기도 같은 모습이 반복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FC 서울의 플레이에서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에 따른 답답함은 성남전에서 여실히 들어났다. 수적우위를 점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사실이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포츠에는 스타플레이어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타플레이어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질수록 그 팀의 플레이 스타일은 단조로워 질 수 밖에 없고, 그에 뒤따르는 것은 하락하는 경기력이다.


큰 그림 그리고 팀 정비

축구는 1명도 2명도 아닌 11명이 함께 하는 스포츠다. 그렇다면 몇몇 선수들에게 초점을 맞춘 작은 그림이 아닌 11명 모두에게 초점을 맞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누군가에 의해 주도되는 공격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어떠한 그림으로 전개되는 공격이 그보다 훨씬 중요하다.
 
누군가에 의해 주도되는 공격의 경우 그 누군가가 막히면 해답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이와 달리 어떠한 그림으로 전개되는 공격의 경우 누군가가 막히면 그 자리를 대신할 또 다른 누군가가 존재하기 마련인 것이다.

이 선수가 막히면 다른 선수를 활용하면 된다. 즉, 박주영이 막히면 김은중을 비롯한 다른 공격수들을 활용 하면 된다. 노나또 이원식 등 또 다른 공격수들도 건재하다. 굳이 박주영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박주영에 의해 주도되는 공격이 아닌 FC 서울만의 스타일이 있는 공격을 해야 할 것이다. 그 정점은 박주영이 될 수도 있고, 김은중이 될 수도 있으며 또 다른 건재한 공격수 들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탄탄한 틀이 짜여져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성남전이나 가장 최근경기인 전북전 모두 FC 서울의 경기는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수비불안으로 실점기회를 여러 번 맞았을 뿐 아니라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모습도 여러 번 연출되었다. 다시 말해 전체적으로 불안한 모습 이었다. 분명 FC 서울에겐 팀 분위기를 제정비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아직 후기리그에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지금까지 이렇다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그것에 얽매여 팀 분위기가 흐트러진다면 앞으로의 남은 경기도 좋은 결과나, 내용을 장담하기는 힘들어 진다. 

지나간 경기는 지나간 경기 일 뿐, 남은 경기에 집중하고 팀 분위기를 단단히 해 그것이 좀더 탄탄히 짜여진 경기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도 말 했듯이 FC 서울은 수준 높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 선수들의 개인기량이 하나하나 녹아들어 FC 서울이라는 그릇 안으로 모여들면 그것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팀의 기량은 쉽사리 예상하기 힘들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날개가 꺾이면 다시 펴기 힘들지만 접힌 날개는 다시 펼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하나로 합쳐져 과연 FC 서울이 접혀졌던 날개를 다시 피고 플레이오프라는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결과는 후기리그가 마무리 지어지는 그 때 까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공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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