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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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둥지를 튼 감독들의 올시즌 성적은?

기사입력 2005.09.24 01:23 / 기사수정 2005.09.24 01:23

서민석 기자

김태환-신선우-험프리스-허재감독 올 시즌 그들의 성적은?

이제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고 불리는 프로농구의 개막(10월 21일)이 코앞에 다가왔다.

지난 2004~2005시즌은 부산 KTF의 선전과 우승 후보였던 창원 LG-서울 SK의 6강 동반탈락 그리고 시즌 후반 휘몰아쳤던 '단테 존스(KT&G) 돌풍'과 원주 TG삼보의 우승으로 요약된 한 시즌이었다.

그렇게 지난 시즌은 흘러갔고, 이제 한 달 정도남은 올 시즌은 예년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기량이 업그레이드된 용병들이 대거 영입되었고 신인드레프트에서 이례적으로 해외동포였던 한상웅(서울 SK) - 김효볌(울산 모비스)가 지명되고, FA였던 특급가드 신기성(원주 TG삼보->부산 KTF) - 현주엽(부산 KTF->창원 LG)의 이적으로 여러가지 흥밋거리가 많아진 상황이다. 특히나 올 시즌은 10개팀 중 4개팀이 사령탑을 교체한 것 역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시즌 새 팀에서 감독생활을 시작하는 허재 - 신선우 - 김태환 - 험프리스. 과연 그들은 과연 어떤 복안을 갖고 시즌을 맞이할까? 시즌전 미리 살펴보기로 하자. 

'농구천재'의 감독실력은 얼마나 될까? - 허재 감독(전주 KCC)

지난 시즌 아쉽게 챔피언결정전에서 원주 TG삼보에게 패한 전주 KCC는 현대시절부터 계속해서 팀을 맡아왔던 '신산' 신선우 감독이 창원 LG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감독자리에 미국에서 코치연수를 받고있던 허재를 감독으로 전격 영입했다.

삼성 - 현대의 실업농구 양강체제를 깨뜨린 기아. 그 중심에 서있던 허재를 감독으로 영입하면서 마치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가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동렬감독을 영입한 것과 비교되며, 팬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일단, 허재 감독은 올 시즌이 지도자로서의 첫 걸음이다. 또한 그는 코치 시절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에 오른 아주 드문 케이스다. (물론 이충희감독이 창원 LG감독을 바로 맡은 경우는 있지만 이 경우는 이감독이 대만에서의 감독경험이 있다.)

이상민 - 조성원 - 추승균의 국내 선수로 대표되는 전주 KCC는 올 시즌 기존의 용병이었던 찰스 민렌드의 짝꿍으로 'NBA 드레프트 6순위'에 빛나는 쉐런 라이트를 영입했다. 표명일 - 최승태 - 변청운 - 정훈종으로 이어지는 씩스맨들까지 감안하면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이다.

하지만, 올 시즌 허재감독이 가장 고려해야할 사항은 주전급 선수의 체력안배다. 이상민(33) - 조성원(34) - 추승균(31) - 표명일(30)등 주전급의 나이가 30대로 자칫 잘못하면 시즌 후반에가서 성적이 급전직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장-단점을 잘 알고있는 영리한 허재감독이기에 올 시즌은 유난히 체력훈련에 비중을 두고있다. 

조성원의 말처럼 '감독님'이란 단어보단 '형'이라는 단어가 아직 익숙한 허재 감독. 과연 그가  '그리스 신화에 신 제우스가 딸 아테나에게 주었다는 벼락을 맞아도 부서지지않는 무적의 방패'를 뜻한다는 EGIS를 로고를 쓰고 있는 전주 KCC 감독으로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된다.

'신산'을 앞세워 창원에 농구열기를 다시 모은다 - 신선우(창원 LG)감독

'현역 프로농구감독 중 누가 가장 명장인가?' 라는 설문조사를 한다면 아마 상당수의 팬들은 올 시즌 현대가와의 오랜 인연을 접고 창원 LG로 이적한 신선우 감독을 꼽을 것이다.

연봉 3억씩 총 3년계약으로 창원 LG로 둥지를 옮긴 신선우 감독은 통산 282승(191패)로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97~98시즌과 98~99시즌 2년연속 챔피언에 오르는등 챔피언결정전 3회 우승으로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최다 진출(6회)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말그대로 '한국농구 최고의 명장' 이다.

반면, 올 시즌 그가 지휘봉을 잡을 창원 LG는 지난 시즌 그야말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전만해도 NBA출신의 제럴드 허니컷을 영입, 기존의 황성인 - 조우현 - 김영만 - 송영진 - 배길태 - 박광재 등의 든든한 국내선수를 앞세워 전문가들로 부터 '우승후보'라는 칭송을 받았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용병 콤비였던 허니컷과 페니가는 47득점을 합작했다. 거의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지만, 득점에 맛을들인 두 용병은 정작 중요한 골밑을 지키지않아 상대팀 용병에게 쉬운 골밑득점을 내주기 일쑤였고, 또한 공격성향이 강한 국내선수들역시 잦은 동선 중복등의 문제점을 노출. 결국 17승 37패 9위라는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몰락한 명문을 재건하기위해 영입된 신선우 감독은 일단 올 시즌 객관적인 전력에선 분명 구단의 든든한 지원을 업고있다.

FA 최대어로 손꼽히던 현주엽이 3억 6천만원을 받고 LG에 영입됐고, 베네수엘라 국가대표로 맹활약한 '베네수엘라 특급'으로 불리는 헥터 로메로와  유럽리그에서 이미 검증받은 '득점머신 센터' 알렉산더라는 걸출한 용병까지 가세하며, 신감독 본인이나 팀 입장에선 명예회복을 위한 초석은  착실히 다져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농구는 개인이아닌 팀이 하는 경기다. 화려한 맴버를 갖춘것은 틀림없지만, 지난 시즌의 충격을 되풀이하지 않기위해서 신선우 감독은 올 시즌 '팀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에선 그다지 빼어난 점수를 줄 수 없는 선수들이 많은 LG에서 신선우 감독이 과연 어떠한 패턴을 가지고 명가재건에 나설지 기대된다.

 
1년여의 '야인생활'끝에 권토중래를 노린다 - 김태환 (서울 SK)감독

고진감래, 와신상담, 권토중래.

지난 시즌을 앞두고 창원 LG에서 전격 경질된 김태환 감독의 올 시즌 프로농구 복귀의 각오는 아마 저 단어들로 대변될 것 같다. 

창원 LG감독 부임 이후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준우승 1번을 포함 4년 연속 4강을 이끌었던 김태환 감독은 석연찮은 이유로 경질된 이후 "다시는 농구는 보지않겠다" 며 압구정동에 고깃집을 개업하는 등 농구와는 담을 쌓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정한 승부사'의 피가 흐르는 그도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농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을 거쳐 1년 남짓한 야인생활을 접고 마침내 올 시즌 서울 SK 감독으로 팬들앞에 돌아왔다.

창원 LG와 마찬가지로 서울 SK역시 지난 시즌 임재현 - 전희철 - 조상현 - 황진원 - 전형수등의 막강 국내맴버에 크리스 랭이라는 확실한 용병센터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24승 30패 8위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김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본인이 추구하는 '공격농구'의 색깔을 강화하기위해 이정래 - 서동용을 영입하면서 공격력 강화에 나섰다. 결국 이러한 트레이드의 성향에서도 알 수 있듯 김감독은 올 시즌 역시 화끈한 공격농구로 잠실벌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을 것이다.

물론 올 시즌도 임재현(한상웅 - 황진원) - 전희철(김일두) - 조상현(이정래)등으로 이어지는 국내선수들이 확실하고, 지난 시즌 부산 KTF에서 맹활약했던 게이브 미나케를 영입. 확실한 득점루트는 이미 확보되어있다.

다만, 센터 웨슬리 윌슨이 전지훈련이나 연습경기에서 그다지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과 지난 시즌 지적됐던 주전과 벤치맴버의 출전시간과 안배같은 문제는 김태환 입장에선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용병과 팀 조직력의 비중이 절대적인 프로농구에서 웨슬리 윌슨이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김감독의 명예회복도 빨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최고의 용병감독을 앞세워 새로운 신화창조 - 인천 전자랜드

파란만장했던 지난 시즌을 결국 꼴찌로 마감한 전자랜드는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한 박수교 감독(현 전자랜드단장)의 후임으로 원주 TG 삼보에서 코치직을 훌륭하게 수행했던 제이 험프리스를 전격 감독으로 영입했다.

NBA 1라운드(1984년 13순위)로 지명받아 11시즌동안 8772득점 - 4399어시트를 기록했던 명가드 출신인 제이 험프리스는 올 시즌 전자랜드를 강팀으로 만들기위해 기존의 용병이었던 엘버트 화이트와 재계약을 했고 '마약 거래 및 불법무기소지죄'로 7년간 감방생활을 한 리 벤슨의 영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었을 때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과 대비해서 그다지 눈에띄는 전력보강은 없다. 물론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루키가드' 정재호(경희대)를 영입하긴 했지만, 김택훈(전 삼성)이외엔 눈에 띄는 선수 영입은 없었기 때문에 기존의 박규현 - 최명도 - 문경은 - 박훈근 - 김재훈 등으로 팀을 이끌어나가야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험프리스 감독은 '이름값'보단 철저히 '실력' 위주로 선수를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포 문경은이라 할지라도 나태한 모습을 보인다면 과감하게 스타팅 멤버에서 제외시킨다는 것이다.

가드진이 약한 팀에 가장 알맞는 용병으로 지목받는 엘버트 화이트와 성격만 잘 컨트롤한다면, KBL에서 손꼽히는 용병으로 거듭날 리벤슨을 어떻게 컨트롤하느냐와 타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네임벨류가 떨어지는 국내선수들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기용하느냐가 올 시즌 험프리스감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003~2004시즌 4강에 진출하며 '전자랜드 신드롬'을 잃으켰던 전자랜드. 과연 험프리스 감독이 어떤 지도력으로 또다른 신화를 창조할지 지켜보자.

선수라는 '구슬'을 잘 꿸감독은 과연 누구?

모든 스포츠는 누가 뭐라고 해도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아무리 감독이 영리하고 뛰어난 패턴을 가지고있어도 결국 선수들이 성의없이 뛰고 개인만 강조한다면 팀 성적이 좋아질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각각 확실한 색깔은 갖고있는 네 명의 감독이 펼칠 올시즌 프로농구역시 팬들 입장에선 '골라보는 재미'를 만끽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이번 시즌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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