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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마약왕' 송강호 "나태하지 않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기사입력 2018.12.30 17:10 / 기사수정 2018.12.31 11:4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송강호가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 열연과 함께 '마약왕'(감독 우민호)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19일 개봉한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 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지난 해 8월 12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택시운전사'이후 1년 4개월 여 만에 '마약왕'으로 돌아온 송강호는 "오랜만에 뵙는다"라며 환한 미소와 함께 '마약왕'과 함께 한 여정을 전했다.

송강호는 "제목이 '마약왕'이지만, 저희 영화는 마약 세계를 탐구하거나 하는 영화는 아니에요. 삐뚤어진 욕망, 잘못된 인생의 희로애락을 거치는 한 사람의 인생사에 대한 얘기를 그린 것이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던 사람이 권력과 돈에 맛을 들이면서 점점 변해가고 파멸해가는 모습을 그 사람의 내면의 지점에서 충실하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접근했죠"라고 설명했다.


또 "마약이라는 소재가 사실 미국이나 멕시코 같은 나라에서는 문화 자체에 뿌리를 내린, 자연스럽고 익숙한 어떤 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희는 청정지역이잖아요"라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민호 감독에 대한 신뢰로 작품에 더욱 공을 들였다고 전한 송강호는 "제가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던 것만큼, 감독님도 저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다고 들었어요"라고 미소지으면서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캐릭터와 장면들을 만들어나갔죠"라고 덧붙였다.

또 "마약 세계에 대한 디테일한 것들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것이 제게는 도전이었죠"라며 접해보지 못한 세계를 배우로서 연기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존재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힘들었지만, 이는 반대로 가장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마약 연기는 물론이고, 영화 속에서 거꾸로 매달려 맞는 장면도 있죠. 고통스럽지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라고 말을 꺼낸 송강호는 "어찌됐든 사람이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할까요. 그런 일대기를 연기한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어렵지만 재미있었죠"라고 되짚었다.


'택시운전사'를 비롯해 '변호인'(2013) 등 그간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일상생활과 맞닿아있는 소시민적인 모습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존재하고 있다는 부분도 헤아리고 있었다.

송강호는 "그런 역할을 배우가 일부러 선택할 수는 없죠. 한 작품 한 작품,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렇게 필모그래피가 쌓여왔어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약왕'의 후반부처럼 그동안 관객 분들이 전혀 보시지 못했던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도 생기는 것 같아요"라고 차분하게 전했다.

또 '마약왕'을 '조금 새로운 구조'라고 소개하며 영화를 볼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송강호는 "아주 보편화된 구조가 아니라, 무언가 여운과 함께 묘하게 끝나는 지점이 있어서, 그동안의 구조에 익숙했던 관객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며 "하지만 이런 것들이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우민호 감독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싶고요"라고 말했다.

1991년 연극 '동승'으로 데뷔 이후 1996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스크린 활동을 시작, 20년이 넘는 시간을 영화와 함께 해오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꾸준히 믿음을 주고, 또 사랑받고 있는 그는 언제나 '나태하지 않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을 함께 전했다.

"작품에 대한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흥행을 위한 선택에 목표를 두진 않아요. 자유로워지려고 애를 쓰죠. 단지 제일 큰 목표가 있다면, 관객들을 만날 때 나태하지 않은 모습으로 작품에 임하고 싶다는 것이에요. '천만배우'같은 수식어보다도, 늘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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