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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사냥꾼' 다테, 한솔오픈 '히로인'에 도전

기사입력 2009.09.27 02:12 / 기사수정 2009.09.27 02:1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996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신선한 충격을 준 선수가 나타났다. 테니스를 하기엔 매우 가녀리고 왜소한 체격을 가진 일본 선수가 4강에 진입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163cm에 불과한 다테 키미코는 장신의 서양선수들을 상대로 대등한 승부를 펼쳐나갔다. 빠른 몸놀림과 끈질긴 승리욕은 그녀를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시켰다.

어렸을 때부터 테니스를 시작한 그녀는 각종 대회를 휩쓸며 일본의 기대주로 성장했다. 일본 최고 테니스 명문고교인 소노다학원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곧바로 프로에 진출해 자신의 꿈을 이어나갔다.

다테가 세계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린 경기는 가브리엘라 사바티니를 극적으로 물리친 경기였다. 1991년, 세계랭킹 3위에 올라있었고 '당대의 테니스 스타'인 슈테피 그라프(독일)의 라이벌로 군림한 가브리엘라 사바티니는 그라프를 잡고 세계정상 등극을 노리던 선수였다.

세계적인 강자를 맞이한 다테는 전혀 기죽은 경기를 펼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선호한 다테는 사바티니를 끈질기게 괴롭힌 끝에 값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세계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려간 다테는 95년, 세계랭킹 4위까지 올라갔다. 일본 국민과 매스컴들은 다테에게 커다란 관심을 쏟아부었으며 이러한 시선은 오히려 다테에게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96년 슈테프 그라프를 이기는 극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상승세는 제동이 걸리고 만다. 급기야 29대 중반의 나이에 다테는 테니스가 아닌, 다른 삶을 선택하게 된다. 1996년에 현역에서 은퇴한 다테는 방송 일과 테니스 유망주들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그녀는 독일 출신 카레이서인 미하일 크룸과 결혼을 하면서 큰 화제를 뿌리게 된다. 크룸과 결혼한 뒤, 자신의 이름 표기를 '다테 키미코'가 아닌, '키미코 다테 크룸'으로 변경한 다테는 남편과 함께 모나코로 이주하게 된다. 12년 동안 테니스 코트를 떠나있었던 다테는 마흔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다시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젊었을 때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다테는 라켓을 다시 잡았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다테는 "테니스가 너무나 하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체력적인 문제와 파워, 그리고 서브의 강도 등은 현역 선수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역에서 복귀하고 난 뒤, 자국 내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다테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2008년 4월에 현역 복귀를 선언한 다테는 그해 열린 전 일본선수권대회에서 단식과 복식의 우승자에 등극한다.

현재 다테는 세계랭킹 160위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다테는 '추억 속의 스타'로 여겨졌으나 가장 기대를 모은 두 선수를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안착했다.



2009 한솔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에서 가장 많은 시선을 받은 선수는 다니엘라 한투코바(26, 슬로바키아)와 마리아 키릴렌코(22, 러시아)였다. 2008년에는 대회 슬로건을 '테니스의 아름다움'이라고 내걸고 흥행몰이에 나선 한솔 오픈은 키릴렌코가 우승하면서 세인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테니스의 두 '미녀 스타'인 키릴렌코와 한투코바는 모두 다테에게 무릎을 꿇고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많은 팬을 지니고 있는 한투코바와 키릴렌코의 탈락으로 적잖은 실망감을 가진 이들도 많겠지만 12년 만에 코트로 복귀한 다테의 선전을 지켜보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한동안 코트를 떠나있었던 다테가 결승전에 오른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26일 벌어진 다테와 키릴렌코의 경기는 두 선수 모두 최선을 다한 명승부였다. 기량적인 측면에서는 1세트에서 승리한 키릴렌코가 여러모로 우세했지만 다테의 노련한 심리전이 경기의 향방을 뒤집어 놓았다.

경기를 마친 뒤, 다테는 "키릴렌코가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표정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 그 점을 노리고 파고든 것이 주요했었던 것 같다. 랠리가 오래 지속될 때도 모험을 하지 않고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이러한 플레이로 상대 선수의 실책을 유도할 수 있었다"고 키릴렌코와의 경기에 대해 설명했다.

결승전에서 만난 애너벨 메디나 가리게스(27, 스페인)은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노련한 플레이로 상대를 뒤흔든 다테의 플레이가 결승전에서도 계속 이어질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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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키미코 다테 크룸, 마리아 키릴렌코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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