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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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우리에겐 리오스가 있다

기사입력 2005.09.15 10:57 / 기사수정 2005.09.15 10:57

김두용 기자
  

박명환, 이혜천은 없지만 두산에는 최고의 용병 투수 리오스가 있었다.


두산의 ‘복덩어리’ 리오스(33)가 힘 있는 피칭을 앞세워 시즌 3번째 완투, 두산 이적 후 첫 완투승을 거두며 2위 SK 추격에 불씨를 당겼다. 리오스는 14일 잠실에서 벌어진 SK와의 시즌 17차전 경기에서 9이닝 7피안타 3볼넷 1실점 8탈삼진의 뛰어난 피칭으로 시즌 14승째(12패)를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는 PO직행 티켓을 놓고 치열하게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양 팀간의 중요한 일전이라서 양 팀 모두 팀의 에이스를 내세우며 필승을 다졌다. SK는 두산전과의 이전 2경기에서 11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에이스 크루즈를 내세웠고, 두산은 이전경기까지 이적 후 7승으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리오스를 올려 맞불 작전을 펼쳤다.


양 팀 에이스들의 맞대결답게 경기초반은 투수전으로 전개되었다. 양 팀은 3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가다가 4회초 SK가 먼저 이호준의 안타와 이진영, 정경배의 연속 볼넷으로 1사후 만루의 선취점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SK는 스퀴즈 작전이 간파당하여 선취점을 뽑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5회초 SK는 김태균의 안타와 김민재의 2루타로 1점을 뽑아 1-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SK의 리드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두산은 곧바로 5회말 반격에서 선두타자 최경환의 안타와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의 득점찬스에서 장원진이 동점 적시타를 때려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리고 운명의 6회에서 이날의 승부가 갈렸다. 6회말 두산은 1사후 김동주와 안경현의 연속안타로 1, 2루의 역전찬스를 만들었다.


이때까지 호투하고 있던 SK 선발 크루즈는 긴장감 때문인지 어이없는 보크를 범하여 1사 2, 3루를 만들어 주었다. 두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안경현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한점을 역전에 성공하며 크루즈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두산은 계속되는 2사 2루의 추가점의 찬스에서 강봉규의 볼넷과 김창희, 손시헌의 연속안타로 4-1로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었다.   


‘복덩어리’ 리오스 이적 후 두산의 에이스 역할


두산이 포스트시즌을 대비하여 경험 많은 관록의 용병투수인 리오스를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 기아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리오스는 예전의 좋은 구위를 다시 되찾은 듯 등판하는 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선보이며 승리를 부르는 두산의 ‘복덩어리’가 되었다.


리오스는 두산으로 이적한 후 이날까지 총 11번을 선발등판해서 8승 2패를 기록하였다. 후반기에만 8승을 쓸어 담은 리오스는 투수 중에 후반기에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리고 있다. 그래서 다승순위도 어느새 14승으로 손민한, 캘러웨이에 이어 3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날 탈삼진도 8개를 추가하여 총 141개를 기록해 삼성의 배영수를 한개 차이로 따돌리고 탈삼진 부분 1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기록뿐만 아니라 리오스의 경기내용을 살펴보면 리오스가 더욱 더 눈부신 투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적 등판 후 가진 총 11번의 선발등판에서 최소이닝투구 5이닝(7월 29일 삼성전) 한번을 제외한 나머지 등판에서는 평균투구이닝이 7이닝을 넘어 팀의 불펜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며 선발투수로서 만점역할을 하였다.


또 리오스는 11번의 선발등판에서 최다실점이 3실점 3번에 불과할 정도로 나오는 경기마다 짠물투구를 선보이며 팀을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는 훌륭한 선발투수를 평가하는 잣대 중에 하나로 퀄리티 스타트 능력을 뽑는다. 이런 측면에서 리오스는 11번 기회에서 10번의 퀄리티 스타트 성공해 자신이 특급투수임을 유감없이 증명하였다.


현재 두산은 ‘토종에이스’ 박명환과 ‘특급좌완’ 이혜천이 부상으로 빠져있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긴 상태이다. 그러나 이런 구멍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리오스는 팀의 에이스로서 그들의 몫까지 충분히 잘해주었다. 이런 리오스의 뛰어난 활약 때문에 두산이 지금까지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과연 리오스가 이 좋은 페이스로 팀의 PO직행 티켓을 따내며 포스트시즌까지 호투해 팀의 우승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용병술에서 김경문 감독, 조범현 감독 제압


이날 경기는 ‘신흥감독 라이벌 관계’로 떠오른 김경문 감독과 조범현 감독의 용병술 대결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결과는 ‘뚝심’의 김경문 감독의 승리였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던 4회초 SK는 1사 만루의 최고의 득점찬스를 맞았다. 크루즈가 두산에게 강해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조범현 감독은 김태균에게 스퀴즈 작전을 냈다.


이런 실점의 위기에서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 두산은 볼카운트 1-1에서 과감하게 볼을 뺏다. 김태균이 가까스로 번트를 시도하였지만 방망이는 볼에 미치지 못하였고 두산은 스퀴즈 사인으로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던 이호준을 아웃 시켰고 3루로 뛰던 2루주자 이진영까지 아웃 시켜 더블아웃으로 공수교대를 시키며 최고의 위기를 넘겼다.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은 6회에 또 한번 빛났다. 2-1역전에 성공한 뒤 2사 2루에서 좌투수 정우람으로 투수가 바뀌자 이날 2타수 2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던 좌타자 최경환을 과감히 빼고 우타자 강봉규를 투입하였다. 강봉규는 결국 볼넷을 얻어 득점찬스를 다음타자에게 연결해주어 이 작전으로 이어진 찬스에서 두산은 2점을 더 뽑아 4-1로 달아날 수 있었다.

    

반면 조범현 감독은 7회와 9회에 무사 1루의 찬스에서 런앤히트 작전을 걸었지만 모두 더블아웃이 되어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 결국 많은 득점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결국 이날은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 조범현 감독의 용병술 보다 적중률이 더 높아 두산은 경기를 승리로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사진출처/두산베이스 홈페이지



김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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