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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체조갈라쇼에서 '프로'임을 증명한 카나예바

기사입력 2009.09.23 03:57 / 기사수정 2009.09.23 03:5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실내체육관, 조영준 기자] 현존하는 최고 선수의 연기는 역시 달랐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올 시즌 벌어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와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19, 러시아)는 갈라쇼 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대회에서 선보인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19일 저녁,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2009' - 세계체조 갈라쇼'에 출연한 카나예바는 올 시즌, 자신이 선보인 줄 연기와 후프연기를 선보였다.

1부 공연에서 줄 연기를 선보인 카나예바는 그녀의 장기인 '카바예바의 피봇(상체를 뒤로 젖혀 아래까지 내린 뒤, 한쪽 다리를 위로 꼿꼿이 세우고 한쪽 발로 회전하는 기술)을 흔들림 없이 구사했다. 현재 이 기술을 실전연기에서 온전하게 수행하고 있는 선수는 카나예바가 유일하다.

경쟁대회는 모든 조명을 환하게 켜놓는 것이 의무이다. 그러나 조명의 변화가 많은 갈라쇼에서 카나예바는 부담이 덜한 갈라 프로그램 대신, 경쟁대회 프로그램을 실수없이 연기했다.

현장에서 카나예바의 연기를 지켜본 서혜경 국제심판은 "어두운 조명 속에서 저렇게 수구를 던지고 받아내는 점이 너무나 놀랍다. 카나예바에 앞서 연기를 펼친 콘다코바는 난도가 쉬운 갈라 프로그램을 연기했다. 그러나 카나예바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선보인 연기를 그대로 연기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고 카나예바의 연기를 본 소감에 대해 밝혔다.

서혜경 위원과 함께 공연을 함께 관전한 김지영 국제심판은 "전 세계적으로 카나예나보다 안나 베소노바의 연기를 더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하지만, 연륜에서 오는 노련함과 표현력을 빼면 모든 면에서 카나예바가 앞서있다. 특히, 카나예바가 구사하는 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술의 난이도에서 최고점에 다다른 카나예바는 표현력도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나예바는 오프닝 무대에서는 리본을 연기했고 1부와 2부 공연에서는 각각 줄과 후프를 연기했다. 모든 종목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 장점을 지닌 카나예바는 후프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후프를 이용해 몸을 관통시키는 연기를 할 때, 카나예바는 지속적으로 피봇과 점프를 구사해 난이도를 올렸다.

이번 무대는 부담이 없는 '갈라쇼'였지만 카나예바는 실전 경기와 흡사하게 연기했다. 그동안 갈라쇼 경험은 단 한 번에 불과한  카나예바는 '어두운 조명'이 익숙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공연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카나예바는 이 부분에 대해 "뛰어난 선수는 어떠한 환경도 이겨내야 한다. 조명이 어둡긴 했지만 경기를 하는데 큰 지장은 주지 않았다. 한국 팬들의 뜨거운 성원 때문에 오히려 힘이 났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표현력의 여제'인 안나 베소노바(26, 우크라이나)와 함께 카나예바의 연기를 동시대에 볼 수 있다는 점은 리듬체조 팬들에겐 축복 된 일이다. 카나예바는 이번 갈라쇼에서 자신이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한, 리듬체조 선수로서 가장 어려운 난도가 어떤 것인지도 여실히 증명했다.




[사진 =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C) 엑스포츠뉴스DB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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