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28살,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조급하지 않다.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도겸은 현재 방송 중인 MBC 주말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에서 치우(소유진 분)의 남동생이자 갑자기 찾아온 병마에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의 꿈을 접고, 한수그룹 보안요원으로 취직한 임주철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최근에는 이유(강다현)와 설레는 러브라인을 그리며 활력을 담당하고 있다.
“아직도 긴장이 됩니다. 연기할 때 욕심도 나고 (스스로) 싸우게 돼요. 열심히 했는데 분석이 안 되면 좌절도 하고요. 경험이나 경력이 다른 베테랑 선배들처럼 있는 게 아니잖아요. 경험이 없는데 많은 것처럼 하기보다는 내가 아는 수준에서 열심히만 하자는 생각이에요. 잘 안 됐을 때도 먼 훗날 할 수 있겠지, 해내겠지라는 생각으로 힘을 내요. 더 배워야 하는데 큰 역할을 맡아 감사해요. 그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도겸은 지난해 1월 드라마 '맨몸의 소방관'으로 데뷔했다. 이후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마이 엑스 다이어리’ 등에 출연했다. 전작 ‘당신의 하우스헬퍼’에 이어 ‘내 사랑 치유기’에 연달아 캐스팅되며 인상을 남겼다.
키 182cm의 훤칠한 외모를 자랑해 모델 출신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배우가 되기 전에는 부산에 사는 순수한 청년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수능 끝나고 부산에서 연극을 처음 봤거든요. 불이 다 꺼지고 독백하는 주인공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간 상태였어요. 가장자리에 앉아 있어 조명이 꺼진 곳에 있는 배우를 보게 됐어요. 아무도 안 쳐다보고 불도 꺼져있지만 끝까지 연기하더라고요. 그때 무대에 올라가면 저렇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배우라는 직업에) 호기심이 생겼고 궁금했어요.
그러다 배우를 꿈꾸며 연극영화과에 다니는 친구를 군대에서 만났어요. 지금 같이 사는 룸메이트이기도 한데, 'SKY 캐슬‘에 나온 권화운이라는 친구예요. 당시 훈련소에서 연기해보면 어떻겠냐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부산에는 정보가 없어 서울에서 학교에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에게 얘기해 돈을 벌며 서울로 올라와 열심히 시험을 준비했어요. 원래 수학을 전공했는데, 한예종 연기과에 입학했죠. 3년간 공연하다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데뷔했어요.”
처음에는 부모님의 반대를 겪었지만, 이제는 온가족이 이도겸이 출연한 작품을 시청하며 응원한다. 그는 “가족이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며 앉아있는 모습을 구경할 때 너무 행복하다. 이런 장면을 다신 못 볼 줄 알았는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좋다”며 미소 지었다.
올해 29살로 배우로서는 늦깎이 신인이다. 늦은 만큼 연기에 대한 태도가 진중하다. 30대를 앞에 둔 그는 좋은 영향을 주는 배우가 되는 바람을 밝혔다.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40대, 50대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요. 20대에 꾸준히 이어왔듯 30대에도 계속 꿈을 간직하려면 연기를 사랑해야 하잖아요. 20대에는 호기롭고 패기롭게 했다면 이제는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됐으면 해요. 연기를 넘어 내 삶부터 올바른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배역은 착한데 삶이 피폐하면 믿음이 갈 수 없잖아요. 정직하고 솔직한 삶이 연기에 관철될 수 있도록 30대를 잘 보내봐야죠.”
이도겸의 연기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의 바람대로 삶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보여주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길 기대해본다.
“가까운 목표로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사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정통 멜로도 해보고 싶고요. 미래의 목표라면, 배우라면 ‘연기를 왜 해?’, ‘연기는 뭐라고 생각하니’라는 질문을 무조건 듣잖아요. 그런데 매번 들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처음에는 순수하게 연기가 재밌어서였는데 다음에 들을 때는 연기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어서였어요. 즐겁지 않다면 다른 일을 했을 거예요.
롤모델은 이순재 선생님이에요. 살아있는 전설인 이순재 선생님처럼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꿈이에요. 언젠가는 같은 작품에서 이순재 선생님의 연기를 느껴보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