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18 19:35 / 기사수정 2009.09.18 19:35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21세기 초반 축구계를 주름잡은 이탈리아 세리에 A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축구팬은 많을 것이다.
호나우두와 지단, 바티스투타, 네드베드, 세브첸코, 후이 코스타 등으로 대표되는 내로라하는 용병들과 델 피에로, 비에리, 토티, 말디니 등으로 대표되는 수준급 자국 선수들을 보유한 이탈리아 세리에 A는 '환상의 리그'였다.
세계 올 스타 급 선수 진을 보유한 세리에 A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보다 자국 리그 우승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큼 경쟁력 있는 리그였으며,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리그였다. 이 때문에 생긴 '세리에 A 7공주'라는 타이틀은 유럽 어느 무대에 나가도 내로라하는 강팀 중 하나로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스타급 선수들의 이적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강세는 세리에 A의 부진을 가져왔고 현재는 '빅3 체제'에서도 밀릴 위기에 처했다.
불과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현실화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부진에 대해서 논해보자.
이탈리아의 2006 독일 월드컵 우승과 AC 밀란의 챔스 DNA는 독인가?
2006 독일 월드컵 직전, 사람들은 브라질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하였다. 비록 선수들의 부상과 슬럼프, 전술적 문제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화려한 삼바 군단의 월드컵 2연패를 의심하는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칼치오폴리' 스캔들 때문에 어수선한 이탈리아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했고 그들은 강호다운 모습을 선사. 통산 4번째 월드컵을 차지하며 세계적 강호의 입지를 다시금 다졌다.
게다가,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4강에 EPL 팀이 3팀이나 있었지만 AC 밀란이 차지. 세리에 A는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때문에, 칼치오폴리 때문에 상처받은 세리에 A가 이른 시간에 회복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EPL 선호와 AC 밀란의 뜻하지 않은 몰락? 은 세리에 A의 경쟁력을 약화시켰고 지난 시즌에는 단 한 팀도 유럽 대항전 8강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챔스에서 상승세를 보여준 AS 로마는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유로파 리그에 진출. 평준화가 잘 이루어진 분데스리가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18일 새벽(한국시각) 한 수 아래인 FC 바젤에게 덜미를 잡히며 의문부호를 낳았다.
수준급 보강에 성공한 인테르와 유벤투스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하지만 카카와 말디니의 부재가 큰 AC 밀란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몇 시즌 간 세리에 A에서 유일하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AC 밀란은 전력 보강에 실패하며 경쟁력을 잃었다. 주전급 선수들의 기량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백업 선수의 부재는 로테이션 체제를 요구하는 토너먼트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없다. 게다가, 구단주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의 선수들과 지지자들에게 무 의미한 발언을 일삼아서 저주의 대상으로 전락하였다.
결국,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2006 월드컵 우승은 절정의 기량에서 이제는 물러나야 될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마땅한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했다. 즉, 이탈리아 자국에서 뛰어난 유망주 발굴에 실패하고 있다. 로마 태생의 마케다와 페트루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법적인 미흡한 점 때문에 뺏겼으며 재정적 궁핍은 유망주 육성에 걸림돌이 되었다.
'빅2 체제'와 도약하는 중 상위권 팀들의 선전
세리에 A의 현 상황은 가장 강력한 인테르 밀란과 유벤투스를 중심으로 한 수 아래인 AC 밀란, 피오렌티나, 제노아 등이 포진했다.
유벤투스는 펠리페 멜루와 디에구 히바스, 파비우 그로소 등을 영입하면서 부족한 포지션의 보강을 시작하였고 인테르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바르셀로나에 보내면서 에투와 현금을 획득. 스네이더를 영입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에서 수준급 수비수인 루시우 영입에 성공. 안정적인 수비진을 구성했다. 이 때문에 많은 세리에 A 팬들은 두 팀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무서운 영입 때문에 우승 경쟁에서의 선전을 확신할 수 없지만 전 시즌보다 나아졌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된다.
한편, AC 밀란은 카카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과 말디니의 은퇴 때문에 생긴 창과 방패의 부재로 고심할 것이다. 카카의 대체 자인 호나우디뉴는 최악의 플레이를 선사. 밀란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노장 인자기의 활약'만이 유일한 볼거리이다. 단, 플루미넨세에서 건너온 티아구 실바는 네스타와 찰떡궁합을 선사. 두터운 중앙 수비진을 형성했다. 좌우 풀백의 부진과 호나우디뉴의 존재를 해결한다면 상위권 도약은 꿈이 아니다.
올 시즌 세리에 A의 주목할 점은 제노아의 도약이다. 두터운 선수층과 튼튼한 백업 진, 수준급 선수들의 포진은 제노아가 세리에 A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는 이유이며 유로파 리그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18일 새벽(한국시각) 제노아의 마라시 경기장에서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유로파 리그 B조 첫 번째 경기에서 2-0승리를 거두며 대회 선전을 예고했다. 사라고사에서 건너온 잊힌 유망주 사파테르는 제노아에서 완벽히 갱생했으며 다른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팔레르모, 나폴리도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7공주 시절'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해도 경쟁력 있는 팀을 구성. 경쟁력 있는 리그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세리에 A의 날씨는 흐리다. 그러나 유벤투스의 부재와 몇몇 팀들의 정체 때문에 생긴 어두웠던 몇 시즌을 뒤로 한 채 한 단계 나아가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과연, 세리에 A가 10여 년 전에 이룩한 명성을 되 차지할지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세리에 A를 위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돌아온 파비우 칸나바로 ⓒ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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