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극적인 삶을 살았던 엘리자벳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죽음(토드)의 사랑 이야기. 실제 역사 속 인물과 판타지의 결합은 뮤지컬 ‘엘리자벳’의 매력이다. 엘리자벳은 답답한 궁정 생활을 괴로워하며 자유를 갈망했다. 죽음은 그런 엘리자벳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3년 만에 돌아온 이번 ‘엘리자벳’에는 JYJ 김준수, 빅스 레오(정택운), 배우 박형식이 죽음 역에 캐스팅됐다. 5년 만에 타이틀롤 엘리자벳 역할을 맡아 열연 중인 김소현은 “다들 매력이 다르다”며 미소지었다.
“준수 씨는 카리스마, 레오 씨는 섹시함, 형식 씨는 순수하면서도 치명적이에요. 비주얼에서 주는 느낌도 달라서 매번 새로운 공연을 하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 배우는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도 상대역으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되게 다르잖아요. 다른 에너지를 받아 하루하루가 신선하고 오늘은 또 어떤 에너지를 받을까 기대감이 생겨요.
5년 전에는 죽음이란 존재를 로맨틱하게, 남자로서 표현한 것 같아요. 이번에는 다르게 생각하게 돼요. 다들 원래 있는 인물인데 죽음만 역사 속에 없잖아요. 또 다른 나, 나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니 다르게 해석되더라고요. 죽음을 맡은 배우들이 그렇게 연기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처럼 느껴져요. 신선하고 깊이감이 생겼죠. 나와의 싸움을 풀어야 하는 힘이 필요한데 토드의 존재 덕분에 많이 표현돼요.”
실제 남편인 배우 손준호와의 호흡도 빠질 수 없다. 프란츠 요제프 황제 역을 맡은 손준호와 무대 위에서도 ‘부부 케미’를 발산 중이다.
“실제 부부로서 부부 역할을 한다는 게 힘든 일인데 관객들이 무대 위에서 행복해 보인다고 얘기해줘 감사해요. 리얼리티 예능에 나온 모습을 보고 극중에서 우리를 만나면 몰입이 깨질 거로 생각했어요. 그동안 최대한 만나지 않거나 일부러 다른 날짜에 했어요. 그런데 ‘명성황후’ 때 많은 분들이 오히려 몰입되고 케미가 산다고 좋게 말해주더라고요. 방송을 통해 본 분들이 뮤지컬에 입문할 때 우리 부부의 공연을 봐주니 그것만큼 기쁜 게 없어요.
‘엘리자벳’은 ‘명성황후’ 부부와는 또 달라요. 알콩달콩하다가 나중에 등을 돌리는 연기를 몰입해줄까 했는데 너무 평이 좋아 감사해요. 실제 부부가 부부 역할 한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두 번씩이나 하게 됐어요. 한 회 한 회가 소중해요.”
두 사람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의지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한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조언을 나누며 함께 발전한다.
“남편이 오디션에 1등으로 붙었다고 자랑했어요. (웃음) 작품을 하기 전에는 요제프 역할이 잘 맞을까 하는 물음표가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잘 어울려 깜짝 놀랐어요. 관객이 울어줬고요. 일적으로 닭살스러운 멘트를 안 하거든요. 어제 남편에게 처음으로 ‘당신의 해석에 대해 평이 안 좋을까봐 걱정했는데 반응이 좋아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제가 손준호 씨보다 데뷔 연차로 10년이 빨라요. 남편이지만 한참 후배여서 말조심도 해야 하고 부딪히는 게 많았어요. 이제는 서로 ‘이 장면에서 이 역할이 좋더라’는 얘기를 해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단계까지 올라왔어요. 배우로서 발전이 있는 것 같아요. 서로 코멘트도 해주고요. 그런 것들이 서로에게 플러스가 되는 것 같아 감사해요.”
김소현과 손준호는 2011년 결혼해 7살 아들 손주안을 뒀다. 주안이와 SBS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해 사랑받았다. 뮤지컬 부부인만큼 아들 주안 역시 부모의 피를 물려받아 뮤지컬 배우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
“‘명성황후’ 때 아역 제안을 받았고 이번 ‘엘리자벳’도 받았어요. 작품할 때마다 대표님이 항상 물어보는데 이 직업이 힘든 걸 아니까 안했으면 좋겠더라고요. 저도 쫒아 다니고 싶지 않아요. 제 스스로 하는 것도 너무 벅차요. (웃음) 악기를 시켜봤는데 손준호 씨가 걱정 안 해도 된다더라고요. 하하. 노래는 곧잘 하는데 엄청 끼가 폭발하는 것 같진 않아요.
아역들은 아이들이 아니에요. 프로페셔널해요. ‘모차르트’할 때 아역배우가 열이 나길래 트리플캐스팅이니 쉬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제 공연은 제가 해야죠. 제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라면서 너무 잘하더라고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순수한 눈빛, 꾸미지 않은 것에서 오는 감동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저 역시 순수했던 감정을 끌어내려고 노력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