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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연기, 주목받는 자체가 목적 아니다"

기사입력 2018.12.05 08:30 / 기사수정 2018.12.04 22:23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제가 배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 자체가 일일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게 목적은 아닌 것 같아요. 즉각적인 사랑과 주목을 받는 것보다,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만한 일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이 배우로서 갖고 있는 의지이자 목표죠."

배우 유아인이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로 필모그래피에 한 줄을 더해냈다. 김혜수, 허준호, 조우진,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조화 속에 유아인도 힘을 보탰다.

11월 28일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일주일이 남은 가운데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을 연기했다. 모두가 경제 성장을 낙관하던 그때, 외국 투자자들의 철수 조짐과 실물 경제의 심상치 않은 징후를 포착한 윤정학은 과감히 사표를 내고, 국가부도의 위기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베팅을 시작한다.

유아인은 "부도의 상황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들이 흥미로웠어요. 우리 모두 돈의 세계를 살고 있으며, 어떠한 느낌들과 정신들로 살아갈 것인가를 환기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았죠. 모두가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참여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앞서 김혜수도 '국가부도의 날' 출연을 선택했던 유아인에 대해 "이 작품이 역할 상 배우와 캐릭터의 순서가 중요하지 않은데, 아무래도 배우들 입장에서는 그런 것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나보더라. 정학은 역할 자체로도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유)아인 씨가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하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더 폼 나고 멋있고, 칭찬받을만한 연기를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역할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버닝' 이후의 작품으로 '국가부도의 날'을 택해줬다는 것이 연기와는 또 별개로,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됐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재미있게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며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꺼낸 유아인은 "제가 배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 자체가 일일 때가 있지만 그것이 목적은 아닌 것 같아요"라며 "그래서 '우아한 거짓말'에서 가발을 쓰고 그런 카메오 역할을 할 수 있었고, 어찌 보면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베테랑'의 조태오 같은 역할도 연기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만한 일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이 배우로서 갖고 있는 의지이자 목표죠"라고 다시 한 번 짚었다.


"이렇게 국가의 중대한 사건을 다루는 영화를 여성 캐릭터가 끌고 나간다는 점이 극 자체로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지점이었죠. 제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이야기로 관객들을 진입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흥미 있고 가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윤정학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유아인은 "진지하고 긴박하고 심각한 얘기 속에서,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했어요. 위기는 싫지만 그 위기 안에서 우리가 느끼는 마음들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잃고 싶지 않은, 더 가지고 싶고 얻고 싶은 그런 마음을 품은 인물이고 어찌 보면 그 인물의 마음이 이야기와는 조금 떨어져 있을 수 있지만 '관객 여러분께서 느낄 수 있는 가치관에서는 가장 가까울 수 있겠다' 싶었죠"라고 설명했다.

'국가부도의 날'에 대해서도 "저마다의 판단과 해석, 느낌이 있겠죠. 그러면서도 참 좋았던 것은, 최국희 감독님과 함께 하는 배우 분들을 지켜보면서 그 진한 마음이 느껴졌었거든요. '좋은 영화를 잘 만들어야지'하는 의지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 정말 세상과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소통하고 싶은, 그런 마음들이 느껴져서 따뜻함과 만족스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었다.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유아인에게로 옮겨졌다. 유아인은 최근에 느끼고 있는 행복감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행복하죠. 같은 것을 보고 공감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고요. 다른 사람 험담을 하는 것보다 예쁜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들이요"라고 얘기했다.

작품 활동은 물론 SNS까지, 자신을 둘러싼 대중의 다양한 반응에 대해 때로는 억울한 마음이 생길 수도 있지 않냐는 물음에는 "억울…"이라고 한참을 생각하며 "정말 솔직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생각 중이다"라고 고민한 답을 내놓았다.

"SNS를 하는 이유도,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이유를) 가져다 붙일 수는 있겠지만, 대단히 철학적인 의미 같은 것은 없고요. 있으니까 한 번 써보고, 한 번 봐보고요. 눈에 보이니까 들여다보고, 편리하니까 그 편안함을 한 번 느껴보는 것이죠. (대중의 반응은) 억울할 때도 당연히 있죠. 그런데, 그 마음과 늘 싸우는 것 같아요. 억울함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저는 그냥 제 인생을 살고 싶거든요. 제 인생을 살고 싶다는 마음과도 싸우고 있죠. 제가 질문에 답을 드리기 위해 잠시 시간을 가졌던 것처럼, 쉬운 대답들만 늘어놓거나 간편한 것들만 하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늘 후회 없는 선택들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런 길을 가고 싶죠."


평소에는 휴대전화 메신저와 문자의 알림음, 전화벨소리까지도 무음으로 해놓는다고 전한 유아인은 "쉽지 않지만, 일과 저를 얽매이게 만드는 것을 최소한으로 하고 싶죠. 지금까지 저를 지켜봐주셨잖아요. 이렇게 살아도 배우 일을 하는 데는 크게 지장 없거든요"라고 웃었다.

"저 역시도 완전한 자유를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그것을 증명하는 사람의 모델로 저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죠. 좀 더 재미있게, 자유롭게 사시라고요. 저도 완전한 자유를 느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저 역시도 저를 옭아매고, 불편하게 하고 제 자유를 억압할 때가 있죠.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제 스스로 만들어 보이는 것이에요. 저는 어느 한쪽에 편을 싣고 싶지 않고, 조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들이 갈라놓는 편에 서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드러낼 수 있고 또 그런 것들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길 바라요. 생각과 생각들이 모여서 보다 더 큰 공론의 장에서 서로의 생각을 맞춰보고 확인하고, 그 느낌들을 가져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꿉니다. 정말로요."

2019년 1월 5일부터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유아인의 새로운 행보를 만나볼 수 있다. '국가부도의 날'로 만났을 당시 "내년 초에 아주 재미있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않았던 형식의 작품을 통해서 찾아뵐 것 같다. 지금 함께 연출하고, 기획하며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귀띔했던 유아인은 도올 김용옥과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신개념 지식 버라이어티 쇼를 함께 한다. 유아인이 밟아나갈 또 다른 발걸음들이 다시 한 번 기대를 더하는 순간이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UAA·김재훈 포토그래퍼,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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