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갈락티코 2기를 출항시킨 '전통의 강호' 레알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10회 우승은 이루어질까?
레알은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호베르투 카를로스 등이 이끌던 2001/2002시즌 UEFA 챔스에서 통산 9번째 우승컵을 차지한 뒤 무관이란 오명을 쓰게 되었다. 라이벌 FC 바르셀로나가 최근 5년간 2회의 우승을 달성한 것과 달리, 그들은 2004/2005시즌부터 단 한 번도 8강 문턱을 밟지 못하면서 '잇따른 사령탑 교체'와 '챔스 2시드 추락'이란 씁쓸함을 맛보게 되었다.
그러나 올 여름 레알은 플로렌티노 페레즈의 부임과 함께 '갈락티코 2기' 정책으로 화려한 스타들이 팀에 입단하면서 바르셀로나에 빼앗긴 패권 탈환에 앞장서고 있다. 신입 이적생들의 좋은 활약과 더불어 리그 2연승에 성공. 모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주장 라울 곤살레스는 챔스 첫 경기를 앞둔 인터뷰에서 "이번 챔스 결승 장소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인 점을 명심해야 된다. 이는 레알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임을 암시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유럽 무대에서 잃었던 영광을 되찾아야 된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러한 바람이 전해진 것일까? 그들은 16일 새벽(한국시각) 레치그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취리히 FC 와의 챔스 C조 조별 예선 1차전을 통해 화끈한 데뷔전을 치렀다. 절반의 성공이 어울린 이번 경기는 카카와 알론소, 호날두로 대표되는 신입생의 맹활약과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과인의 재발견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수비진의 막판 집중 저하는 실점의 빌미를 제공.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전반전: 취리히의 초반 공세에 고전했지만 화끈한 반격에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
경기 시작과 함께 홈 팀 취리히는 레알 마드리드란 강적을 상대로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상대는 레알이었다. 예상을 깨고 선발로 나선 왼쪽 풀백 드렌테가 적극적인 공수가담과 위협적인 드리블을 선사. 취리히의 오른쪽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렸으며 '공격의 시발점' 알론소는 라울과 함께, '레알 오케스트라 지휘자' 카카를 보좌하며 공격의 물꼬를 틀었다.
레알의 선수들은 적극적인 수비가담까지 보여주며 취리히에 자신의 이름값을 확실히 알렸다. 특히, 카카와 알론소가 만들어준 공간을 파고드는 호날두와 이과인의 움직임과 그들의 슛은 모든 축구팬을 열광시켰다.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 호날두가 선제골을 넣었다. 그는 전반 26분 프리킥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 팀의 챔스 제패 항해의 돛을 올렸다.
이후, 레알은 알론소, 라울, 카카로 이어지는 패스 플레이를 통해 취리히 수비진의 공간을 공략하였다. 특히 알론소의 패싱력은 거리에 상관없이 정확히 안착 되면서 상대를 곤혹에 빠뜨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날두의 헤딩을 받은 이과인의 멋진 크로스를 받은 라울이 전반 34분 추가 득점에 성공. 2-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라울에게 어시스트한 이과인은 전반 46분 라울의 패스를 받은 후 차분히 득점하며 3-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취리히의 반격과 레알 마드리드의 굳히기
전반전, 상대를 압도한 레알은 후반전 시작부터 취리히의 반격에 고전했다. 그들은 라울 알비올과 페페의 중앙 수비가 집중력이 떨어진 점을 이용. 분주한 움직임과 함께 압박했지만 레알의 수비진에 차단되었다.
하지만, 후반 18분 취리히의 알폰세가 돌파를 시도하던 중, 카시야스 손에 걸려 넘어지며 PK를 획득. 추격의 기회를 얻었다. 결국, 마르가다스의 골로 3-1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경기의 흐름을 잡은 취리히는 코너킥 상황에서 애게르타가 득점에 성공. 스코어를 3-2로 좁히며 레알을 긴장시켰다.
양 팀의 공격은 지속되었지만 취리히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레알은 후반 88분 호날두가또 다시 프리킥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 4-2로 달아났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구티가 절묘한 로빙 슛을 성공하며 5-2로 경기를 마쳤다.
취리히는 '강적' 레알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준 점과 주눅이 들지 않고 끝까지 싸운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경기를 펼쳤다. 반면 레알은 중원 싸움에서 압승을 거둔 것과 카카와 호날두의 공존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점은 합격점이다. 하지만, 수비진의 방심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세르히오 라모스의 복귀와 크리스토퍼 메첼더가 그리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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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