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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국가부도의 날' 조우진 "늘 상대방에 집중하려고 한다"

기사입력 2018.12.05 09:30 / 기사수정 2018.12.04 13:5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꾸준히 다져온 배우 조우진의 진가가 한 작품 한 작품을 통해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조우진은 지난 11월 28일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에 출연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조우진은 경제 위기 속 새로운 판을 짜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았다. 번번이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가속되는 경제 위기를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는 기회라 여기며 발 빠르게 IMF와의 협상을 추진하는 인물이다.

영화 속에서는 조용하면서도 서늘한, 조우진표 악역 연기를 만나볼 수 있다. 조우진은 "무거운 주제를 다뤘음에도, 시대를 관통했던 사람들이 보이잖아요. 관객 분들이 이 등장인물들의 감정 선만 따라가도 공감하시면서 영화를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해요"라고 운을 뗐다.

자신이 연기한 재정국 차관 역에 대한 정의도 명쾌했다. 조우진은 "재정부 차관이 더 악하게 해야, 한시현 팀장의 올곧은 마음과 행동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잖아요. 그래야 이 영화가 사는 것이라 생각하고, (악역 연기에 쏟아질 수 있는 비난도) 겸허히 각오하고 있습니다"라며 웃었다.


가장 많은 신을 함께 하며 대립한 김혜수와는 ''불꽃 케미(스트리)'를 일으켜보고자 노력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한시현 팀장과는 적대적으로 맞서죠. 통화정책팀 직원들 앞에서는 본인의 지위가 가져다주는, 가방끈과도 연결되는 우월감 같은 것들을 표현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이 판을 정확하게 아는 인물 중 한 사람이죠. 거기에 권력까지 가졌으니, 가장 여유로운 인물이 아닐까요. 본인의 뜻대로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충만한 자신감, 그런 에너지를 조금씩 힘 조절을 하면서 효율적으로 전달해보고자 했어요."

"선과 악을 구분 짓지 않으려고 했어요"라고 말을 이은 조우진은 "오랜 시간동안 경제 공부를 하고 경제전문가로서의 행보로 정부 고위 관료직까지 이르면서, 이 사람 안에 자리 잡은 그릇된 신념이 올곧은 사고를 바탕으로 행동에 옮기는 한시현 팀장과 대척점에 설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죠. 그래야 두 인물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높아지면서 관객들의 공분, 공감을 살 수 있다고 느꼈어요"라고 덧붙였다.

1979년생인 조우진은 1997년 당시를 떠올리며 "저 역시 그 때의 기억이 나더라고요"라면서 '국가부도의 날'을 촬영할 당시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털어놓았다.

"충격이자 공포였던 것 같아요. 어른은 감당할 것도 많고, 책임져야 할 것도 많죠. 그 몫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똑똑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 올바름을 가져야만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해 탄탄한 무대 경험을 쌓아오며 활동했던 조우진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작품은 2015년 영화 '내부자들'이다.

이후 영화 '더 킹', '원라인', '보안관', '브이아이피', '남한산성', '부라더', '강철비', '1987', '창궐' 등을 비롯해 드라마 '38사기동대', '도깨비', '시카고 타자기', '미스터 션샤인'으로 숨 가쁜 행보를 이어왔다. 이번 달에도 영화 '마약왕', 2019년 '돈' 개봉 등을 앞두고 있다.

조우진은 많은 작품을 하며 느끼는 점으로 "최대한 현장에서는 상대방에 집중하고자 해요"라면서 "그게 좋은 결과물을 갖고 오더라고요. 운이 좋게도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었고, 그 분들을 따라가다 보니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또 "작품과 인물은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주어진 대로 열심히 하면, 비슷한 배역이더라도 제가 조금 더 변주하고 입체화시켜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것이 제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고요. 주어진 작품과 인물을 단순화시켜서 하나에 매진하려고 해요"라고 의지를 다졌다.

"제 연기에 100% 만족할 수 있는 순간이 올까요"라며 생각에 잠긴 조우진은 "어렵지만, 계속 그 느낌을 찾아가야 할 것 같아요"라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함께 당부했다.

"다른 사람들의 삶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책이든 영화든 혹은 사람을 만나든 무조건 많이 접하려고 하죠. 많은 분들께 연기로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면,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속 깊은 경험이 수반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서예진 기자,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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