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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서지혜 "왜 안 뜨냐고요? 그런 거 신경쓸 나이는 지났어요"

기사입력 2018.12.01 08:00 / 기사수정 2018.11.30 16:33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왜 안 뜨냐'라는 댓글을 저도 봤어요. 기분 나쁘지 않나요.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 제 나이가 뜨고 안 뜨고의 문제가 아닌 나이가 됐어요.(웃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시기가 아니에요."

최근 배우 서지혜는 SBS 수목드라마 '흉부외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흉부외과'는 의사로서의 사명과 개인으로서의 사연이 충돌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인 절박한 흉부외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에서 서지혜는 '의사라면 칼 잡는 서전(Surgeon), 그중에서도 심장에 칼을 대는 흉부외과 서전이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가득찬 윤수연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서지혜는 아나운서와 검사에 이어 의사까지 연기하면서 다양한 전문직 캐릭터를 소화했다. 수술 장면을 소화해야하는 의사 역할은 처음이었다는 서지혜는 "의사 가운 처음 입었을 때는 어색했다. 그런데 그 옷을 벗기 싫을 정도로 나중에는 좋았다. '흑기사' 때는 의상만 거의100벌을 입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벌로 드라마를 끝냈다. 의사 가운에 수술복만 입었다. 얼굴도 거의 다 가리고 나오고, 그런 면에서는 참 편했다"며 '흉부외과'를 마친 소감을 유쾌하게 전했다. 

다른 캐릭터도 그렇지만 의사의 경우에는 익숙하지 않은 전문 용어들이 많이 등장해 촬영 전 배우로서 여러모로 부담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서지혜 역시 대사를 외우는 것 자체가 힘들었었다고 고백했다. 

"용어가 어려워서 외우는 것에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제가 대본을 빨리 외우는 편인데, 초반에는 의학용어들을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 수첩에 적어놓고 다녔어요. 그런데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렸죠. 그런데 중반부부터는 익숙해지더라고요. '배우를 안했으면 의사를 했었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저는 의사선생님이 사람을 고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어겼었거든요. 그런데 '흉부외과'를 촬영하면서 의사라는 직업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알았어요. 의사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생시더라고요."

'흉부외과'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기승전멜로' 구조 없이 오로지 리얼한 흉부외과 의사들의 삶을 그리겠다고 예고했고, 실제로도 드라마 속에서 남녀 주인공들의 멜로는 그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짝사랑을 해왔던 서지혜에게는 조금은 서운할법도 했을 부분. 


이에 대해 서지혜는 "제가 매번 짝사랑만 했어서 사랑을 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흉부외과'에는 아예 멜로 자체가 없었다. 저희 드라마가 멜로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너무 어려웠을 것 같다. 그리고 촬영을 하다보니까 '의사선생님들은 언제 연애하시지? 진짜 연애할 시간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의사선생님들이 사람을 고치는 것은 직업이니까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었다. 그냥 의사라는 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의사라는 직업이 정말 힘들다는 것이 알았고, 존경심이 절로 생겼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배우 서지혜의 '연애'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서지혜는 "일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워커홀릭. "연애 타이밍이 오면 받아들여요. 일 때문에 연애를 안하는 것은 아니에요. 저는 연애 안 하고 일만 하는 것이 좋더라고요. 집중이 잘 돼요. 신경 쓸 부분이 없으니까요. 너무 오랫동안 연애를 안 하다보니까 지금이 편해요. 연애하면 오히려 불편할 것 같아요. 워커홀릭들이 연애하기 싫다고 하는 말들을 예전에는 이해를 못했는데, 제가 요즘 그걸 느끼고 있어요. 만약에 지금 남자친구가 있어도 아예 신경을 못 쓸거에요."

서지혜는 아나운서, 검사, 의사까지 전문직 캐릭터를 많이 연기하며 전문직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때문에 서지혜는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서지혜도 "저도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밝고 엉뚱한 면이 많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너무 도시적인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도 있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그런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 '흉부외과'에서 극중 윤수연의 인턴시절 모습을 담은 회상 장면이 있었는데, 그 때 윤수연이 굉장히 밝았어요. 그런데 그 연기를 하는 제가 어색한 것 같더라고요. 웃는 것도 어색하고요. 다음 작품에서는 제 실져 성격과 비슷한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그러면서 서지혜는 도전해보고 싶은, 탐났던 드라마 속 캐릭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의 전지현 씨가 연기했던 캐릭터나 '또 오해영'의 서현진 씨 같은 편안하고 자유분방하게 연기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싶어요. 코믹 연기도 해보고 싶고요. 재밌을 것 같아요. 망가질 준비도 돼 있어요. 예쁜 건 이제 재미없잖아요."(웃음)

배우들이 가장 빨리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는 통로는 어쩌면 예능프로그램이 출연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서지혜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긍정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예능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기회가 되면 출연하고 싶죠. 과거에도 예능 출연 기회가 있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던 적이 많았어요. 그리고 제가 예능 울렁증이 있기도 하고요. 멍석을 깔아주면 잘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저도 모르게 제 모습이 나오는데,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보여줘야하는 예능은 힘들더라고요. 예능에 몇 번 출연한 적이 있는데, 보통 에너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제가 낄 틈이 없더라고요. 최근에 출연한 '인생술집'에서는 술이 들어가니까 편했던 것 같아요."(웃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중 서지혜는 자신에게 남기는 누리꾼들의 댓글도 가끔씩 본다고 말을 이었다. 

"댓글은 간혹 봐요. '예쁘다'는 말이 가장 많은데 기분 좋더라고요. 힘들 때 그런 댓글을 많이 봐요.(웃음) 예쁘다는 말과 연기 잘 한다는 말 중에서 연기 잘 한다는 칭찬이 더 듣기 좋아요. 정말로요. 저는 일할 때 행복을 느끼다보니까 연기 칭찬이 좋더라고요.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보니까 연기 칭찬 댓글을 보면 저의 노력을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 그리고 제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서 더 잘하려고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왜 안 뜨냐'는 댓글도 봤어요. 그런 반응이 기분 나쁘지 않아요. 그것 또한 관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젠 제 나이가 뜨고 안 뜨고의 문제가 아닌 나이가 됐어요.(웃음) 어릴 때 그런 댓글을 접했다면 신경을 많이 썼겠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닌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많은 관심에 감사하죠. 오히려 주변 친구들이 그런 댓글을 보면 속상해해요.(웃음)"

서지혜는 주조연을 떠나서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면 역할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작품에 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인공에 대하 욕심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배우로서 잘 소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고. 

"신뢰감있는 배우, 노력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믿고 보는 배우'까지는 아니더라도 '저 배우는 그래도 캐릭터를 잘 만드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분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캐릭터를 잘 살리느냐가 1순위에요. 말도 안되는 허황된 욕심과 꿈은 없어요. 내 눈 앞에 있는 것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이죠. 톱스타가 되는 것보다는 배우로서 꾸준히 가는 것이 제 목표고 꿈이에요. 그게 참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저에게는 작품과 캐릭터가 첫 번째에요. 캐릭터가 너무 좋으면 주연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제가 언제까지 메인으로 주인공을 하겠어요? 제가 나이가 들면 주인공의 엄마· 이모·할머니가 되기도 할 거에요. 주인공 욕심을 내려놓은지는 이미 오래됐어요. 주인공의 기회가 주어지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겠지만, 억지로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더 좋은 캐릭터,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어느덧 데뷔 15년차 베테랑 배우가 된 서지혜.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서 40대를 향하 가고 있는 서지혜가 생각하는 '40대의 서지혜'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은 조금 불안하게 제 연기를 보고 있어요. 스스로 확신이 아직은 없어요. 항상 불안해하면서 임하죠. 하지만 40대 때는 여유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런 여유가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지금 김혜수·김성령·김남주 선배님을 보면 너무 카리스마 넘치고 멋있고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 저분들 사이에 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문화창고

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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