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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업 V] '대표팀 붙박이 센터' 김세영, 꾸준함이 주는 의미

기사입력 2009.09.11 13:54 / 기사수정 2009.09.11 13: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꾸언응우아 체육관에서 벌어진 '제15회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대회 8강 토너먼트 2차전' 경기에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일본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올해 일본과 세 차례 맞붙어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두 팀 간에 존재하는 ‘실력차’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리베로와 보조공격수 포지션에서 나왔다. 또한, 고질적인 서브리시브 문제는 좀처럼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김연경(21, JT 마베라스)의 공격을 받쳐줄 보조공격수의 활약도 미비했지만 고무적인 현상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동안 일본이 한국을 상대할 때, 가장 자신을 가졌던 포지션은 센터였다. 일본은 한국을 상대할 때, 아라키 에리카와 스기야마 사치코가 구사하는 이동 속공을 자주 시도했다. 한국 센터들이 이동 속공을 시도하지 못한다는 것을 간파한 일본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생소한 이동 속공을 결정타로 사용했다.

일본의 주전 세터인 다케시타 요시에의 빠른 토스를 기반으로 한 이동 속공에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러나 일본리그를 넘어 이탈리아에 진출한 아라키 에리카는 슬럼프에 빠졌다. 또한, 스기야마 사치코는 현재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한 상태다.

일본 센터진에 새롭게 가세한 이노우에 가오리도 위협적인 센터는 아니었다. 중앙의 전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일본에 비해 한국의 센터진은 분전했다.

무엇보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 새롭게 가세한 김세영(28, KT&G 아리엘스)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중앙이 일본의 센터에게 밀리던 시절, 김세영의 활약은 많은 아쉬움이 남겼다. 움직임이 빠른 현대배구 센터들의 추세와 맞지 않은 느린 동작과 대범한 공격을 구사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플레이는 늘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김세영은 한동안 이러한 문제로 일부 팬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국가의 부름에 꾸준히 응했고 이번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국가대표에 합류했다.

김세영의 소속팀인 KT&G 아리엘스의 박삼용 감독은 "김세영은 팀에서도 연장자에 속하지만 늘 성실하고 꾸준하게 연습하는 선수다. 그랑프리 대회가 끝나고 난 뒤, 대표팀에 경험이 녹록한 선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결국, 김세영이 대표팀에 합류했으며 기존에 있던 양효진과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오랫동안 대표 선수로 활약한 김세영은 다음 올림픽까지는 힘들겠지만 2010년 아시안게임 때까지는 국가대표로 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세영은 제15회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해 위력적이지는 않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었던 이숙자(29, GS 칼텍스)와 A와 B속공은 물론, 이동 속공까지 소화하고 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김세영과 양효진(20, 현대건설)은 중앙에서 일본 센터들을 압도했다. 한국에 위협적인 존재였던 아라키 에리카의 속공은 김세영의 높이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비록 경기에서는 패배했지만 일본만 만나면 중앙싸움에서 패했던 상황은 반전돼 있었다.

김세영과 함께 한국의 중앙을 책임지고 있는 양효진의 플레이도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밝게 점치게 했다. 중요한 상황에서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킨 양효진은 꼭 잡아내야 할 일본의 공격을 연속적으로 차단했다.

한동안 일본의 센터진에 밀려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지만 김세영은 꾸준히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한국의 중앙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주전센터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국가대표 발탁의 의미가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이 여자배구계의 현실이다. 그러나 꾸준하게 대표팀에 참가하면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김세영의 모습은 많은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사진 = 김세영 (C) FIVB(국제배구연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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