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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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부탁의 한마디.

기사입력 2005.08.28 08:57 / 기사수정 2005.08.28 08:57

공희연 기자
해답은 어디에? 

혼란스러운 폭풍이 불어 닥쳤다. 본프레레 감독의 퇴진은 기정사실화 되었고, 그로인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마냥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던 한국 축구는 결국 더욱 거센 바람에 직면 하게 되었다.
 
축구팬들은 축구협회의 잘못된 행정처리 방식을 비난하며 기술위원들의 퇴진을 요구했지만 축구협회는 자신들의 퇴진은 곧 책임 회피라는 이유를 밝히며 조금 더 지켜봐 줄 것을 부탁했다. 

각계각층에서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한국 축구의 상황에 대한 원인 찾기 대회라도 하는 듯,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자신들 나름대로의 의견을 피력했고, 누리꾼 들이 모이는 각종 사이트에서는 쓰디 쓴 말들이 한국 축구를 겨냥하는 탄환이 되어 쏟아졌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해답은 없었다.
 
모두가 문제점을 짚어 내기에 바빴고, 원인 규명에 바빴을 뿐 누구하나 시원한 해답을 내 놓는 사람은 없었다.
현 시점에 대해 가장 시원한 대답을 해 줘야할 협회 측은 마련해 놓은 자리마저 사양하며 발을 빼려 했고, 축구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조차 지금까지 귀가 따갑게 들어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져버린 얘기들만이 거론될 뿐, 귀가 솔깃할 만한 대안은 역시나 찾아 볼 수 없었다. 

과연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의 상황분석 혹은 현 시점에서의 문제 파악? 아니다. 확실히 아니다. 

이미 우리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뼈저리게 알고 있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끄집어내고 되풀이 할 필요가 있는가? 그것은 말 그대로 시간 낭비일 뿐이다. 

문제에 대한 파악이 완료되었다면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그 다음 이뤄져야할 당연한 과정이다. 무언가 구체적인 대안은 마련되지 않는다고 해도, 적어도 뒤로 돌아가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문제가 어떻게 야기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것 또한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반복되는 언급은 지금 상황으로서는 전혀 도움 될 것이 없을뿐더러 위에서도 말했듯 앞으로 나아가기에도 바쁜 한국 축구를 뒤로 끌어당기는 행동에 불과하다.

책임전가, 그 이전에. 

지금의 한국 축구, 누가 봐도 뭔가 잘 못 돌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이 이렇게 된 데에는 분명 책임이라는 단어를 짊어져야할 대상이 존재한다.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 라고 정확히 꼬집어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일이 벌어져 버린 상황에서 그것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자신에게 돌아올 화살이 무서워 벌벌 떨며 상황만 엿보고 있을 것인가? 

나에게 돌아올 화살을 조금이라도 다른 방향으로 틀기위해 다른 대상을 찾아 떠넘길 것인가? 책임을 지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지고 그에 상응하는 값을 치루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떻게 해야 위기의 한국 축구를 다시 소생시키는 방법인지를 생각해 달라는 말이다. 

대안 마련에 조금 더 많은 시간과 조금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해 달라는 부탁이다. 문제가 뭔지를 알고 있다면 고쳐야 한다. 지적받는 것이 싫고, 질타 받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잘못에 대한 탈출구를 찾고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7살짜리 꼬마아이인가? 

그렇지 않다면 이제 쓴 소리를 달게 받고 그것을 발판으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 

한 가지 더. 유기체가 되어야 한다. 서로 견제하는 대상이 아닌 함께하는 유기체. 목표는 하나다. 축구라는 정점으로 모여야 하는 사람들임을 잊지 말고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 더 넓게 볼 줄 알아야 한다.

남은 시간은 9개월. 길다하면 긴 시간이고 짧다하면 짧은 시간.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결과는 이제부터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공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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