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15 12:30 / 기사수정 2009.08.15 12:30
15일부터 열흘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한국 육상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1년 차기 대회(대구)를 유치한 상황에서 '육상 강국'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으려하기 때문이다.
한국 육상의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은 1993년 독일 슈트트가르트 대회에서 마라톤의 김재룡이 4위, 높이뛰기의 이진택이 6위에 오른 것이 전부다. 지난 2007년 일본 오사카 대회에서 남자 마라톤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번외 종목으로 메달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남자 14명, 여자 5명 등 총 19명의 선수를 파견하는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에서 적어도 1-2명의 선수를 10위권 내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남자 도약종목의 간판, 김덕현(광주광역시청)이다. 멀리뛰기, 세단뛰기 두 종목에 출전하는 김덕현은 지난 달, 베오그라드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한국신기록(8m20)으로 멀리뛰기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오사카 대회에서도 결선에 진출한 바 있는 김덕현은 이번 대회에서 결선을 넘어 상위 8명의 선수가 겨루는 '슈퍼 파이널'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자 창던지기의 박재명(태백시청)도 10위권 내 진입을 바라볼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아시아에서 '최강자'로 꼽히는 박재명은 올 시즌 세계랭킹 15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83m10의 기록을 갖고 있는 박재명은 자신의 최고 기록(83m99)을 넘어서면 충분히 10위권 진입이 가능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대회 개막일에 열리는 남자 경보 20km에는 박칠성, 김현섭(이상 삼성전자)이 '틈새 공략'을 노리며 역시 톱10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15위, 20위에 올랐던 둘은 최근 페이스가 상승세에 있어 지난 대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밖에도 지난 대회에서 11위를 차지했던 여자 멀리뛰기의 정순옥(안동시청), 베이징올림픽 때 사상 처음으로 2회전에 진출했던 남자 110m 허들의 이정준(안양시청),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기대주 임은지(부산 연제구청)가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걸고 세계와의 경쟁 무대에 뛰어든다. 또, 올 시즌에 비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을 갖고 있는 마라톤의 지영준(경찰대)이 73년 전, 故 손기정 선생이 달렸던 바로 그 코스에서 옛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역대 최다 규모의 선수를 파견하며, 가능성을 확인하려하는 한국 육상. 과연, 목표한대로 성과를 이뤄 홈에서 열리는 차기 대회 준비를 더욱 힘차게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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